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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 않은 북클럽 규칙
참여자 소개 2회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권수현 씨 3회 엑스브이우스 4회 뒷담 클럽 5회 우리 안의 이방인, 신, 괴물 6회 없는 책 있지 않은 책과 북클럽 진행을 위한 질문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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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약간 고루해서 그런지 몰라도 결국에는 작가가 글로 승부해야 한다고, 출판사나 독자도 태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 p.53 같은 번역 판본을 놓고도 어떤 사람은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너무 직역이라서 읽기가 힘들다고 하고요. 그런 평가나 감상을 보면, 언제나 좀 고민되는 것 같아요. 무엇이 좋은 번역인가에 대해서. --- p.83 제가 아직 좀 환상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지금 이 완연한 스펙터클의 시대를 거슬러 가는 매체, 그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접하기 쉬운 매체가 책이라고 생각해요. --- p.134 우리가 맨날 시장이 망해 가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게 되게 애매한 말인 게, 망해 가는 출판사는 계속 망하거든요. 저희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망해 가는 곳은 모두 이유가 있어요. --- p.137 물론 모든 책이 그러면 안 되고 또 모든 회사가 그렇게 해야 된다는 건 아닌데요. 근데 어느 정도는, 새로운 독자를 모셔 오려면 기존에 하던 대로, 오직 책으로만 승부를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 p.161 저도 언제인가부터 도서전에 가면 읽고 싶은 책을 사지 않고요. 아는 분들이 나온 부스나 평소에 눈여겨봤는데 궁금했던 곳 가요. 그냥 말을 걸 수는 없으니까 책을 좀 구경하고 사요. 그래서 집에 오면 나랑 전혀 상관없는 책들이 가득 있어요. 그러니까 저는 이게 일종의 응원비라는 생각이 드는데, 독자나 소비자도 그렇게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 p.162~163 |
오늘 책은 다 읽어 오셨죠?
그럼, (있지 않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책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다양한 출판사와 분야에서 일하는 일곱 명의 출판편집자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마치 그 책이 있다는 듯이, 혹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는 듯이. 이 책은 허구와 사실을 넘나들며 책의 세계를 탐구한 북클럽의 기록이다. 책과 출판·편집에 관해서 의심하고 질문을 던져온 출판공동체 “편집자는 편집을 하지 않는다”가 세계 책의 날(4월 23일)을 맞아 선보이는 『있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책의 세계를 안팎으로 거니는 경험에 모두를 초대한다. 북클럽 규칙: 있지 않은 책을 대상으로 한다. 참여자는 반드시 책을 끝까지 읽어 온다. 현재 가장 뜨거운 작가인 윤현수 소설가의 신작 연작소설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권수현 씨』, 국내 최초로 번역된 세계적인 문학가의 유작 『엑스브이우스』, 32명의 저자와 32명의 편집자가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 『뒷담 클럽』, 현대 미디어 철학의 최전선을 담아낸 『우리 안의 이방인, 신, 괴물』, 그리고 본문이 없는 『없는 책』. 북클럽의 대상 도서가 된 5종의 책은 분야도, 저자도, 출판사도 모두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존재하지 않는 책’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 책들은 ‘있지 않은 북클럽’ 안에서는 선연히 존재한다. “어깨가 무겁네요. 사실만을 말하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어깨가 무거운 기분이 든 적이 있었나.” 문학, 사회과학, 철학, 과학, 만화 등 여러 분야에 몸담아 책을 만들고 기획하는 일곱 명의 편집자는 지난 2024년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 만나 책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말이 진짜인지를 의심하는 질문, “진짜요?”를 던지지 않기로 약속하고, 왜 어떤 책이 있는지/없는지, 읽히는지/읽히지 않는지, 우리는 책을 어떻게/왜 만드는지, 더욱 넓게는 책이란 무엇인지를 다루고자 했다. 지금까지 못 보던 책이 등장한다면 과연 어떤 책일까? 그러니까…… 왜 이 책이 아직 없을까? 존재하지 않는 책에 대해서 ‘아무 말’하는 자리인 덕분에,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만남이어도 자유로울 수 있다. ‘이것이 아니라면 무엇을 세계 문학이라고 하겠느냐’며 뜨거운 찬사를 늘어놓기도, ‘이런 책에는 사실 손이 잘 가지 않는다’고 고백하기도 쉽다. 있지도 않은 저자를 두고 현대 사상을 이끄는 거장으로 치켜세우거나, 신비주의가 강해서 표지에 절대로 이름을 넣지 않는 괴짜로 지어내기도 한다. 그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이상적으로, (비)현실적으로 상상하는 데에도 한계가 없다. “어떻게 그 출판사가 가져간 거예요? 국내 첫 작품인데?” “인세 경쟁이 굉장히 치열했다고 합니다. 번역서 출판권을 따낸 이 출판사는 규모가 그렇게 큰 곳은 아닌데요. 거기 출판사 사장님이 다른 사업을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항공사를 갖고 있다고…….” 역대 최다 관람객을 기록한 2024년 서울국제도서전의 장면들, 외국어의 직역과 의역 사이의 거리(저자와 역자와 편집자와 독자 사이의 거리), 공들여도 티가 잘 나지 않는 부속물에 대한 사랑(염증), ‘텍스트 힙’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대한 기대와 의심까지…….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 매일인 출판계에서,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해하며 분투하는 출판인들의 담백한 심정도 담겼다. “책은 아직도 내용이 전부라는 인식이 많은 것 같은데요,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요.……근데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눈에 띄지 않고 알려지지 않으면 아무도 못 보는 건데, 시장 안에서 그런 노력을 해야 되지 않나…….” “저희는 한 권 파는 게 너무너무 중요한 입장인데, 어떤 독자들은 ‘이 책 이쁘다, 제목 느낌 좋다’ 하면서 심플하고 캐주얼하게 접근하기도 하는구나.……” “이번 도서전 때에는 이게 뭐지, 뭔가 좀 달라지고 있나, 그러니까 우리도 좀 어떻게 다르게 움직이면 더 좀 많이 다가갈 수 있나, 하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되게 많이 들었어요. 분명히 어떤 변화는 있는 것 같아요.” 프랑스의 문학 비평가 피에르 바야르가 독서 경험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듯이, 『있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책 안팎의 세계를 넓혀 나간다. 이 책은 책 이야기를 하면서도 책의 자리를 완전히 비워 둘 때, 우리가 또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