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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다 큰 교사가 울고 있어요
선생님이 된 제자에게 보내는 편지
홍지이
다반 20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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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_ 친애하는 나의 어린 친구에게

1 너희들이 있었다
2 홍 선생으로 불리던 날들
3 풍경이란 서 있는 곳마다 다르게 보이기 마련이지요
4 우리가 모은 마음이 여기에
5 다시 교문 앞에 서면

에필로그 _ 받는 사람: 끝까지 걸어가는 우리들에게
감사의 말

저자 소개 1

퇴사 후 반려인 유기견을 가족으로 맞이하기 위해 10여 년간 교사로 근무한 학교를 그만뒀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박차고 나와 한다는 일이 고작 개 반려하기라는 게 의아할 수 있지만, 수년간 반려 가족을 꿈꾼 내겐 진지한 선택이었다. 떠돌이 생활을 하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한 유기견을 위해 반려동물 관련 자격증을 따고 각종 수업을 듣기도 했다. 이제는 보호자와 교감할 줄 알게 된 반려견 무늬와 친구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을 꿈꾸며 살고 있다. 임시보호 공동체 버려지거나 학대와 방치 현장에서 구조된 개의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우연히 안락사 직
퇴사 후 반려인
유기견을 가족으로 맞이하기 위해 10여 년간 교사로 근무한 학교를 그만뒀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박차고 나와 한다는 일이 고작 개 반려하기라는 게 의아할 수 있지만, 수년간 반려 가족을 꿈꾼 내겐 진지한 선택이었다. 떠돌이 생활을 하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한 유기견을 위해 반려동물 관련 자격증을 따고 각종 수업을 듣기도 했다. 이제는 보호자와 교감할 줄 알게 된 반려견 무늬와 친구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을 꿈꾸며 살고 있다.

임시보호 공동체
버려지거나 학대와 방치 현장에서 구조된 개의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우연히 안락사 직전의 한 유기견을 임시보호하게 되었다. 따뜻한 가족을 찾아줌과 함께 찾아온 이별에 매번 눈물 콧물 쏙 빼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보람이 있음을 알게 된 후 가족들과 함께 꾸준히 임시보호 봉사를 하는 임시보호 공동체가 되기로 했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가족의 품에 안긴 개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울다가 웃곤 한다.

동물구조단체
동물구조단체 위액트의 액터로 봉사하고 있다. 단체가 구조한 구조견의 입양 공고문을 작성하는 팀의 일원이다. 홈페이지와 SNS에 싣는 이 글은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작은 생명이 당당히 살아 있음을 세상에 크게 소리쳐 알리는 것과 같다. 또한 어딘가에 있을 가족에게 이 글이 닿아 입양으로 이어져야 하기에, 늘 진심을 담고 최선을 다한다.

글쓰기 생활자
학창 시절엔 끓어 넘치는 자아를 종이에 꾹꾹 눌러 담아 나열한 단어와 문장을 시로 포장해 과분한 상을 받았고 대학에 진학했다. 소중한 인연, 찬란한 일상의 영감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는 게 아쉬워 무엇이든 꾸준히 적는다. 그중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쓰는 건 큰 용기를 내서 하는 편인데, 그렇기에 이 책에 담은 글은 행간과 여백에 숨겨둔 뜻까지 모두 애달프고 소중하다.

브런치 https://brunch.co.kr/@redmanteau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mooneethe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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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286g | 128*188*17mm
ISBN13
9791194267270

책 속으로

첫해는 그야말로 사력을 다 했던 것 같아. 길지 않은 경력을 가진 20대의 햇병아리 교사라는 본모습을 감추기 위해. 너 역시 같은 단발머리여도 어딘가 어설픈 뒷덜미를 숨길 수 없는 중학생 티를 갓 벗어난 고등학교 신입생이었잖아.
--- p.5

사실 난 누구보다 3월을 미워해. 누군가 내게 제일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인생의 한 순간을 묻는다면, 어느 해인지는 관계없고 무조건 교사로서 3월 첫 평일의 학교, 새 학기 아이들 앞에 섰을 때라고 할 거야. 환대와 긴장의 선율이 만들어 내는 오묘한 불협화음에 맞춰, 춤을 춰야 하는 무희가 된 것 같았거든. 아냐. 무희보다는 칼춤 추다 펄쩍 뛰어 작두에 올라탄 무당의 처지와 더 어울린달까.
--- p.15

중견 교사가 되어서도 3월 울렁증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더라. 학생 수가 많았던 시절엔 한 해 입학생이 300명이 넘을 때도 있었어. 거기에 새로 부임하는 교사들까지 하면 한 달 내내 낯선 얼굴이 복도 이곳저곳을 둥실둥실 떠다녀.
--- p.16

언젠가 네가 칭찬하는 것보다 몇 배나 더 어려운 게 꾸짖는 거라고 말했던 게 떠올라.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잘 혼내는 건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며. 그러게. 잘 혼낸다는 건 뭘까. 타인이 듣기 싫을 것이 분명한 말을 하는 게 교사라고 뭐 쉽겠니.
--- p.32

사실 너도 알고 있지? 어른으로서, 교사로서 학생의 석연찮은 행동을 발견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옵션. 혼내지 않기. 외면하기 혹은 모른 척하기의 다른 표현이잖아. 그래도 우리 아직은 포기하지 말고, 아이들을 바라보자.
--- p.39

판단하고 정의 내리고 결정하고 답을 내려 주는 능력 있는 교사 100명도 필요하지만, 늘 한 자리에 서서 진심 어린 응원과 칭찬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교사 1명도 귀한 것 같아. 이게 나의 결론이야.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 p.51

나는 떠났지만 여전히 일선 현장에 있는 너의 마음은 때때로 벌판에 선 기분일 거야. 열지도 닫지도 못한 마음의 작은 틈새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을 내내 맞으며. 매일 겨울일 것 같은 그곳에서…
--- p.103

학교에서 수완과 처세와 눈치라는 건 언제나 등 뒤에 찰싹 붙이거나 주머니 속에 잘 넣고 다녀야 하는 덕목이더구나. 이것 중 하나라도 놓치는 일이 발생하면 수완, 처세, 눈치가 가진 원래 의미의 세계관 확장이 일어나.
--- p.132

학교에 있을 땐 저 견고한 카르텔 안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어. 기간제 교사일 때 받았던 상처를 누구에게 돌려주진 않았지만, 특별히 질서를 거스르려 하지 않고 묵묵히 따를 수밖에 없는 순간엔 늘 빠짐없이 치욕스러웠어.
--- p.138

퇴직을 하신 선생님을 보내 드렸던 그 자리에서는 눈가가 빨개지도록 울었지만, 지금의 나라면 눈가가 아니라 양 손바닥이 빨개지도록 우렁찬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 슬프지만, 힘들지만, 두렵지만, 아프지만, 버겁지만 끈기 있게 버텨 주셔서 감사하다고. 귀한 자리를 채워 주셔서 감사하다고.
--- p.218

얼마 전부터 세간을 들썩이게 한 뉴스의 중심에 학교와 교사가 서 있는 일이 많아졌어. 전국 각지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은 비슷한 듯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곤 했어.
--- p.238

어느 날. 엄마가 이런 말을 하셨어.
“지이야, 네가 학교를 그만두어 다행이다.”
나의 동료들이, 당신이 경외하는 교사들이 바스러지는 모습을 보시는 게 무척 힘드셨나 봐. 마음이 너무 아파. 내가 교사였던 시간은 우리 부모님의 자랑이었는데, 만약 내가 지금까지 교사를 하고 있었다면 난 부모님의 자랑이 아니라 걱정이 되었을까. 수많은 교사들의 부모님들은 예전과 달리 가슴앓이하시며 상상해 본 적 없는 일들을 떠올리고 계실까.
--- p.239

그래. 난, 학교가 세상의 중심이 되면 좋겠어. 모두 다 학교를 최애로 여기고 사랑하고 아껴 주면 좋겠어. 물론 교육 제도와 방식 등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을 외면하면 안 돼. 학교와 교육의 문제에 대해 말하자면 밤을 새도 모자라. 무비판적 수용은 사랑이 될 수 없어.
--- p.255

소중한 나의 벗이 올해는 학교에서 이루고 싶은 그 꿈을 꼭 이룰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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