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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편지 60년을 써도 끝낼 수 없는 이야기_전상국,「굿」
두 번째 편지 갇힌 사슴벌레의 슬픈 이야기_권여선,「사슴벌레식 문답」 세 번째 편지 ‘요카타’라는 아이러니_정선임,「요카타」 네 번째 편지 학폭에 맞서는 애도의 방식_안보윤,「애도의 방식」 다섯 번째 편지 곰팡이와 사이좋게 지내며, 다시 시작하기_이은정,「다시는 싸우지 않겠다는 말」 여섯 번째 편지 내가 한숨을 쉬면 그건 사랑한다는 뜻이야!_최진영,「홈 스위트 홈」 일곱 번째 편지 루카치와 함께 한국 소설 읽기_주원규,「카스트 에이지」 여덟 번째 편지 프라하에서 그레고르 잠자를 생각하는 밤_구병모,「있을 법한 모든 것」 아홉 번째 편지 프로이트의 소파에 누워 떠올린 미래의 가족_김강,「우리 아빠」 열 번째 편지 생사의 시차에서 발생하는 아찔한 현기증_서유미,「토요일 아침의 로건」 열한 번째 편지 인품에 새겨진 계급_김애란,「홈 파티」 열두 번째 편지 화려한 감옥에서 졸업하기_심윤경,「피아니스트」 열세 번째 편지 진짜 낙관주의자가 되는 법_정영수,「미래의 조각」 열네 번째 편지 잠수함 속 토끼가 알려주고 싶었던 것_정보라,「도서관 물귀신」 열다섯 번째 편지 우리는 사랑을 견딜 수 있는가?_문진영,「덜 박힌 못」 열여섯 번째 편지 쑥과 마늘이 된 Homo Debitor_김지연,「반려빚」 열일곱 번째 편지 모욕의 공범들_박지영,「누군가는 춤을 추고 있다」 열여덟 번째 편지 달콤한 속물들의 세계_최지애,「달콤한 픽션」 열아홉 번째 편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서 생각한 기억의 공유_장혜령,「당신의 히로시마」 스무 번째 편지 일러두기의 마법 같은 힘_조경란,「일러두기」 스물한 번째 편지 벌거벗은 인간들_장류진,「라이딩 크루」 스물두 번째 편지 선생님은 어떻게 단련되는가?_김기태,「보편 교양」 스물세 번째 편지 사라진 아시바를 위하여_지혜,「볼트」 스물네 번째 편지 같음과 다름의 고차 방정식_서성란,「피아라 식당의 손님」 스물다섯 번째 편지 새로운 혁명이 궁금한 당신에게_예소연,「그 개와 혁명」 스물여섯 번째 편지 고국과 조국이 다른 사람들_전춘화,「여기는 서울」 스물일곱 번째 편지 불가사의한 기억의 힘_정의신,「불가사의한 공간」 스물여덟 번째 편지 경계에서 무경계로_이서수,「몸과 무경계 지대」 서른 번째 편지 우리 시대 사랑의 헌신자_최은영,「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서른한 번째 편지 피맛을 느끼게 하는 거짓말_황정은,「하고 싶은 말」 서른두 번째 편지 자유에 대하여_문지혁,「허리케인 나이트」 서른세 번째 편지 살아남은 자의 슬픔_조해진,「내일의 송이에게」 서른네 번째 편지 당신을 느끼기까지는_한강,「파란 돌」 서른다섯 번째 편지 과도함의 과도함_김강,「아담」 서른여섯 번째 편지 동화를 읽는 법_정용준,「바다를 보는 법」 |
李京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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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현재를 살기 위해 손쉽게 과거를 잊고는 합니다. 그러나 권여선은 결코 과거를 잊지 않은(못한) 채, 아롱진 눈망울로 그 과거를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습니다.
--- p.19 진정한 이해와 관계는 타인의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 어쩌면 인간은 '벌레'를 넘어 키오스크가 되어 가고 있지만, 그런 시대일수록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타인의 '얼굴'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p.43 ‘우리 아이’들은 인간으로서의 내면이 결여된, 그야말로 공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하나의 사물로서 기능하는 것입니다. 이 완전한 침묵 속에 놓여진 ‘우리 아이’의 모습은, 국가 권력이 생명까지 관리하는 디스토피아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압축해 놓은 형상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 p.47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나’라는 장벽을 부수고 ‘너’와 하나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인간은 연속성을 열망하는 것만큼이나 연속성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연속성을 회복하는 순간은 자아라는 애지중지해 온 개체의 벽이 부서지는 순간이기도 하니까요. --- p.69 둘 사이에 존재하는 ‘같음과 다름’ 혹은 ‘다름과 같음’이 충분히 사유 될 때만, 이주민과의 공존은 가능해질 텐데요. 작품은 버랄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지하철 기관사’와 ‘외국인’ 그리고 경섭이 함께 카레를 먹는 환상적인 장면으로 끝납니다. 우애와 평화로 가득한 만찬 장면이 환상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는 것은, 진정한 공존을 향해 나아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p.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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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을 시작으로 한국소설의 출간 종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는 늘 어떤 소설을 읽어야 할지 고민한다. 특히 소설을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도서출판 득수의 경우에는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지금 어떤 소설을 읽는지 어떤 기대감을 가지는지 어떤 것을 느끼길 원하는지에 대해 더욱 예민하다.
이런 저런 고민 끝에 만난 원고가 2023년에 출간된 『요즘 소설이 궁금한 당신에게』였다. 이 책에 소개된 소설 대부분은 2020년 이후 발표된 작품으로 작가 이경재의 ‘요즘 소설’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채롭게 읽어낼 수 있었다. 그 후 2년이 채 되질 않아,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라는 제목의 원고를 다시 받게 되었고 전편보다 더욱 통찰력 있는 그의 시선과 흡수율 좋은 문장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작가 이경재가 읽은 그 많은 ‘요즘 소설’ 중에서 ‘(찐)요즘 소설’을 선별하고 그 소설에서 느꼈던 진정성을 서른여섯 편의 이야기로 싣고 있다. 많은 책과 작품들 속에서 어떤 소설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가 있다면 잠시 이 책의 목차를 들여다볼 일이다. 그 목차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의 시간을 잠깐 멈추게 하는 ‘요즘 소설’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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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어떤 사건이 벌어져 디지털의 시간이 사라지고 아날로그의 시대가 돌아오는 상상을 해보고는 합니다. 그 상상 속 우리는 무척이나 당황할 것이고 남겨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어떤 무력감에 절망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뒤늦게 물성을 가진 무언가를 찾기 위해 땅을 파고 먼지가 쌓인 공간을 뒤지고 다니겠지요. 그때 발견되었으면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이경재 교수의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라 답할 것입니다.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땅 속에서 혹은 어느 구석에서 찾아낸『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를 읽은 이들은 안보윤의 「애도의 방식」이 어떤 문장으로 가득 차 있었는지, 김지연의 「반려빚」의 분량은 어느 정도였는지, 정용준은 어떤 작가였는지 궁금해 하겠지요.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를 두고 제법 많은 논문들이 쏟아져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상상일까요?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를 들고 길을 나섭니다. 가까운 구릉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땅을 팝니다. 조금은 깊어야하겠지요. 단단히 밀봉을 한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를 묻고 돌아옵니다. - 김강 (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