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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제1부 앙드레 브르통과 초현실주의 제1장 브르통과 초현실주의 혁명의 의미 제2장 브르통과 다다 제3장 『나자』와 초현실주의적 글쓰기의 전략 제4장 『열애』와 자동기술의 시 그리고 객관적 우연 제5장 자동기술과 초현실주의적 이미지 제6장 「자유로운 결합」과 초현실주의 이미지의 사용법 제2부 초현실주의 시와 소설의 다양성 제7장 엘뤼아르와 초현실주의 시의 변모 제8장 엘뤼아르의 「자유」와 초현실주의 시절의 자유 제9장 아라공의 『파리의 농부』, 현실성과 초현실주의 제10장 데스노스의 『자유 또는 사랑!』과 도시의 환상성 제11장 레몽 루셀의 『아프리카의 인상』, 글쓰기와 신화 제12장 쥘리앵 그라크의 『아르골성에서』와 새로운 초현실주의 소설 제3부 초현실주의의 안과 밖 제13장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자크 에롤드와 초현실주의 제14장 호안 미로와 초현실주의 제15장 자코메티와 브르통 제16장 바타유의 위반의 시학과 프레베르의 초현실주의 제17장 브르통과 바타유의 논쟁과 쟁점 제18장 사드와 초현실주의 제19장 에메 세제르의 『귀향 수첩』과 앙드레 브르통 제20장 사르트르의 초현실주의 비판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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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적인 세계 속에서 가시적인 것만을 중시하는 사람들 틈에 살면서 비가시적인 것을 보는 능력의 소유자이면서, 거리낌 없이 거의 절망적인 몸짓으로 자유를 실현한 나자는 부르주아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정신이상자라는 진단을 받는다. 그녀를 정신병동에 가두는 이유는 그녀의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부르주아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이고, 그 사회의 울타리 안에서 세속적인 행복을 누리는 시민들을 위해서이다. 브르통은 사드와 니체와 보들레르를 가둔 사회를 공격하면서, 그 사회체제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정신과 의사들을 비판한다.
--- p.30 「제1장, 앙드레 브르통과 초현실주의」 중에서 「초현실주의 선언문」에서도 자동기술과 초현실주의적 이미지의 논의가 연속적으로 혹은 병행하여 전개되었듯이, 말의 힘을 믿고 말을 중요시하고 말을 해방함으로써 결국 인간과 세계의 변화를 추구하려는 의도는 자동기술과 초현실주의적 이미지의 목적과도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두 주제의 상호 관련성을 인정하고 그것들 사이의 공통된 초현실주의 시학의 핵심을 찾아보려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 p.147 「제5장, 자동기술과 초현실주의적 이미지」 중에서 1924년은 초현실주의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해이다. 그해에 초현실주의 그룹이 공식적으로 결성되고,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문」이 작성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초현실주의 그룹이 결성된 이후, 첫번째 공동 작업으로 그 당시 원로 문인이었던 아나톨 프랑스가 타계하자 그의 삶과 문학을 격렬히 비난하고 성토하는 팸플릿 「시체」를 만들고, 초현실주의의 공식적인 잡지인 『초현실주의 혁명』의 창간호가 간행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엘뤼아르는 「시체」와 『초현실주의 혁명』 창간호에 모두 중요한 필자로 참가한다. --- p.213 「제7장, 엘뤼아르와 초현실주의 시의 변모」 중에서 도시의 풍경에 대한 데스노스의 시각적 상상력에서 주목할 점은 다른 어느 초현실주의 시인들의 경우보다 자유분방하게 전개되면서도 그의 도시적 풍경은 비극적이고 절망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사랑보다는 이별이, 일치의 환상보다는 고독의 인식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일까? 그의 소설에서 고독과 이별의 이야기는 대체로 어떤 미화나 과장 없이 슬프고 고통스럽게 서술된다. […] 작가의 이러한 부정적인 도시 인식과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비관적 삶의 인식은 소설의 도처에서 발견된다. --- p.299 「제10장, 데스노스의 『자유 또는 사랑!』과 도시의 환상성」 중에서 마그리트의 그림은 무엇보다 초현실적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낯설고 이질적인 오브제들 사이의 우연한 만남 혹은 결합을 통해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내고, 친숙한 세계의 사물과 현실을 독특하게 결합시켜 사물을 낯설게 바라보게 하고 현실을 새롭게 발견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가령 「붉은 모델」이라는 제목의 그림은 나무로 만든 벽 앞쪽에 놓인 구두 한 켤레를 보여주는데, 특이하게도 구두의 앞부분이 사람의 발로 되어 있다. […] 이러한 이미지를 바라보면 기이한 느낌과 함께 왠지 고달픈 삶의 아픔이 연상된다. 발과 구두의 구별이 지워질 만큼 끊임없이 걸어 다녀야 했던 어떤 사람의 불행한 운명을 보여주려는 화가의 의도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 p.368 「제13장,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자크 에롤드와 초현실주의」 중에서 이브 본푸아는 자코메티의 조각에서 여자가 두 손으로 붙잡고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를 분석한 다음, 아틀리에에서 축축한 흙덩어리 또는 석고 반죽을 주무르면서 인물의 형상에 생명을 주입하려는 조각가의 손을 연상한다. 실제로 자코메티는 작품이 만족스러울 때까지 고통스럽게 형상을 조립하고 해체하는 일을 반복했다. 본푸아는 자코메티가 손의 반복적 행위를 통해서 삶과 예술이 결국은 ‘공허’임을 의식했으리라고 추측한다. --- p.408 「제15장, 자코메티와 브르통」 중에서 시의 글쓰기는 투쟁이다. 그것은 언어와의 끊임없는 싸움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은 외부에도 있고, 내부에도 있다. 언어의 안과 밖의 경계가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의 부정과 위반은 쉽지 않다. 시는 인간의 정신을 경직되게 만든 모든 것에 대한 위반이자 금기의 극복이어야 한다. 사르트르식으로 말하면, 그것은 싸움에서 “지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 되는” 논리와 같다. 그것은 세계를 변화시키지는 못하지만,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고, 세계를 새롭게 보는 눈을 갖게 한다. 그것이 바로 시의 ‘주권성’을 회복하는 방법일 것이다. --- p.425 「제16장, 바타유의 위반의 시학과 프레베르의 초현실주의」 중에서 초현실주의자들이 공산당에 가입했을 무렵에 그들의 자동기술에 의한 시적 활동은 뜸해지고 시적 참여와 정치적 참여를 결합하는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었다. […] 하지만 두 갈래 혁명의 길 앞에서 사드는 여전히 존재감을 갖는다. 왜냐하면 「초현실주의 선언문」 속에 초현실주의 정신을 공유한다고 천명하며 언급된 작가들 중에서 사드가 유일하게 정신적 혁명과 사회적 혁명에 모두 관여한 작가였기 때문이다. 또한 사드의 이름은 인간의 본능과 욕망 혹은 성 문제에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연결되어 등장할 뿐 아니라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에 모든 광신주의와 독재주의를 비판하며 민주적인 근대 세계의 발전을 옹호한 대변자로서의 위상을 계속 지켰기 때문이다. --- pp.482-483 「제18장, 사드와 초현실주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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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는 무엇을 꿈꾸는가?
앙드레 브르통과 초현실주의적 글쓰기 초현실주의 운동은 대략 1910년대 후반부터 1930년대 말 2차 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크게 유행한 문학?예술 운동이다. 그 주창자인 앙드레 브르통은 인간의 심층적인 무의식의 세계를 천착하면서 전통적인 관습과 상식적인 도덕의 벽을 부수고 욕망의 잠재적인 폭발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르통은 1924년 발표한 「초현실주의 선언문」에서 초현실주의적 글쓰기란 “이성에 의한 어떤 감시도 받지 않고, 심미적이거나 도덕적인 모든 관심을 벗어난 곳에서 이루어지는 사유의 받아쓰기”라고 규정한다. 그는 인위적으로 만든 문학 텍스트의 언어는 생명력을 갖지 못하고 욕망의 자연스러운 힘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반수면 상태에서 이성의 통제에 가려진 무의식과 욕망의 전언을 충실히 받아쓰고자 했다. 브르통은 필리프 수포와 함께 이러한 자동기술적 글쓰기를 시도해 『자기장』이라는 최초의 초현실주의적 작품을 완성하기도 한다. 초현실주의에서는 단지 ‘잘 쓰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심층이나 세계의 신비와 일치되고 소통하는 방법으로서 글쓰기를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1920년대에는 이러한 브르통의 주장에 공감한 많은 이들이 자동기술을 비롯해 꿈의 분석, 내면 탐구, 언어 유희 등 초현실주의 기법에 대한 탐구에 몰두한다. 이후 브르통은 초현실주의의 원칙을 재확인한다는 명분으로 「초현실주의 제2선언문」(1930)을 발표한다. 여기서는 삶과 죽음, 현실과 상상, 과거와 미래, 소통될 수 있는 것과 소통될 수 없는 것, 높은 것과 낮은 것 등 모든 대립된 요소들을 통합하고 초현실적 경이의 세계를 발견하려는 야심이 표출된다. 사랑에 대한 믿음을 혁명적 태도와 같은 것으로 해석하면서 사랑을 이상화하고, 사드를 인간 정신의 해방자이자 혁명적 작가로 부각시켰다는 점 또한 특징적이다. 브르통은 사회혁명에도 분명한 관심을 가졌다. 그는 ‘초현실주의 혁명’이라는 용어를 통해서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랭보의 명제와 “세계를 개혁해야 한다”는 마르크스의 명제를 동시에 추구하고자 했다. 하지만 초현실주의자들의 혁명은 집단적 계급투쟁보다는 일상적 삶에 예속되기를 거부하는 개인의 자유와 반항정신 쪽에 더 밀착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초현실주의와 문학의 혁명』은 20세기에 사회 전반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친 초현실주의 문학과 예술에 관해 심도 있고 세밀하게 논의하고 성찰해나간다. 이 책을 통해 프랑스 문학 및 이론에 관심 있는 독자들뿐만 아니라 그 누구든 초현실주의의 방대하고 경이로운 문학 세계를 풍요롭게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불문학자 오생근의 초현실주의 깊이 읽기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앙드레 브르통과 초현실주의’에서는 초현실주의의 주창자인 앙드레 브르통을 중심으로 초현실주의 혁명의 의미에서 그 이론과 논리, 문제의식까지 찬찬히 고찰해본다. 『열애』 『나자』 「자유로운 결합」 등 브르통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분석하면서 자동기술, 객관적 우연과 같은 방법들을 설명해나가는 한편, 작품 속에서 초현실주의적 상상력과 자유의지가 어떻게 표출되고 있고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르베르디의 이미지론을 중심으로, 두 개의 상이한 현실체를 자유롭게 결합하여 생성하는 초현실주의적 이미지에 관해서도 상세히 논의하며, 나아가 초현실주의와 상호보완적 관계였던 다다 운동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제2부 ‘초현실주의 시와 소설의 다양성’에서는 초현실주의의 주요 작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심층 탐구한다. 예컨대 엘뤼아르는 자동기술 같은 글쓰기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음에도 인간 내면의 목소리를 찾고자 하는 초현실주의적 글쓰기의 목표에 가장 부합한다고 평가된다. 7~8장에서는 다다 시절부터 초현실주의를 거쳐 참여 시인으로 나아가는 엘뤼아르의 문학적 여정과 그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작품 세계를 들여다본다. 그 밖에도 콜라주 기법과 같은 언어 실험을 통해 도시를 낯설고 경이로운 초현실적 이미지로 제시한 아라공, 작중인물들이 끊임없이 배회하고 이동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초현실적, 상상적 변형을 이루는 도시 공간을 자유분방하게 그려낸 데스노스, 전통적인 소설과 완전히 다를 뿐 아니라 모든 모순과 대립을 종합한다는 이상을 탁월하게 구현한 그라크, 난해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레몽 루셀의 작품들에 대한 해석을 선보인다. 제3부 ‘초현실주의의 안과 밖’에서는 초현실주의가 시대적 외연을 어떻게 넓혀갔고, 다른 문학?예술 운동 진영과 대결하며 어떻게 논의를 이끌어왔는가를 살펴본다. 달리, 마그리트, 에롤드 등의 작화법에 초현실주의가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자코메티와 호안 미로 같은 예술가들과 초현실주의의 접점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또한 에메 세제르와 네그리튀드 운동, 그리고 브르통과 바타유의 치열했던 논쟁의 쟁점들을 정리하고 사드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들을 고찰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