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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강철의 연금술사 겁쟁이 페달 기생수 내 집으로 와요 도로헤도로 두더지 러프 리얼 마녀 모래돌이 무한의 주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바쿠만 베르세르크 불새 사채꾼 우시지마 3월의 라이온 소라닌 소용돌이 아이 앰 어 히어로 요츠바랑! 우주형제 워아웃 원피스 인어 시리즈 자학의 시 지뢰진 커피 한 잔 더 플루토 하나오 헤븐? 헬싱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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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기생수〉는 엄연한 고전이다. ‘환경’이나 ‘에코’ 같은 의제가 부재했던 1988년부터 지구와 인간의 관계를 다룬 이 선구적 작품의 가치는 ‘고전’의 뜻 그대로 아직까지도 전혀 감쇠하지 않고 있다. 주제만 선구적이었던 것도 아니다. 소년 신이치의 성장과, 신이치와 신이치의 오른팔에 기생한 기생동물 ‘오른쪽이’와의 우정 또한 시대를 거스르며 뭉클한 설득력을 가진다. 또 인간의 몸에 기생해 목숨을 유지하며 인간을 잡아먹는 ‘지성체’ 기생수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은 어떠한가. 약하고도 이기적인 인간의 다층적 의미는 여전히 저릿하다.
---「기생수」중에서 ‘보통’조차 허락하지 않는 무서운 사회를 속속들이 해부하는 소년 스미다는 스스로 절망의 구렁텅이로 몸을 들이밂으로써 절망이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미다가 들여다본 그 깊고 깊은 절망에는 우리와 우리 사회의 치부와 상처가 뭉텅 묻어난다. 그것만으로도 〈두더지〉가 안내하는 절망의 심연은 반드시 들여다보아야 한다. 우리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그 심연 또한 반드시 우리를 들여다볼 테니 말이다. ---「두더지」중에서 다른 장르물과 선을 긋는 마지막 근거는 작화와 연출 그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 문화청미디어예술제 수상 시 “활판인쇄의 한계에 도전하는 듯한 섬세한 터치”라는 평을 들을 만큼 사무라 히로아키의 그림은 무척이나 세밀하다. 그렇다고 단순히 ‘정밀함’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날카롭고 역동적인 펜터치뿐만 아니라 만화 인쇄에는 적합지 않은 연필을 사용해 그림에 농담을 부여하는 기법은 작품 곳곳에 수묵화 같은 느낌을 만들어낸다. 자연히 정적인 장면에도 강렬한 액션신 못지않은 힘이 묻어난다. ---「무한의 주인」중에서 〈3월의 라이온〉은 다양한 인물들을 밀도 있게 다루고 그들 하나하나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레이의 상처와 성장과 연결시키는 구성으로 성장담을 완성한다. 그중 소녀만화 특유의 방식인 시적 독백을 통해 점증시켜나가는 섬세한 감정 묘사는 레이의 ‘밖’을 이루는 쇼기와 ‘안’을 이루는 카와모토가 사람들과의 교감 모든 면에서 외로운 소년 레이의 고뇌를 공감케 하는 동력이다. 그러면서도 늘 만화 한 컷 한 컷에는 유머가 넘친다. 덕분에 슬픔과 고뇌, 기쁨과 웃음이 교차하는 레이의 드라마는 마치 희로애락이 수시로 교차하는 누구나의 진짜 인생을 압축한 듯하다. ---「3월의 라이온」중에서 우라사와 나오키라는 우리 시대 새로운 대가는 만화의 신 테즈카 오사무의 바통을 자신의 위치 그 자리에서 이어받았다. 결코 전통이나 명성에 기대지 않은 채. 우라사와 나오키와 테즈카 오사무의 만남. 인생보다 긴 예술의 가치가 또 한 번 빛나는 순간이다. ---「플루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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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B급 문화, 뒷골목 문화, 애들이나 보는 책 정도에 머물던 만화는 오늘날 또다시 ‘오타쿠 문화’라는 부정적이고도 편협한 시선 아래 갇히게 됐다. 이 책은 문화지 기자 출신 저자가 단순히 학구적인 위치에서 만화를 분석한 것도, 오타쿠적 취미의 일환으로 바라본 것도 아닌, 균형 있는 시각을 견지하며 각 작품을 소개, 분석, 비평한다. 또한 이미 평가가 완료된 절대적 고전들만이 아니라, 근작을 다수 포함시키며 동시대 독자들이 소구하는 바를 한껏 충족시키고 있다.
『도로헤도로』 『두더지』 『리얼』 『마녀』 『바쿠만』 『3월의 라이온』 『소라닌』 『아이 앰 어 히어로』 등 그동안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2000년대 이후 작품에 대한 평가와 논의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고전과 현대 작품을 아울러 ‘위대한 만화’를 소개하는 이 책을 통해 만화 작품의 예술성과 재미, 그리고 만화라는 장르 자체의 특성을 다채롭게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