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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51장 어머니의 생애 15어머니의 양친 185세, 모친을 잃다 1912세, 부친을 잃다 2122세, 둘째 오빠의 시베리아 억류와 사망 2224세, 결혼. 28세, 큰딸의 요절 25삼남매의 어머니이자 아내로서 2664세, 남편과의 사별, 몽골 성묘와 이후의 생활 292장 어머니의 일기와 생활 371기: 67~75세 ─ 뒤늦게 온 어머니의 청춘, 살며시 다가온 세월의 발소리 4267세(1991년) “가방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꼭 안고 있었다” 4368~75세(1992~1999년) 인생의 집대성과 엔딩 노트4868세(1992년) “1시 28분 남자아이 출생, 52.5센티미터 3694그램” 4869세(1993년) “희미하게도 등나무 꽃송이를 살랑 흔드는” 5070세(1994년) 몽골 성묘 5771세(1995년) “노인이란 이런 것인가” 5972세(1996년) “도라야키 쇼크인가?” 6073세(1997년) 예루살렘으로 6274세(1998년) “내 장례에 관한 노트, 예의 서류철에 넣어두다” 6575세(1999년) 이탈리아 여행 “올해도 무사히 저물어간다” 692기: 76~79세 ─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생활, 인지 기능 저하와 싸우다 7676세(2000년) 세탁소 소동 “절대 정신을 놓지 않도록 심신을 다잡자” 7777세(2001년) “귀찮아서 죽으로 때웠다” 8578세(2002년) “도쿄 요양원에 들어가고 싶다” 9779세(2003년) “비참하고, 부끄럽고, 어서 사라져버리고 싶다” 1103기: 80~84세 ─ 늙음에 휘둘리는 나날, 무너져가는 자아의 공포 1980세(2004년) “이대로 정신을 놓아버린다고 생각하면……” 11981세(2005년) “끝내 온 건가?” 13582세(2006년) 이대로 정신을 놓을까 보냐, “힘내! 레이코!” 5683세(2007년) “정신을 놓아버린 것 같다…… 정신을 놓았다!” 17984세(2008년) “하루하루 정신이 흐려지는 것 같아서 무서워 견딜 수가 없다” 2094기: 85~87세 ─그 후의 어머니 25785세(2009년) “전화를 너무 많이 건다고 혼이 났다” 25786~87세(2010~2011년) “오랫동안 감사했습니다” 27486세(2010년) “힘들다고 하잖아!” 27486세(2011년 1~4월) “빨리 뭐라도 좀 해줘” 28186~87세(2011년 5월) “잘 가요” 2843장 인지증이란 무엇인가 295알츠하이머형 인지증이란 무엇인가 297알츠하이머 인지증 급증 현상의 의미 298알츠하이머병 완치약 개발은 가능한가 301어머니에 대한 진단을 생각한다 3034장 어머니의 여로 311후기 317감사의 말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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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의 미신을 타파하는 실재의 기록삶이란 매번 뒤늦게 도착한 것들과 어긋나는 것들로 빼곡하다. 이를테면 어머니 말년에 도착한 열망, 충동, 의욕 같은 것들이다. 어머니는 다이쇼(1912~1926년) 말기에 태어나 쇼와(1926~1989년) 초기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제2차 세계대전과 청춘이 맞물렸고 패전 후에는 곧바로 결혼해 가정생활에 전념했다. 사별 후에야 단카 모임, 피아노 레슨, 스페인어 공부 등으로 열정적인 생활을 만끽했지만, 아들의 눈에는 인지증을 부추길 만큼 부산했던 날들이기도 했다. 노화가 어머니를 잡고 늘어지며 삶의 속도를 늦출 때도 어머니는 ‘이제부터 만회하겠다’는 마음을 다급하게 먹었다. 이는 어머니만의 존재 방식이기도 했지만, 동시대에 나고 자라 노인이 된 세대의 해소되지 않은 염원이기도 했다. 저자가 엮은 기록들은 내밀한 미시생활사이자 동시대 일상사이기도 하다. 한편 저자가 그 기록을 반추하며 깨닫는 것들 역시 한발 늦게 도착한다. 문장들은 당시에 알 수 없던 어머니의 속내를 꺼내 보인다. 전화를 자주 한다고 다그친 것, 짜증을 섞어 대답한 것, 자식들 의도대로 어머니의 거처를 논한 것, 인지증으로 인한 실수겠거니 하고 넘겨짚은 것…… 그때마다 어머니는 주변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부터 유리된다는 소외감을 느꼈다. 뒤늦게 일기장을 읽으며 얻은 깨달음은 저자의 마음에 응어리진다.저자는 그 자신이 전문의로서 누구보다 인지증을 잘 알기에 오히려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관찰, 판단, 결정을 유보한다. 어머니가 “나는 원래 덜렁대곤 하니까”라고 쓴 것처럼 그 역시 어머니의 변화를 감지하고도 “우울증? 혹은 인지증일까. 원래 그런 성격이기는 했다”라고 쓰고 마는 것이다. 그조차도 그때는 몰랐지만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 확언하는 순간 사태를 걷잡을 수 없다는 두려움이 저자 마음에 스몄고 이는 시간이 흘러 후회로 돌아온다. 저자는 당시 자신의 일기를 꺼내 같은 날짜에 쓰인 어머니와 아들의 기록, 혹은 환자와 의사의 기록을 대조해서 보여준다. 아들이자 의사로서 사적이고 공적인 성찰을 교차시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어머니와 저자 외에도 차남, 딸, 며느리 들 역시 어머니의 병태를 살피고 기록을 주고받았다. 더해진 기록들은 추상적으로나 분류되던 질병의 테두리에 구체적인 형상을 부여한다. 이로써 우리는 인지증 환자의 주관적인 괴로움에 얼마나 둔감했는지를 새삼스레 알아차린다. 인지증 환자를 기억 또는 정신과 요원한 존재로만 바라봤던 정신의학의 미신은 실재하는 기록 앞에서 무색해진다. 이 책의 저자를 비롯해 많은 의학 전문가는 알츠하이머병은 노화에 따른 불가피한 것으로, 이를 완치하는 약이란 사실상 불가능한 바람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인지증 환자의 가족이거나 잠재적 당사자로서, 그리고 초고령사회의 일원으로서 ‘나이 듦’에 따른 인지 기능의 저하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하고, 맞이하며 살아야 할지 질문해야 한다. 이 책은 여정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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