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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_4
추천사 _6 1부 조금씩 미쳐가는 시계를 위하여 만홀히 여김에 대한 반성문 _14 타들어 가는 것들은 바람 소리를 닮았다 _18 사전에서 ‘곶’ 찾기 _21 새들의 행간 _27 조금씩 미쳐가는 시계를 위하여 _33 가지 꽃 수업 _37 도끼 사용 설명서 _42 등대가 있는 마을 _47 기차가 지나가는 동안 _53 아름다운 도둑님 _58 낙엽은 마법처럼 _61 벽 너머의 글 _65 2부 바람이 지나고 간 자리 위에 일어난 여름꽃 그래島 _70 벗어던진 것들에게 _74 사유하는 나무 _76 거짓말보다 무서운 오독 _79 소생과 소멸의 이중구조 _82 산을 통독한 길 _85 무인武人의 입을 가진 문인文人 _ 88 쇠젓가락의 힘 _91 뜻을 세우다 _95 은은예찬禮讚 _98 이기적인 발문跋文 _ 101 The Mother Road _104 망각을 휘저으며 _108 3부 내 생애 가장 절절한 절규 엄마라는 이름 보석 나무 _120 바가지 _124 어떤 풍경 _127 엄마의 분첩 _130 첫 번째 가출 _136 어머니 기일에 _141 엄마가 아프다 _145 외투의 혼 _148 지금쯤 너도 나처럼 _151 발뒤꿈치를 따라서 _156 다섯 그루의 나무 _158 나를 있게 한 소설 속의 주인공 _166 4부 슬로우모션으로 꽃을 읽다 외로움을 찾습니다 _172 틈이라는 은유 _175 잘나가는 당신에게 _181 나이 값 _185 목마와 숙녀 그리고 가을 _188 뿌리에 넘어지다 _192 겸손한 등단 _197 완장,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_200 친구 _205 뭉뚱그려 말할 때 나는 슬프다 _209 껍데기를 위한 건배 _213 오늘 지어야 할 집 _216 |
김은자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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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글을 쓰는 나는 속이 늘 시끄럽다. 겉으로는 온화한 척해도 속은 늘 전복을 꿈꾼다. 산문 쓰기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행위와 같다. 불화하고 논쟁하면서 나와 화해를 이루어 밖과 소통하고 물들어 가는 것이다. 첫애를 낳고 출산의 고통이 두려워 다시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2년이 지나 나는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 아이로부터 얻는 행복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고통보다 몇 배 크고 소중했다. 십여 년 전 첫 산문집 ??슬픔은 발끝부터 물들어 온다??를 발간하면서 산문 쓰기의 고통과 외로움을 끝내자고 생각했다. 첫 번째 산문집이 독자들에게 과도한 사랑을 받았음에도 해외에서 책을 발간하며 느껴지는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이 나를 힘들게 했다. 사십여 년 변방에 살면서도 글쓰기는 나에게 생을 지탱해 주는 숨쉬기였다. 그러나 나에게 산문집 출간은 무리에 끼지 못하고 멀어진 경계인임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깊게 숨을 고른 후 마음을 여러 번 다잡는 일이었다. 나는 시를 쓸 때 행복해지고 산문을 쓸 때 고독해진다. ‘그대를 사랑하면 할수록 이렇게 외로워지는 건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이 너무도 깊은 까닭’이라는 유행가 가사가 있다. 산문을 연모하기 때문에 느껴지는 지독한 고독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산문은 나의 체험과 사유의 길목에서 가장 구석에 숨겨진 연인이다. 두 번째 산문집 ??아름다운 도둑님??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세상에 내놓는다. 나의 모든 산문은 나를 향한 고발이며 시발점이다. 분열하고 화해하면서 내뿜는 냄새와 소리가 독자들의 공감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 오랜 시간 신문 칼럼으로 연재했던 작품들과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써 내려간 작품들을 모아 세상에 내보낸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훔치는 아름다운 도둑님이 되기를 바란다. 2025년 쏟아지는 봄, 뉴저지 에머슨에서 김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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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연대
어릴 때 외국인을 처음 만났을 때 놀라웠습니다. 그는 나무도 풀이라고 했고 노을도 풀이라고 불렀습니다. 원더풀! 뷰티풀! 그는 그의 말을 했고 나는 나의 귀로 들었습니다. 몇 년 전에는 한글을 배우는 외국 사람들에게 개구리 울음소릴 들려준 뒤, 들리는 대로 발음해 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다들 본국에서 익힌 개구리울음으로 말했습니다. ‘개굴개굴’이란 의성어로 통일할 수가 없었습니다. 각자의 모국어는 끝까지 살아남아서 세상을 읽습니다. 김은자는 오래도록 미국에 살며 한국어로 시와 산문을 쓰고 방송을 진행합니다. 그의 언어 속 생명들은 한국어로 정담을 나눕니다.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것을 넘어 예술의 깊은 경지를 성취해 냅니다. 김은자가 [아리랑]을 부르면 지구 반대편에서 여행 온 낮달이며 태양도 따라 부릅니다. 김은자의 글에는 모국어로 부르는 우주의 합창이 있습니다. 김은자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나는 시를 쓸 때 행복해지고 산문을 쓸 때 고독해진다. 산문은 나의 체험과 사유의 길목에서 가장 구석에 숨겨진 연인이다.”라고 씁니다. 그리하여, 그의 문장은 두텁고 깊습니다. “높은 지붕 위에서 벽돌을 한 사람이 던지면 한 사람이 허리를 돌려서 받아내는 모습이 새 같기도 하고 춤 같기도 해 입을 벌린 채 한참을 보고 있는데 순식간에 눈 속으로 굵은 벽돌 가루가 떨어졌다.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라 눈을 뜨지도 못하고 허둥대고 있는데 아버지가 나타났다. 아버지는 어린 나의 손을 뒤로 젖힌 후 당신의 혀를 눈 속으로 밀어 넣으셨다. 내 눈 속 이물질이 아버지의 부드러운 혀에 씻겨 나갔다. 그날 이후 나는 세상을 맑고 따뜻한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길을 잃거나 세상이 깜깜한 날이면 아버지의 삶을 떠올린다. 아버지는 지금도 불을 밝히고 내 곁에 서 있다.(「등대가 있는 마을」 부분) 그의 산문집 아무 곳에서나 한 문장을 옮겼습니다. 그는 독자에게 이해와 감동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포대기처럼 감성의 아기를 폭 감싸 안습니다. 귓바퀴에 꽂은 목수의 연필처럼 인생 설계도를 그려서 독자에게 나눠줍니다. 그의 글은 ‘지성의 깊이’를 끌어올려, ‘지혜의 연대’를 선물합니다. 물을 뜨면 파문의 동심원이 생깁니다. 파문이 나중입니다. 반대로 문장은 파문이 일어난 뒤에 씁니다. 파문이 먼저입니다. 김은자의 시적 문장은 우리 가슴이 본디 옹달샘이었다는 걸 알려줍니다. 파문이 징징 맥놀이 칩니다. 감동의 물결이 퍼집니다. 독자의 눈물샘과 작가의 시샘에 파문이 일어납니다. 저는 같은 작가로서 자꾸만 시샘이 출렁입니다. - 이정록 (시인, 교수, 수필가,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