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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궁 맑음
명의를 만나는 문턱은 높지 않아야 한다
권용순
고유명사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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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내게 한결 같은 그녀들 - 014
하루의 시작 - 022
탄생의 시공간 -027
홀로서기 - 034
뜨거운 눈물 -039
고마운 사람 - 046
환상의 콤비 -055
그때 너무 고마웠어요 - 069
미국 환자 - 082
승진 싫어요? -095
소중한 첫 만남, 산모 - 107
너무나 아팠다 - 119
가족의 곁으로 -142
준비한 이별 여행 -155
반가다. 우리 첫 아가 -169
소녀 같은 내 환자들 -188
모나고 어린 의사 -201
못난 의사들-218
어설픈 사기꾼 - 228
나만의 일기 - 245
백수 같은 나 -259
덫에 걸려들지 않으려면 - 268
미꾸라지! - 274

저자 소개1

권용순

 
현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부인종양학 교수 현 산부인과 과장 현재 자궁 선근증 수술과 가임력 보존 치료의 세계적 개척자이자 수술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가장 오랜 임상 경험과 다수의 연구 업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수술 치료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임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수술법을 개발함으로써 자궁선근증으로 고통받던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내외 학술지에 다수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다양한 학회에서 강연을 진행하면서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25*189*30mm
ISBN13
9791199028814

책 속으로

“네. 수술 가능해요. 자궁을 보존하고 선근종은 완전히 절제할 수 있어요. 수술 후 3개월 정도 지나면 자궁의 기능과 구조도 안정되어 임신 시도도 할 수 있으니 지금보다 훨씬 높은 임신력, 출산력을 발휘할 것 같아요. 아, 물론 생리통과 생리량이 정상화되는 것은 당연하고요. 결과적으로 90퍼센트 이상의 환자들이 증상은 사라지고 약물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정상 자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된답니다.”
“정말요? 제가 이렇게 심하고 아니, 다른 유명 교수님들도 다 만나봤는데 다들 불가능하다며 적출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말 가능한 거 맞나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가능합니다.”
--- p.18

“교수님, 자궁동맥혈관을 차단하고 수술하시는 건 어떨가요? 쉽지는 않겠지만, 잠시 멈춰 놓고 수술을 진행한 뒤 다시 원상 복귀해 놓는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
“어떤 방법으로…?”
“혈관을 일시적으로 막는 내시경 클립이 있어요. 그걸 활용해 보시는 건 어떨까 해서요.”
--- p.52

이 교수가 머뭇거리면서 입을 연다.
“과장님께 선근종 수술을 받은 뒤 임신한 산모가 지금 입원 중인데 조기 출산 우려가 있어서요. 임신 36주가 넘었고 애기도 잘 커서 출산이 임박했습니다.”
……
“주말엔 응급수술을 하게 되더라도 당직 체계일 텐데, 그보다는 아예 주말 전인 금요일 정규 시간에 하지 그래?”
“저도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환자분이 꼭 36주를 넘겨서 애를 낳고 싶다고 하시네요. 최대한 자궁 안에서 애기를 더 키워서 낳고 싶다니까 주말은 넘겨야 할 것 같은데, 약간 수축이 있어서 그때까지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제가 선근 종 수술 후에 임신한 산모의 제왕 절개는 처음이거든요.”
“알겠네. 주말에 별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서울 가지 않고 여기 있겠네.”
산모와 가족들은 잘 모른다. 교수 둘 이상이 이렇게 철저하게 환자의 출산에 노심초사한다는 것을.
--- pp.112-114

“교수님. 그동안 제 동생 옆에서 진심으로 치료해 주신 마음, 너무 잘 압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좋은 의사가 되실 거예요.”
나는 그날 내가 어떻게 병원 근무를 마쳤는지 지금도 잘 기억이 안 난다. 밥맛이 없었고, 의사도 싫었다.
그날 나는 환자의 언니가 나가고 난 뒤 조용히 연구실로 돌아와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엄마 품에 안겨 한없이 우는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이었다. 병원 일이 제대로 손에 잡히지 않았다. 며칠 동안 내가 진료를 했는지 수술을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았다.
……
나는 매일 밤 천장만 응시하다가 지쳐서 잠들곤 했다. 그러다가 문득, 정말 좋은 의사가 되어야겠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게 그거였구나, 그 환자가 내게 해 주고 싶었다는 그 말은 내가 이럴까 봐 나를 위해 해 준 말이었구나, 깨달았다.
--- p.137

세상에 진실한 명의가 있다면, 환자들이 그 명의를 만나는 문턱은 높지 않아야 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누구나 건강한 삶을 되찾아야 한다. 시간과 돈은 얼마가 들어가도 좋으니 명의의 치료를 받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편하게 만나고, 쉽게 치료받고, 완전히 건강해져서 환자가 적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 p.216

그제야 부부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내 치료의 끝이 어떨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환자와 보호자가 미소 짓는 이 순간만큼은 내가 그들에게 도움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 나는 치료를 통해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언젠가는 가망없는 환자 앞에서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당신을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라는 말을 하게 될 때가 올 것이다. 하지만 비록 어깨는 무겁지만 지금은 그런 순간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이다.
--- p.226

참 아이러니했다. 그토록 아기를 갖기 위해 열 차례 넘는 시험관 시술의 실패와 유산으로 얼룩진 이력을 가지고도 아기를 갖고 싶다고 찾아왔던 환자가 전혀 아프지도 않고 아름다운 생리를 하는 자궁을 갖게 된 지금 오히려 아기 생각이 없다는 것이.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변한 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그랬다. 언젠가 원한다면 아기를 가질 테지만, 환자는 이대로 인생을 즐기면서 남편과 같이 살다가 폐경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야 자신이 정말 원하는 삶을 깨달았고 찾은 것이다.
--- p.255

의사는 ‘사람 같은’ 생명체가 아닌, ‘사람’을 치료한다. 그 사람이 죽었다는 것은 의사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는 생명체가 죽은 것이다. 그 때문에 고뇌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치료해 온 환자를 떠나 보낸 의사는 어쩌면 의료업을 포기하고 슬픔 속에서 살아갈지도 모른다. 환자의 죽음은 아무리 합리화하려 해도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극단적인 고통이기에 그는 평생을 그 죽음의 고통과 번민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 이런 상상만으로도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라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직업인지 짐작할 수 있다.

--- p.265

출판사 리뷰

의료 현장의 이야기를 다룬 콘텐츠 대부분은 많은 인기를 끈다. 그만큼 병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에는 수많은 군상의 다채로운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감동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뛰어난 실력으로 어렵디어려운 관문을 뚫고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신성한 일에 종사하는 의사들에게 상반된 평가가 돌아가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한때 ‘사’ 자가 들어가는 직업이 전문직의 꽃으로 여겨지며 최고로 추앙되었다. 최근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으로 빚어진 의료대란이 심화되면서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고, 시대가 변하면서 현실도 많이 달라졌지만, ‘사’ 자 들어가는 직업들을 향한 우러름은 여전하다.

수술실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비록 포탄이 쏟아지지는 않더라도 죽을 만큼 아픈 고통, 어디에서도 희망 한 자락 찾을 수 없는 절망, 끝끝내 막지 못한 죽음이라는 무시무시한 적을 상대해야 하는 사투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비단 수술실만 그럴까. 하루가 멀다 하고 그런 곳에서 의술을 펼쳐야 하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마땅한 지위와 존경, 보상이 따라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드높은 존경과 보장된 보상이라는 화려한 외피 속에 가려진 책임과 의무, 감내해야 할 현실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권위적 위계질서, 기득권 카르텔의 횡포, 조직 내 알력을 견뎌 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환자를 살리면 살릴수록 병원 적자만 가중시킨다고 악당 취급당하는 드라마 속 이야기는 픽션이 아니라 온전한 팩트이기 때문이다.

국경없는의사회 등에서 박애정신을 실천하는 의사들을 보면서 우리는 존경심과 동시에 도저히 그렇게 살 수 없는 나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잘살기 위해, 안정적인 삶을 위해 의사의 길에 들어선 이들에게도 그런 거룩함은 하찮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자궁 맑음》에서 그러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직업적 소명에 대해 늘 묻고 답을 찾으려 노력해 온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수술실의 날카로운 긴장 속에서나 병실에서의 따뜻한 웃음 속에서도 끊임없이 질문한다.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 좋은 삶이란 어떤 것인가?”

《오늘 자궁 맑음》에도 의학계 내부의 부조리나 조직 내 갈등, 연구자로서의 고뇌 등과 같은 직업적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만 그런 이야기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고, 그들을 향한 이해와 애정이 녹아 있다. 환자가 있었고, 그 길고 지난한 여정을 함께했던 동료들이 있었고, 끊임없이 품어 온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저자의 열정과 도전, 용기가 있었다. 저자는 타협보다는 진실을 택했고, 그 때문에 때로는 불이익과 외로움, 고통이 따랐지만 굳굳이 그것들을 감내해 왔다.

한자로 의사(醫師)의 ‘사’ 자는 변호사(辯護士)나 박사(博士)의 선비 ‘사(士)’나 판사(判事)나 검사(檢事)의 일 ‘사(事)’가 아니고 스승 ‘사(師)’라고 한다. 아마도 저자는 건강한 몸을 되찾아 주는 치료를 통해 건강한 마음까지 회복해 소소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진정한 스승의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은 의사, 좋은 삶이라는 해답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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