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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한 시절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는 일1부 아이라는 낯선 세계로그럼에도 육아탄생이라는 비가역적 사건 앞에서낯선 세계로의 입성세상은 노키즈존 밖에도 있다육아 인류 멸종 시대어린 시절이 곁에 있다는 것우린 무얼 위해 고생하는 걸까아이가 아플 때나를 내어준 만큼의 행복이중 긍정에 대하여어느 빌라촌의 오후우연과 행복의 상관관계퇴근했는데 집이 엉망이다나의 사랑스러운 감성 파괴자바퀴벌레 싸움인간이라는 동물눈을 읽는 눈동자책임질 것이 있는 어른이라서부모의 자리나를 위해 흘리는 눈물그 어떤 세상의 소음도 스미지 못하지2부 서로에게 배우는 시간첫 이 뽑는 순간딱 알맞은 행복작고 사소한 날들이 나를 살린다내 마음은 없어?다른 이의 입장을 상상해보는 일꼬마 사자와의 사투관계의 시작은 들어주기로부터넘어져도 괜찮아등원 길 파노라마특별한 나들이 날꼴등으로 사랑받는 기쁨삶의 진짜 사건들다른 존재와 손을 맞잡는 이유마음을 가득 먹고 자라기를삶의 지표로 기억되기 위해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란다셀프 담금질의 필요성무언가 두렵다면삶을 사랑하는 연습여기까지 오려고 그랬나 보다어린아이의 키로 달리는 일3부 사랑을 덧칠하는 삶사랑의 분배 문제가정의 행복에 관한 언어매일 돌아오는 삶을 위하여낭만적 환상, 그 이후관계는 회전목마처럼꽃등에를 사랑할 수 있기를아내와 하이볼을 한잔 하다가함께 살다 보면 왠지 우스워지고 싶어진다잠시 꼭 붙어 있는 시절우리는 아마 잘 살 것이다세상에 대한 사랑삶은 언제나 그리운 날들 속에망각과 상실에 맞설 수 있다면다른 건 아무래도 좋아사랑의 호소서로의 웃음을 지켜주기 위해내게 어울리는 삶의 구조아이와 둘이서 바다를조금 더 사랑하다 떠날 것우리 셋의 조각들무지개의 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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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수로서의 삶이 아닌, 복수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아이라는 가깝고도 먼 타자와 관계 맺는 의미먼저, 1부 ‘아이라는 낯선 세계로’에는 아이가 환대받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서 작은 생명을 책임지며 느낀 어려움과 고민, 좌충우돌하는 일상이 녹아 있다. 이어 2부 ‘서로에게 배우는 시간’에서는 아이와 함께하는 날들 속에서 깨달은 삶의 진리와 유연해진 삶의 태도를 풀어낸다. 마지막 3부 ‘사랑으로 덧칠하는 삶’에는 아이의 유년기 시절이 유한하기 때문에 더 크게 경험하는 사랑의 무한함에 대해 이야기한다.저자에게 아이의 탄생은 삶에서 가장 큰 전대미문의 사건과 같았다. 결혼 전후 아이와 함께하는 삶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 없던 자신에게 마치 “운석이 떨어진 이후 지구에서의 삶처럼 전혀 다른 세계가 도래”(9쪽)했기 때문이다. 혼자 잠을 자지 못하던 시절의 아이는 매일을 비몽사몽 중에 흐르게 하고, 잘 걷지 못하던 시절의 아이는 유모차가 진입하기 쉬운 쇼핑몰 나들이만 가능하게 한다. 작고 연약해 병치레가 잦은 아이를 위해 부모는 직장에서 ‘반차의 신’이 된다. 그뿐일까. 여유로운 주말의 독서를 중단시키고, 만화 주제가 소리로 집안을 가득 채우는 ‘사랑스러운 감성 파괴자’와의 동거로 인해, 자신을 “사로잡아왔던 인생의 감성들이 파괴당하는”(75쪽), 인문학 작가로서의 작은 실존적 위기를 느끼기도 한다.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이를 정신없이 씻기고 먹이고 재우며, 아내와 ‘우린 무얼 위해 이렇게 사는 걸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의 시선은 단순한 행위 서술에 머무르지 않고, 그 너머 ‘관계 맺음’의 의미로 나아간다. 양보와 조율, 희생과 인내의 행위 이면에는 함께하는 기쁨,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겹쳐 바라볼 수 있는 즐거움, 부대끼며 살아가는 충만함이 동시에 존재한다. 아이와의 관계 맺음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특정한 목적이 있거나 이윤이 되는 결과물이 남아서 유의미한 것이 아니라, 맺어나가는 과정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 저자는 아이라는 가깝고도 먼 타자와 관계 맺어가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삶은 결국 ‘나와 사랑을 나눈 사람들의 총합’이라는 말을 믿게 된다”(54쪽)고, 그렇게 나 자신만을 위한 ‘단수로서의 삶’이 아니라, ‘복수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의미를 발견한다. 내가 나의 욕망이나 쾌락에만 고도로 몰입하면서 얻는 것 못지않게, 나를 희석시키고 뒤로 물리면서 얻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간다. 내가 배워가는 삶은 또다른 모양의 행복이 더 있음을 속삭인다. (...) 나는 단수로서의 삶이 아니라, 복수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삶이 곧 관계라는 것을, 진정한 관계를 삶에 들이는 만큼 나는 오히려 삶에 더 깊이 속하게 된다는 것을 진정으로 믿게 된다. _53~54쪽“요즘 같은 시대, ‘육아’라는 인생의 또 다른 단계로 들어선 이들을 응원한다”위로와 공감을 선사하는 선물 같은 에세이신이 있다면, 신은 우리에게 잠시 온 영혼을 고갈시키듯이 사랑하라고 아이가 있는 한 시절을 주는 것 같다. 한 번 사는 인생, 그렇게 사랑할 시절을 가지라고, 삶의 가장 깊은 정수를 한 모금 마시고 돌아오라고 말이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삶이 어려운 것은 그만큼 가치 있기 때문이라고, 가치 있는 모든 것은 어렵다고 말이다. 삶의 어려움이 아이와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훼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_20~21쪽저자는 육아를 ‘정신없는 날들 속에 핀 꽃’에 비유하며, 육아하는 삶은 마치 무성한 풀과 돌 틈에서 피어난 꽃을 하나씩 골라 천천히 꽃다발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같다고 고백한다. 허리를 굽혀 꽃을 고르는 과정이 힘들고 지난해, 정작 손안에 들린 꽃다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잊을 수 있다. 마음을 적시고 때로는 미소를 번지게 하는 생생한 에피소드는 독자로 하여금 함께 들판의 꽃을 꺾어 꽃다발을 만드는 경험을 선사하고,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상기시킨다. 아이는 때때로 저자에게 ‘작은 시인’처럼 삶의 영감을 주고, 특유의 천진하고 솔직한 언행으로 예상치 못한 웃음과 감동을 준다. 어느 날, 화장실에서 바퀴벌레를 맞닥뜨린 저자는 죄 없는 바퀴벌레를 죽이지 말자는 아이와 논쟁을 벌인다. 바퀴벌레가 아니라 바퀴벌레에 묻은 세균이 나쁜 것 아니냐며 반박하는 아이를 끝내 완전히 납득시키지 못한 채 씁쓸하게 마무리되는 일화는 바퀴벌레와의 당황스러운 조우를 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바꾸어 풀어내며 웃음을 자아낸다. 또, 저자는 아이와 함께 온갖 공룡과 포켓몬의 이름을 줄줄 외우는 순간과 아이의 작은 손을 맞잡고 노을 지는 하늘을 보며 걷는 풍경을 묘사하며, 아이와의 순간에 집중할 때 온갖 압박감, 책임감, 스트레스, 중압감으로부터 잠시 해방되는 치유의 경험을 풀어낸다. 이처럼 저자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 책은 마치 선물처럼, 바쁜 일상에서 쉽게 잊히는 육아의 가치와 아이와 함께하는 삶의 행복을 한아름 모아 선사하며, 몸과 마음을 바닥까지 박박 긁어 아이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응원한다. 나는 세상의 모든 엄마 아빠들을 응원한다. (...) 어렵지만 함께인 삶을 알게 되는 그 여정, 믿음을 이해하고 의존을 받아들이며, 그래서 삶의 또 다른 단계를 걷는 그 함께함의 여정을 응원한다. 나는 그렇게 우리들이 어른이 된 것을 축하한다. _24~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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