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피의 책
2. 한밤의 식육열차 3. 야터링과 잭 4. 돼지피 블루스 5. 섹스, 죽음, 그리고 별빛 6. 언덕에, 도시가 |
Clive Baker
클라이브 바커의 다른 상품
정은지 의 다른 상품
|
이 이야기들은 삶을 빠져나와 미지의 목적지로 이끄는 어두운 길의 지도다. 이것이 필요한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기도와 주의로 삶의 너머로 인도되어 등불이 밝혀진 거리를 따라 평화롭게 걸어갈 것이다. 그렇지만 선택된 몇몇에게 공포가 다가오고 공포는 그들을 그 저주받은 자들의 길로 황급히 데려갈 것이다.그러니 읽으라. 일고 배우라. 어쨌든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는 게 최선이다. 숨이 끊어지기 전에 걷는 법을 배우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 p.27 |
|
'너는 이제 우리를 위해 일해야 해'
괴물은 짐승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는 음식 없이는 살 수 없으니까.' --- p |
|
"너는 이제 우리를 위해 일해야 해"
괴물은 짐승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는 음식 없이는 살 수 없으니까." 괴물의 손이 인육의 엉덩이를 토닥였다. 카우프만은 대답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혐오감에 차, 손톱이 부드러운 근육질의 도톰한 부분을 음미하며 엉덩이의 갈라진 틈사이로 미끄러져 내리는 것을 응시할 뿐이었다. "우리도 너만큼이나 이게 혐오스럽다." 그 괴물이 말했다. "하지만 이 고기를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린 죽는다. 신께서만 아시겠지만 나는 절대 먹고 싶지 않다." 놈은 그러면서도 침을 흘리고 있었다. |
|
"너는 이제 우리를 위해 일해야 해"
괴물은 짐승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는 음식 없이는 살 수 없으니까." 괴물의 손이 인육의 엉덩이를 토닥였다. 카우프만은 대답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혐오감에 차, 손톱이 부드러운 근육질의 도톰한 부분을 음미하며 엉덩이의 갈라진 틈사이로 미끄러져 내리는 것을 응시할 뿐이었다. "우리도 너만큼이나 이게 혐오스럽다." 그 괴물이 말했다. "하지만 이 고기를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린 죽는다. 신께서만 아시겠지만 나는 절대 먹고 싶지 않다." 놈은 그러면서도 침을 흘리고 있었다. |
|
공포를 통해 내면의 신성에 이르는 길
호러라는 장르는 그 특성상 광적인 마니아층과 보기도 싫어하고 혐오하는 독자가 동시에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호러란 끔찍하고 두려우며 도망치고 싶은 감정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호러 장르에서 쾌감을 느끼는 마니아층이 존재한다? 그렇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호러 열풍이 분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청춘 호러물이나 캠퍼스 레전드류의 영화들은 바로 젊은이들의 확고부동한 지지와 인기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아마 인간은 유일하게 공포에서 쾌감을 느끼는 동물일 것이다. 그렇다면 호러에는 어떤 매력이 있길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가? 호러의 매력은 인간사회의 가장 완고한 금기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데 있다. 살인, 흡혈, 신체절단, 해체 등은 빠질 수 없는 질료로 현실의 도덕관념을 일시에 무너뜨린다. 이같은 장면을 보면서 우리는 전율과 동시에 묘한 쾌감을 느끼게 된다. 독자가 작품 속의 괴물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호러란 인간의 무의식 속에서 억압받았던 면을 드러내는 장르라 할 수 있다. 호러는 인간의 무의식에 담긴 두려움과 불안을 탐구한다는 측면에서 다분히 학구적이고 현대적이다. 호러소설의 특징은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평온한 일상의 이면에 감추어진 사악함을 탐구한다는 점이다. 서구에서는 인간의 원초적인 두려움을 탐구하는 공포소설이라는 장르가 과거의 신화나 민담에서 근세의 고딕소설에 이르기까지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19세기 영국 고딕소설과 1940년대 이전의 호러소설들은 비자연적인 공포, 즉 흡혈귀, 유령, 악마, 마녀, 좀비 등이 나왔다. 그러나 인간의 황폐화를 초래한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는 심리적 호러물이나 대학살 등이 주로 등장하였다. 호러 장르는 폭력과 식인, 악마주의, 이중인격, 외계의 괴물 등 특이한 취향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호러 작가 중에는 시나리오를 쓰며 감독과 제작 및 배우 등 1인 다역을 하는 경우가 유난히 많다. 클라이브 바커도 그런 작가 중의 한 명이다. 딘 군츠가 심령, 초능력, 유전자실험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하여 공포소설을 만들어내고 스티븐 킹이 주로 유년기의 악몽과 연결된 일상의 공포를 끄집어내는 특기를 보여준다면 클라이브 바커는 가장 문학적인 깊이를 인정받는 작가이다. "한 번이라도 그 끝을 본 자는 이 물화된 욕망의 세계에 지배되지 않는다." 클라이브 바커는 초자연적인 상황을 연출하면서 어둠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 인생에 대한 신랄한 유머, 진지한 인간존재의 탐구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인간의 집단 무의식처럼 분명히 존재하지만 논리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그 무엇을 끄집어낸다. 「한밤의 식육열차」「해골 요괴 렉스」「인간의 흔적」「희생양」에는 태곳적의 공포를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들에 나오는 괴물들은 인간의 심층 속에만 존재하는 우리의 또다른 자아인 것이다. 「섹스, 죽음, 그리고 별빛」「영화의 아들」에는 인간들이 바라는 현실의 허영과 무모한 욕망을 조롱한다. 바커는 소설쓰기를 일종의 여행에 비유한 바 있다. 그 환상 세계로의 여행은 안전한 귀향을 전제로 한 동화적 모험이 아니다. 눈알을 파내고 창자를 줄줄이 뽑아내거나 귓속에서 뇌속까지 미끈한 루프가 파고드는 것은 물론 메스꺼운 괴물과 싸워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폭로와 더불어 진.짜.인. 자기자신의 내면과 맞닥뜨림과 동시에 우상과 위선과 공허함과 나약함을 깨부순다. 폭력과 마찬가지로 작품 속에서 섹스는 죽음을 상기하며 그것이 공포와 연관됨으로써 육체의 문제로 귀결된다. 에로틱 호러가 육체, 그리고 그 변형을 의미한다고 할 때, 육체에의 통제력을 상실함으로써 육체에 각인되는 욕망과 사랑은 저 공포와 환상의 세계로의 진입과 여행에 동인이 된다. 메스껍고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인 세계로의 여행을 거쳐 우리는 길들이고 억압하도록 훈련된 성욕과 식욕의 공포를 억압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축복받아야 할 것으로 다시금 끌어안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