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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선후천 두 날 위에 떠오른 한 소망
제1부 그리움 또는 소망 아이 살림에 관한 다섯 가지 생각 음개벽(陰開闢)에 관하여 동학과 여성1 동학과 여성2 붉은 악마의 세 가지 테마에 관하여 제2부 다시 길 위에서 생명과 평화의 길에 관하여 지역 생명 운동과 동아시아 연대 동아시아에서 미래를 향한 메시지: 시민?여성?생명?평화?호혜 훈수 몇 마디―21세기 중국 조선족의 녹색 민족 문화 경제 기반 구축 전략 등에 관한 도움말 몇 마디 생명 운동, 대혼돈의 현대 문명과 공생의 길 제3부 예감과 추억 미래 사회의 새로운 문화 코드를 찾아서 새 문화에 관한 예견·사실·권유 새로운 문화 코드에 관한 열대여섯 가지 생각들 모심·고리·살림 삼보일배(三步一拜)를 생각한다 추억과 예감―고 제정구 의원을 추모하며 맺는 말 | 생명과 평화 운동의 문화 원형 ‘한’에 관하여 |
金芝河, 본명:김영일(金英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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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아메리카의 지식인들은 동아시아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동아시아의 지식인들은 동아시아에서 참다운 대혼돈에 대한 대안이 나올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지금 제기하고 있는 ‘생명과 평화의 길’은 바로 이같은 쓰라린 현실 인식의 산물일 뿐 전혀 우리의 전통적 문명과 문화를 과시하거나 과장하려는 조그마한 오만과도 무관함을 강조하는 바이다. 인류는 크게 깨달아야 할 때가 되었으며 지구는 이제 바야흐로 깊이 자기의 진실대로 움직여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우리는 문화의 동과 서, 문명의 남과 북의 차이와 울타리를 훨씬 넘어서고 참다운 생명의 진리를 현실화하며 그 진리 위에 진정한 영구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의식으로만 이 길을 갈 것이다. 그렇다. 생명과 평화의 길. 이 길은 한반도의 남쪽으로부터 작은 소리로 시작되었지만 이 길은 바로 동아시아의 연대의 길이요 지구 인류 전체의 길이며 생명, 무 생명을 넘어서는 인격-비 인격의 우주적 공동주체가 그 자신들의 참다운 자유의 만개와 눈부신 만물 평온의 질서를 세우기 위한 길, 이른바 대혼돈을 극복할 진리의 길임을 확신하며 그 길로 함께 갈 것을 제안하고 그 길에서 한잔 진리의 생수를 나누어 먹자고 발의하는 바이다. 그렇다. 생명과 평화의 길. 이 길밖에는 우리, 그리고 온 인류의 온전한 길이 없음을 확신한다. ---「생명과 평화의 길에 관하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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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적 질서’를 찾아가는 정신의 여행기
오랫동안 생명 운동을 주창해온 저자가 바라본 지금의 세상은 ‘대혼돈Big Chaos’이다. 세계는 병들고 삶은 위태롭다. 인간 내면의 도덕적 황폐와 생태계의 전면적인 오염, 세계 경제의 위기, 테러와 전쟁으로 세상은 한시도 조용할 때가 없을 뿐만 아니라 더 문제인 것은 끝없는 절망과 문명에 대한 회의가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이다. 현존하는 세계 질서가 깊은 생명의 진리에 토대를 둔 평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누구도 자신할 수 없으며 이 대혼돈을 헤쳐나갈 길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저자는 반문한다.
저자의 시각은 동아시아로 향해 있다. 동아시아 민중들의 다른 이름은 이제 ‘시민’이며 이들은 동아시아의 전통 문화에 대해 실천적으로 새로이 해석하고 이에 기초하여 자본주의 세계 질서에 이중적으로 상호 보완적인 호혜(互惠)의 새 경제를 가꾸어나가야 할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보충적 이념으로서의 전원일치적 직접민주주의 정치 그리고 생명 문화에 의해 새로운 사회 질서를 창조하려 하는 이들인 것이다. 이들 가운데 특히 저자가 주목하는 세대는 우선 ‘붉은 악마’ 세대들이다. 새로운 문화의 길, 새로운 문화 코드는 새 세대만이 성취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신호와 과학, 고대와 미래, 에코와 디지털, 또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정착과 이동, 농경과 도시 유목, 중력과 초월 등 쌍뱡향 통행이 가능한 세대는 역사적으로 지금의 10대, 20대, 30대 초반의 네트워크 세대뿐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의 700만 붉은 악마와 이해 겨울 소파 개정 시위에 선구적이었던 촛불시위를 주도한 세력들이 바로 이들이며 저자는 이들에게서 새 시대의 생명과 평화의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 지금까지 남성이 주도해온 문명이 전 세계적으로 파괴를 가져온 ‘실패’라고 비판하고 여성들의 역할과 그들이 주도해나갈 미래에 대한 전망도 눈에 띈다. 새로운 다중적 민중인 시민의 협동적 삶의 운동, 그 선두에 우뚝 서는 사람들이 바로 여성들이다. 모심〔侍〕의 극치인 ‘포태’의 능력을 지닌 여성들의 생명 능력이 생명 자체의 신화와 과학을 바꾸고 생성의 세계 전체를 새롭게 전개할 수 있으며 현재 인류와 세계에 결핍되어 있는 호혜와 공경의 실천 능력을 여성들이 증명하리라고 믿고 있다. 이들 새로운 세대들이 견지해야 할 철학은 고대 상고사까지 거슬러올라간다. 생명과 평화의 길은 우리 전통 안에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저자는 민족을 무시한다든가 또는 반대로 세계를 무시하는 양극단의 사상을 다 경계해야 하며 1만 4천 년 전만이 아니라 6천 년, 3천 년 전, 그리고 19세기 후천개벽 사상 안에서도 우리가 재창조해야 할 전환기의 원형 또는 패러다임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아시아 고대 문예 부흥을 과감하게 일으켜야 하며 이것은 퇴행이나 복고가 아니라 “옛날로 들어가 새로움으로 나오는” 필요와 자연에 의해, 생명의 원력(願力)과 질긴 소망에 의해 다시 진화하는 재진화임을 표명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중심 주제들과 예견되는 미래 사회의 코드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동아시아와 한반도의 미래 동북아와 함께 한국의 경제적 장래는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와 문화 콘텐츠 산업 중심으로 전환할 것이며 한반도는 동아시아와 세계의 물류 중심, 유라시아 대륙과 해양 사이의 랜드브리지로 상승할 것이다. 물류(物流)와 함께 전 인류 문명과 문화 교류의 중심이요, 문화 융합의 용광로이며 해방구가 될 것이다. 프랑스 혁명과 러시아 10월 혁명 둘 다 실패작이다. 새 정치와 새 경제의 씨알을 품은 새 문화를 중심으로 세계적 문화 대혁명이 일어나야 하는데 미적 교육과 상상력 전환에 의한 그 대혁명이 한반도로부터 서서히 시작되어야 하고 반드시 시작될 것이다. 그 혁명은 한국의 신세대와 지식인들에 의해 아시아 전 민족들과 함께 시도되고 아시아 고대 대문예 부흥으로부터 촉발될 것이며 이 부흥은 이미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 대한 한국의 역사적 대응으로부터 촉발되기 시작하였다. 한반도와 동북아는 유럽의 생태학, 생물학의 한계를 넘어서는 생명학 또는 우주적 생명학을 창조할 것이며 그것을 새 해석학으로 하여 새 문화로서의 ‘풍류(風流),’ 새 정치로서의 ‘화백(和白),’ 새 경제로서의 ‘신시(神市)’를 재창조할 것이고 이것은 구미(歐美)의 현존 문화와 민주, 자본주의, 정치, 경제와 더불어 이중적 교호작용을 새로이 시작할 것이다. 전환기의 패러다임 지난 19세기 한반도를 휩쓸었던 동학과 정역 등 후천개벽 사상이 새로운 생명학의 도인(導因)으로 부활함으로써 대문명사 전환의 원형(原型)을 제시할 것이다. 그 원형은 ‘태극(太極) 또는 궁궁(弓弓)’ 혹은 ‘궁궁적 태극(弓弓的 太極)’ 또는 ‘여율(呂律)’ 또는 ‘팔려사율(八呂四律)’이라고 불린다. 시간관, 공간관, 육체 또는 인간관이 생명학에 입각하여 새롭게 탐구될 것이며 이 결과가 ‘자기 조직화Self-organization’ ‘재진화Re-evolution’ ‘확충Amplification’ 등의 과학적 방법과 결합함으로써 새 문명의 기초를 만들 것이다. 이 과정은 곧 기학(氣學), 역학(易學), 풍수학(風水學) 및 유불선 전 체계와 민간 전승들을 전해 새롭게 검토·탐구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때 한국학 최고의 숙제인 혜강(惠崗) 최한기(崔漢綺)와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 사상의 이중적 교호결합이라는 대차원 변화가 올 것이다. 중국의 주역(周易)과 한국의 정역(正易)은 한국 고대의 『천부경(天符經)』에 토대를 두고 서양 과학과 결합되어 머지않아 새로운 우주 과학인 ‘천부역(天符易)’으로 차원 변화할 것이다. 이것은 이른바 ‘혼돈질서,’ 즉 ‘카오스모스Chaosmos’의 새 과학이 될 것이다. 정보화와 창조화 21세기와 함께 ‘정보화’ 문명은 ‘창조화’ 문명으로 바뀐다. 창조화라는 것은 정보화의 내용, 즉 ‘콘텐츠 언어’ 중심으로 정보화가 리모델링된다. ‘소스’ ‘리소스’가 중심이 된다. 그러므로 데이터 중심에서 아이디어 중심으로, 비트 중심에서 창조적 발달량 중심으로, 컴퓨터 중심에서 콘셉터Concepter(창조적 발상 지원 시스템) 중심으로 중심 이동이 된다는 것이니 문명과 국력의 중심이 경제력에서 문화력으로 중심 이동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 우리의 새로운 문화의 코드는 ‘생명과 평화의 길’이라 불리게 될 것이다. 이 코드는 논리와 철학을 근본 변화시키며 ‘붉은 악마’나 ‘촛불’ 등 신세대의 창조적 문화 코드로 연속될 것이다. 이 길은 신화와 과학, 고대적 판타지와 미래적 초미디어, 에코와 디지털, 정착과 이동, 농경과 유목, 중력과 초원, 또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이중적 교호결합을 추구하는 현재 10대, 20대, 30대의 새 문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새로운 세대의 이름은 ‘요기-싸르Yoggi-Ssar’로 불릴 것이니 ‘요기, 즉 내면의 명상적 평화의 수행자’와 ‘싸르,’ 즉 외면의 생명적 복잡성의 혁명가’의 결합을 뜻한다. 이 세대와 함께 각 문명들, 전 지구 차원에서 변화가 오고 마침내 서서히 주변 우주의 전환이 올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해온 활동의 사상적 연원임을 밝히고 있다. 새로운 ‘카오스모스’를 지탱해갈 패러다임들을 동학의 후천개벽 사상부터 상고사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조명해가며 이끌어내는 저자의 ‘정신적 여행’은 이제 한 매듭을 짓고 다음 세대와 함께 진정한 ‘생명과 평화의 길’을 모색한다. ‘긴 침묵’을 앞두고 저자는 이제까지의 공부와 실천, 그 모든 것들이 후배들과 새 세대에 더욱 널리 알려지고 퍼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묶었다. 2002년 거리를 휩쓸었던 700만 붉은 악마와 그들을 포함하는 세대가 이 책에 담긴 모든 것들을 공부하고 끊임없이 실행해주기를 저자는 간곡히 바라고 있으며 새로운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가 이미 ‘우리 안에’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