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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7)
사법 불신의 시대 (14) 책 표지를 보며 생각한 것 (24) 미국의 편이 바뀌면 (32) 먼로주의의 부활 (40) 연금 게임 (46) 일할 수 없는 사람들 (54) 주저앉은 불곰 (62) 구글의 빅 딜 (70) 지속 가능한 컴퓨터의 정의 (78) 숫자를 보는 리더십 (88) 미니멀리즘 사회 (98) 아파트에서 만나요 (108) 스포티파이의 취향 (118) 어떻게 해야 더 잘 쓸 수 있을까? (130) 소개 (142) 판권 (1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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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팀은 지적이고 품위와 위트가 있는 저널리즘 콘텐츠와 커뮤니티가 한국 사회에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전통적인 육하원칙이 아니라 고유한 관점과 맥락을 제시하며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매체가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이 취지를 지키면서도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업계에 증명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취지를 공유하는 매체가 더 등장할 수 있습니다. (들어가며)
책은 책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영상과 이미지가 할 수 없는 걸 해야 다른 매체를 이길 수 있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방해받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원하는 만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자의 얼굴이 아니라 저자가 지향하는 가치와 메시지를 강화하는 표지 디자인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심벌, 타이포그래피 같은 그래픽 요소를 활용하는 거죠. (책 표지를 보며 생각한 것) 트럼프와 푸틴이 사실상의 동맹을 맺으면 80년간 구축된 세계 질서가 붕괴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편을 바꾸면 우크라이나가 패배합니다. 우크라이나가 패배하면 핵무기가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다음 카드가 무엇인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핵 확산을 막아 온 심리적 장벽은 이미 무너졌습니다. (미국의 편이 바뀌면) 트럼프의 관세를 단순히 관세로만 볼 수 없습니다. 트럼프는 워싱턴의 시선을 다시 중남미로 옮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먼로주의를 부활시켜 서반구에서 미국의 이익을 재확인하려고 합니다. 관세는 그 일부일 뿐입니다. (먼로주의의 부활) 인구 구조가 급변했고 성장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노동 시장의 구조도 파편화하면서 소득 안정성도 떨어졌죠. 연금 제도를 먼저 시작한 유럽의 몇몇 국가는 이미 저금통에서 돈을 꺼내 연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청년 세대에게 걷어 수급자 세대에게 지급하는 ‘세대 간 계약’ 시스템으로 이미 넘어간 겁니다. 그래서 연금 제도를 의심해 볼 때가 되었습니다. ‘개혁’으로는 부족합니다. 고쳐 쓰기엔 결함이 너무 많고 큽니다. 어쩌면 완전히 새로운 대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연금 게임)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변수는 AI입니다. 정확히는 AI 노출도(exposure)가 높으면서 AI 보완도(complementarity)는 낮은 직무는 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외과 의사나 판사의 경우 AI가 활용되기 쉬운 분야입니다. 환자의 병명을 진단하거나, 방대한 법률 데이터를 명료하게 정리하는 일은 AI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AI 노출도가 높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과 인생을 좌지우지할 판단을 AI에 맡기는 일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죠. 그리고 인간은 책임 소재 때문에라도 AI에 그 권한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AI가 인간을 대체하기 힘들기 때문에 AI 보완도 또한 높습니다. (일할 수 없는 사람들) 이제 산불을 막을 수 있다는,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려놓을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대형 산불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주저앉은 불곰) 예를 들어 소재에 관해 생각해 보죠. 롤랑 바르트가 《현대의 신화》를 발표했던 1957년의 플라스틱과 2025년의 플라스틱은 다릅니다. 우리 뇌 속에는 한 스푼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이 흘러들어 있다고 하죠. 제조 업체들이 플라스틱을 얼마든지 재활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속여 왔다는 폭로도 나왔고요. 더 이상 플라스틱은 첨단 과학의 산물도 아니고 찬사의 대상도 아닙니다. 오히려 이를 분해하거나 대체할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죠. 우리 시대의 스타일을 위한 소재는 무엇일까요? 적어도 플라스틱은 아닐 겁니다. (미니멀리즘 사회) 펠리는 스포티파이의 내부 문서, 근무했던 전 직원과의 인터뷰, 슬랙 메시지 등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스포티파이가 아티스트들에게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주장합니다. 그러니까, 스웨덴 출신의 20명 정도의 아티스트가 500개 이상의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저비용 음악을 찍어내고 있다는 겁니다. 그걸 스포티파이가 의도적으로 플레이리스트에 포함하고 있고요. (스포티파이의 취향) 구글과 아이폰이 생기면서 생각을 아웃소싱하는 사람이 늘었다. 사람 대신 생각하고 추론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AI까지 나왔다. 많은 사람이 정신적 노동을 대신하는 기술을 이용하면서 그렇게 절약한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깊이 사고하는 능력을 잃는다. 독자 여러분이 쓰는 사람으로 남아 주기를 바란다. (어떻게 해야 더 잘 쓸 수 있을까?)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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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 불신의 시대
사법 불신의 결정판이 곧 다가옵니다. 대통령 탄핵 심판입니다. 광화문에서 소리치는 사람과 경복궁에서 치를 떠는 사람은 각자 답을 미리 정해 놨습니다. 안국에서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하는 쪽은 ‘사법 테러’를 운운하며 불복할 겁니다. 이번엔 법원 기물 파손보다 더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내란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 미국의 편이 바뀌면 닉슨 대통령 때 키신저 국무장관은 소련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을 포용하는 전략을 썼죠. 지금 미국은 역(逆)키신저 전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를 포용하는 전략입니다. 트럼프의 러시아 피벗(pivot)은 미국이 80년간 구축한 세계 질서의 두 축을 위협합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핵확산금지조약(NPT)입니다. ● 책 표지를 보며 생각한 것 출마를 앞두고 발행되는 정치인의 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책 표지에 본인 사진이 큼지막하게 들어간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작가 사진은 책 띠지에 넣습니다. 띠지는 광고판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얼굴이 알려진 작가라면 유명세를 활용해야죠. 하지만 표지에는 거의 넣지 않습니다. 전기나 평전이 아닌데도 표지에까지 얼굴 사진을 넣을 때는 둘 중 하나입니다. 저자가 교황이거나, 정치인이거나. ● 구글의 빅 딜 구글은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검색 엔진과 광고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클라우드와 AI가 다음 먹거리라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구글에는 위즈가 꼭 필요합니다. 강력한 보안 없이는 AI가 약속할 유토피아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강력한 보안 없이는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도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고요. 우리의 미래는 오픈AI나 구글보다는, 위즈 같은 기업들에 달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 숫자를 보는 리더십 MBK 인수 이후 홈플러스의 역대 CEO들은 주로 CFO 출신의 회계 전문가들이었습니다. 나름의 최선을 다했을 것이고, 회사를 허투루 운영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숫자를 들여다보기만 해서는 마트의 주된 소비자인 중장년 여성들이 키오스크 이용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들의 장보기가 조금 덜 즐거워졌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울 겁니다. ● 미니멀리즘 사회 아름다움을 대량 생산해 누렸던 20세기의 미드 센추리 모던은 왜 21세기에 다시 유행하고 있을까요. 이런저런 분석이 많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자면, 1인 가구나 세입자가 누릴 수 있는 일상의 아름다움으로 최적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테이블과 의자 정도라면, 그것도 중국산 카피 제품이라면 원룸에서도 충분히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드 센추리 모던은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그 시절의 것이죠. ● 아파트에서 만나요 ‘원결회(반포 원베일리 결혼정보회)’는 해프닝이 아니라 결혼에 도달하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이름값 있는 아파트 단지마다 생길지도 모르죠. 다만, 이런 방식의 결혼에 관해서는 묘한 감정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리 역사가 돌고 돈다지만, 데이트 문화와 함께 집 밖으로 해방되었던 결혼이 다시 집으로 돌아온 셈이니까요. * 《bkjn magazine》을 소개합니다. 종이 뉴스 잡지 《THREAD》가 《bkjn magazine》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여러분은 종이 뉴스를 마지막으로 읽은 것이 언제였나요? 저는 여전히 종이 신문을 구독하고 있지만, 평일에는 펼치지 못하는 날이 많습니다. 아침에는 정신없이 바빠서 신문 볼 여유가 없고, 저녁에는 낮에 인터넷으로 접한 뉴스여서 신문 볼 이유가 없죠. 대신 주말판은 꼬박꼬박 읽습니다. 토요일 오전 10시쯤 일어나 차를 끓여 마시며 주말판을 읽으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평소 관심 없던 분야의 뉴스도 이때는 기꺼이 읽으며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뉴스를 다시, 종이로 읽는 경험을 제안합니다. 종이를 넘기는 소리와 촉감, 여백에 적는 메모, 예기치 못한 콘텐츠를 만나는 기쁨까지. 종이만 줄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이 많으니까요. 디지털이 모든 걸 삼켜버린 지금,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잘 만든 프린트 제품은 시대를 역행하는 게 아니라 혁신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어쩌면 ‘새로운 올드미디어(the new old media)’가 나타날 수도 있겠죠. 《bkjn magazine》은 북저널리즘이 만드는 종이 뉴스 잡지입니다. 테크와 컬처, 국제 정치를 새로운 시각으로 이야기합니다. 스토리텔링이 살아 있는 피처 기사를 통해 이슈의 맥락을 해설합니다. 《bkjn magazine》은 2025년 4월부터 격월간으로 연 6회 발행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