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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두언
공광규_대일항전기 친일매국 문학의 기원과 문학상의 현재 … 6 □ 신작시 강대선_오감역 … 14 강민숙_용강리 박씨 노인 … 15 권순자_강화도에서 …16 김 림_푸르게 길을 내어 … 18 김희정_백성 … 20 송계숙_먼 길 … 21 오하린_해란강에서 … 22 우동식_여순 10.19 빨갱이 연좌제 … 24 유국환_김남주 30주기에 부쳐 … 26 유 종_시 … 27 이기헌_어머니와 나 … 29 이상인_북간도의 시간 …30 이인호_어둠을 마주보는 자세 … 31 조미희_조용한 정오 … 33 표성배_통일의 다리 …35 □ 특집 | 고려인 문학 [시] 조명희_짓밟힌 고려/ 10월의 노래 … 38 강태수_밭 갈던 아씨에게 … 43 김 준_나는 고려인이다 … 46 김종승_시조 … 47 김율리_척탄병 ГРЕНАДЁРЫ … 49 리 스따니슬라브_조국아 울지 마라 / 조상들의 고향으로 … 53 리 뱌체슬라브_조선의 소나무 / КОРЕЙСКАЯ СОСНА … 56 김 블라디미르_회상열차 안에서 Поезд Памяти / 광주에 내린 첫 눈 Первый снег в Кванджу … 60 김 마르따_환상 Фантазии … 67 류드밀라지지나 최_노스탈기야 Ностальгия … 73 류춘계_탄부의 이야기 … 77 장윤기_탄부의 편지 … 79 강순예_조국의 가을 … 81 허로만_아버지의 노래 … 82 양수복_별이 타서 Отгорела звезда / 이곳의 눈은 녹은 지 오래고, А здесь давно растаяли снега, … 83 장태호_멀고도 가까운 한국 … 91 이채인_모국 편지 … 93 [수필] 김 아나톨리_서울에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 96 황유리_나의 할머니 … 102 김 게르만_고려 사람의 고백 … 112 박승의_가라후토로 팔려간 이쁜 고모 … 119 최 빅토리아_우리들의 고향 … 124 [소설] 김 아나톨리_묘꼬의 들장미 … 128 박 미하일_해바라기 … 140 블라디미르 김(용택)_호수게를 잡으러 가다 …169 이정희_그날 밤 …194 [비평] 유은재_고려인의 문학과 삶 … 205 □ 비평 김상천_친일 매국문학의 선봉, 팔봉 김기진 비판 … 248 안승우_옛 문인들의 민족문학 의식(3) … 288 □ 국내외 정세와 민족문학 동향 류경완_미 제국의 쇠퇴와 한반도 정세 … 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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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는 시간에 맞추어
고향 냄새 찾아 문수산 오른다는 박씨 고향 바람 냄새 맡아야 겨우 논밭 일 할 수 있다는 그의 고향은 황해도 연백이다 바람의 냄새만 맡아도 연백인지 개성 바람인지를 안다는 그는 눈앞에 고향을 두고 한 해가 가고 십 년이 가고 그렇게 60년을 보냈다 --- 「강민숙, 용강리 박씨 노인」 중에서 오늘도 통일전망대에 올라 목을 빼고 먼 물결 너머 어머니의 땅을 바라본다 물결은 이리 섞이고 저리 철썩이며 남과 북을 오가는데 나는 언제나 출렁이며 달려갈까 --- 「권순자, 강화도에서」 중에서 대문 안, 계단 아래 연변 교포 노인이 앉아 있다 오랜만에 장마도 잠시 멈춘 이곳 서울의 한 귀퉁이 동네, 새로 지은 아파트와 오래된 단독주택 사이 삼팔선처럼 축대가 놓여 있다 아들도, 사위도 딸도 모두 일 나가고 기댈 곳 없는 노인 혼자 등받이 없는 의자 위에 엉덩이 붙이고 발밑으로 흘러가는 강을 멍하니 바라본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젓는 뱃사공*도 흘러갔고 양쯔강, 황하도 거쳐 온 노인의 발은 서울 한강의 기적을 뒤늦게 따라온 자식들의 그림자 속에 산다 --- 「조미희, 조용한 정오」 중에서 일본 제국주의 무지한 발이 고려의 땅을 짓밟은 지도 벌써 오래다. 그놈들은 군대와 경찰과 법률과 감옥으로 온 고려의 땅을 얽어 놓았다. 칭칭 얽어 놓았다 ─ 온 고려 대중의 입을, 눈을, 귀를, 손과 발을. 그리고 그놈들은 공장과 상점과 광산과 토지를 모조리 삼키며 노예와 노예의 떼를 몰아 채찍질 아래에 피와 살을 사정없이 긁어 먹는다. 보라! 농촌에는 땅을 잃고 밥을 잃은 무리가 북으로 북으로, 남으로 남으로, 나날이 쫓기어가지 않는가 뼈품을 팔아도 먹지 못하는 그 사회이다. 도시에는 집도, 밥도 없는 무리가 죽으러 가는 양의 떼같이 이리저리 몰리지 않는가? --- 「조명희, 짓밟힌 고려」 중에서 밭 갈던 아씨야! 이가 없는 벌판에 땅거미 살며시 기여 들어 모드를 거무슥 물들일 즈음 나는 차장에 목을 내밀고 네가 갈던 밭과 내가 뜨라또르(트렉터)에서 내려 기꺼이 걸어가던 그 모습 다시 한 번 보구지여라 --- 「강태수, 밭 갈던 아씨에게」 중에서 나는 로씨야 원동 이만강변 조선사람이다. 백두산 신령이 먹이지 못해 멀리 강건너로 쫓아낸 할아버지의 손자로다. 로씨야의 “마마”보다도, 카사흐의 “아빠”보다도 그루시야의 “나나”보다도 조선의 “어머니”란 말이 내 정신엔 뿌리 더 깊다 --- 「김준, 나는 고려인이다」 중에서 버들개지 꺾어다 봄소식 알려주던 얘야, 어느새 은방울 꽃 나더러 가져라니 사할린에 여름이 왔구나. 가을에 단풍들면 네가 줄건 뭐이겠니? 이곳의 고운 단풍도 꽃대신 피려니 그때면 한 묶음, 또 묶어 잊지 말고 날 불러다오 --- 「김승종, 시조」 중에서 조국아 울지마라 우리들이 울어도 너는 울지 마라 우리 조상들 너를 위해 목숨 바치면서 독립군으로 싸웠다 그러나 그 기쁜 날 멀리서 보고만 있었다. --- 「리 스타니슬라브, 조국아 울지마라」 중에서 이미 가버린 이들을 기억하는 우리의 열차 정확히 80년 전에 강제이주를 당한…… 무엇 때문에? 이에 대한 답이 없는 것처럼 우리는 이주를 당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네. 달리는 열차 안에서 나는 창밖을 보네 숲속의 풀, 자작나무, 포플러…… 나는 부모님의 탄식소리를 듣네 그분들은 내 영혼과 심장에 영원히 살아계시네. --- 「김 블라디미르, 회상열차 안에서-1937년 고려인 강제이주 경로를 따라서」 중에서 별이 타서 망향의 언덕에 떨어졌다, 배가 오지 않은 낡은 부두 옆에, 기도와 눈물이 죽음의 바람에 휩쓸려 갔기 때문에 백발이 성성한 우리 아버지들은 아직 젊어서 영원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 「양세르게이, 별이 타서」 중에서 나의 할아버지 박인환은 공진리 밀양 박씨 가문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공진리에 땅도 10여 마지기가 있었고 앞산이 보이고 냇가가 흐르는 기와집서 형님과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추석이 지난 어느 날 안성면 관청에서 총을 찬 일본경찰과 함께 조선총독부 직원이 집에 왔다. “에이, 다카하라! 고치고이! 이 땅이 니네들 땅이라고 증명하는 서류를 보여주게” 당시 할아버지는 어린 나이였지만 결혼을 했고 분명하게 대답했다. “이 땅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종손 토지에요.” “돈을 주고 토지를 샀다는 기록도 없는데?” 일제는 조선 농민이 토지조사사업에 반대하여 신고를 거부한 토지는 물론, 절차를 몰라 신고하지 못한 사유지까지 몰수하고 국유화하여 조선총독부 소유지로 만들었다. 토지조사사업은 일제가 총 찬 경찰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토지를 약탈한 수법이었다. 소작권마저 박탈당한 농민들은 산으로 올라가 화전을 하거나 전국을 떠도는 일용노동자가 되었다. 멀게는 남부여대하고 두만강을 건너 만주벌판으로 연해주로 집단이주를 가기도 했다. --- 「박승의 수필, 가라후토로 팔려간 나의 고모」 중에서 할머니는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셨다. 사할린에서 태어난 나는 할머니가 얼마나 한국으로 오고 싶어 하셨는지를 어려서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꿈에도 그리던 한국에 영주귀국하게 되었을 때, 인천 공항에서 곧바로 영주 귀국자 요양원으로 오셨다. 우리에겐 한국 땅이면 그 어디든 고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우리의 집은 없다. --- 「최 빅토리아 수필, 우리들이 고향」 중에서 어느 날 연극을 끝내고 샤워를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이반은 물로 젖은 몸을 대충 닦고 추리닝을 입었다. 누구일까? 가끔 요리를 갖다 주는 위층 할머니네 집까지 연금을 배달해 주는 우체부 아줌마일 것이다. 이반은 문을 열고 깜짝 놀랐다. 흰 차를 타고 다니는 아가씨가 서있었다. 아가씨도 이반의 튼튼하고 근육이 많은 몸매를 보고 놀라 초록빛 눈이 둥그레졌다. “안녕!” 그녀가 먼저 인사했다. 아가씨의 방문이 너무 뜻밖이어서 이반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랐다. --- 「박 미하일 소설, 해바라기」 중에서 “잉게서{여기서} 한 20분 걸어가무는 또 멫 집이 사는 어촌이 있으꾸마. 그 사람들하고 번갈아 쪽배를 나나서{나눠} 쓴다오. 잡은 고기 절반은 아르쩰(조합) 바치고 나머지만 우리가 팔아 쓰는 데프란{계획량} 못 채운다고 자꾸 야단치꾸마.” 짙은 함경도 사투리에 발음이 틀린 러시아 단어를 섞어가며 마누라가 말참견 했다. 기대가 가득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길을 피하고 싶었다. 가난에 쫓기고 힘겨운 노동에 쪼들리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 「이정희 소설, 그날 밤」 중에서 돌이켜보면. 고려인들은 모국으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없이 100년 가까이 단절된 채 고립되어 살았다. 고려인 문학도 모국과 단절된 구소련의 정치지형 안에서 존재했다. 고려인들의 꿈이 뜨거웠던 연해주에서 레닌 공산당의 지원으로 시작되었고 조국독립을 위한 투쟁이라는 목표가 확실했던 민족문학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연해주의 꿈은 강제이주로 산산이 부서졌고, 투쟁 목표도, 소련이라는 탄압도, 지원 체제도 모두 사라졌다. 고려인 4-5세로 세대교체가 되면서 강제이주의 ‘한’이라는 선대의 문학적 기제마저 완전히 사라졌다. 이들에겐 조상의 텃밭에 뿌리 내릴 모국어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럼에도 고려인들에겐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지구 어디에 살든 한민족이라는 의식이다. 한국이 이들에게 좀 더 애정을 주면 좋겠다. --- 「유은재 비평, 고려인의 문학과 삶」 중에서 단언으로 정리해 보건대, ‘금촌팔봉金村八峰’(이것은 창씨개명한 김팔봉의 일본식 이름입니다) 그는 이 땅에 처음으로 프로문예운동의 씨를 뿌린 자였습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의 사상과 이론은 철저하지 못했고, 그러니 시류를 이겨내지 못했던 것으로 그의 친일행적은 가장 대표적으로 ‘조선문인보국회’의 대표라는 직함을 통해 볼 수 있듯이 가장 앞선 친일문인이었다는 점에서 용서할 수 없는 반민족적 패륜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아니 아직도 정상적인 독립국가에서 국가의 기강國紀을 부정하는 일부 친일문인기념문학상이 버젓이 지속되고 있는 비정상적인 현실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반성해야 할 것은 바로 이런 상이 지속되는데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 호위무사로 변신한 우리의 일그러진 국뽕 사제들, 선의 탈을 쓴 검은 비호庇護 세력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입니다. 그들은 그럴듯한 외피를 두르고 있는 이 땅의 내로라하는 지식권력들입니다. --- 「김상천 비평, 친일매국문인의 선봉, 팔봉김기진 비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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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학연구회가 문예지 「민족문학사상」 제3호를 발간했다. 특집에는 중앙아시아, 러시아, 사할린 등 26명의 작고 및 현존하는 작가들의 시와 수필, 소설 등 작품 30편을 실었다.
이번 「민족문학사상」에는 고려인 문학 특집을 비롯해 공광규(시인) 편집주간의 권두언 ‘대일항전기 친일매국문학의 기원과 문학상의 현재’, 회원들의 시와 비평 등을 게재했다. 신작시에는 강대선, 강민숙, 권순자, 김림, 김희정, 송계숙, 오하린, 우동식, 유국환, 유종, 이기헌, 이상인, 이인호, 조미희, 표성배 등 15명의 시인들이 민족과 통일, 노동 등 현실을 제재로 한 창작시를 실었다. 김상천(문예비평가)의 비평문 ‘친일매국문학의 선봉, 팔봉 김기진 비판’, 안승우(시인)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교수의 글 ‘옛 문인들의 민족문학 의식3 - 조선 초중기 성리학에 나타난 진실한 성정性情 탐구와 실험성’을 실었다. 김상천의 글은 적극적으로 친일협력을 한 팔봉 김기진을 비판하고 있으며, 안승우의 글은 창간호부터 연재를 통해 민족문학 사상의 뿌리를 전통에서 찾고 있다. 고려인 작가 특집에는 오래 전 작고한 조명희(‘짓밟힌 고려’ ‘10월의 노래’)와 강태수(‘밭 갈던 아씨에게’) 등 모두 17명의 작품을 실었다. 김준(‘나는 고려인이다’), 김종승(‘시조’), 김율리(‘척탄병 ГРЕНАДЁРЫ’), 리 스타니슬라브(‘조국아 울지 마라’ ‘조상들의 고향으로’), 리 뱌체슬라브(‘조선의 소나무 КОРЕЙСКАЯ СОСНА’), 김 블라디미르(‘회상열차 안에서 Поезд Памяти’ ‘광주에 내린 첫 눈 Первый снег в Кванджу’), 김 마르따(‘환상 Фантазии’), 류드밀라지지나 최(‘노스탈기야 Ностальгия’), 류춘계(‘탄부의 이야기’), 장윤기(‘탄부의 편지’), 강순예(‘조국의 가을’), 허로만(‘아버지의 노래’), 양수복(‘별이 타서 Отгорела звезда’ ‘이곳의 눈은 녹은 지 오래고, А здесь давно растаяли снега,’), 장태호(‘멀고도 가까운 한국’), 이채인(‘모국 편지’) 등이다. 수필은 김 아나톨리(‘서울에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황유리(‘나의 할머니’), 김 게르만(‘고려 사람의 고백’), 박승의(‘가라후토로 팔려간 이쁜 고모’), 최 빅토리아(‘우리들의 고향’) 등 5명의 작품을 실었다. 소설은 김 아나톨리(‘묘꼬의 들장미’), 박 미하일(‘해바라기’), 블라디미르 김(용택)(‘호수게를 잡으러 가다’), 이정희(‘그날 밤’) 등 5명의 작품을 실었다. 유은재 전 고려인청소년학교 및 동대문고려인학교장이 ‘고려인의 문학과 삶’을 제목으로 고려인 문학의 전반을 개관하고 전망했다. 고려인 문학 특집 편집 과정 중 독립운동가 이종국 선생의 손자 리 스타니슬라브 시인은 카자흐스탄에서, 수필 「나의 할머니」를 게재한 황유리 극작가는 모스크바에서 노환으로 타계했다. 자신이 작품이 발표된 고국의 잡지를 기다리다 운명했다고 가족들이 전해왔다. 참석자들은 편집 중 작고한 두 작가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류경완(코리아국제평화포럼 이사장)의 ‘미 제국의 쇠퇴와 한반도 정세’도 실었다. 류경완은 최근의 러-우전쟁,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과정에서 조-중-러-이란의 전략적 단결로 미국의 일극패권체제가 끝났으며, 다극화의 세계 질서 속에서 인류사의 거대한 진보가 시작되었다고 전망한다. “낡은 세계질서는 끝났다”(블링컨 미 국무장관, 2023.9.13.)와 “단극시대의 종말, 다극화 세계의 윤곽이 형성되고 있다.”(푸틴 러 대통령)는 발언을 인용하고 있다. _ 공광규 (시인, 민족문학사상 편집주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