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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누워 책 읽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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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주기
책을 빌려주는 일은 심각한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에서 불온한 부분을 삭제해야만 한다. 책꽂이에서 뽑아내고, 껍데기를 벗기고, 모래를 털어내고, 내 손때를 지워 낯선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실 빌려주는 것에는 부탁해서 빌려주는 것과 자발적으로 빌려주는 것,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조마조마한 갓ㅁ을 안고 바라보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샅샅이 뒤지는 그 눈길, 책등을 따라 훑어가다 갑자기 멈추는 그 손가락을? 그러면 그 책은 끝장이다. 그 책은 이제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가슴이 아려 온다. 그 책은 안돼! 결코 돌려주는 법이 없는 혹은 언제 돌려줄지 아무도 모르는 그, 그녀에게는 안돼! 언제가, 나는 감히 거짓말을 했다. "미안하지만 빌린 거야" ---p.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