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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결|믿을 만한 어른
조웅연|너만 빼고 완벽한 우리 반 천가연|세 번째 눈을 뜰 때 최혜영|을씨년이 대관절 뽑히는 이야기 강지윤|다정의 온도 |
張娥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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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할머니가 아빠에게 물려준 금불상이 있었다. 아빠는 딱히 소중하게 보관한 것까진 아니어도 어쨌든 십수 년 동안 불상을 잘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4년 전 아빠의 사업이 망하고 빚더미에 앉자, 아빠는 나와 동생의 돌 반지, 할머니가 물려준 금불상을 포함해 돈 될 만한 금붙이는 싹 긁어모아 금은방에 팔았다. 불상을 팔고 받은 돈은 단돈 30만 원이었다.
---p.11 「믿을 만한 어른」 맡기고, 부탁하고, 믿는 건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오직 상대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 옛날 신라에서 쌍둥이 불상을 만든 장인은 혹은 장인에게 제작을 의뢰한 사람은 혼자서도 완전한 상태에서가 아니라 상대가 필요한 불충분한 상태에서 ‘맡김, 부탁, 믿음’이 생긴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옛날 사람들은 한자를 가지고 어떻게 이런 언어유희를 생각해 냈는지 신기했다. ---p.25~26 「믿을 만한 어른」 장혜원 옆에 있다는 건 나도 비슷한 존재로 대접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인기 많은 애 옆에는 최대한 꼭 붙어 있어야 뭐라도 얻는 게 있다. 장혜원의 기분을 맞춰 주는 건 티켓 예매할 때 내는 수수료 같은 거다. ---p.70 「너만 빼고 완벽한 우리 반」 한지웅은 벚꽃을 장혜원과 보고 싶었을 텐데. 그렇게 좋아하는 봄날을 나 때문에 망쳤다. 내 봄날은 누군가의 봄날을 망친 채 허무하게 지나고 있었다.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훔쳤는데,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한지웅이었다. ---p.107 「너만 빼고 완벽한 우리 반」 지구인은 우리를 외계인 외에도 삼목인(三目人)이라고 불렀다. 눈이 세 개인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지구인은 우리를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외계인도 외계에서 온 사람이라는 뜻인데, 지구인은 우리를 바퀴벌레쯤으로 보는 듯했다. 하지만 생명력이 강한 바퀴벌레처럼 조상들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p.120~121 「세 번째 눈을 뜰 때」 거리를 두고 움직이던 그림자는 금성과 내가 발을 맞춰 걸을수록 가까워졌다. 끝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한 두 그림자를 보며, 금성과 오래도록 앞을 향해 걷고 싶다고 생각했다. ---p.183 「세 번째 눈을 뜰 때」 “1번 문제. 을씨년……스럽다?” 우리나라 말이 맞아? 생전 첨 들어 보는데? 혀를 살짝 굴리며 발음해 보니 왠지 모르게 착 달라붙는 어감이 익숙했다. 어쩌면 먼 옛날 조상님들이 쓰시던 말일지도 몰랐다.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음 문제로 넘어갔다. 2번 대관절. 큰 관절이라는 뜻인가? 그렇다면 어디인가. 무릎인가 척추인가. ---p.188~189 「을씨년이 대관절 뽑히는 이야기」 여름의 시작이 내일부터라면 오늘은 봄의 마지막 날이다. 절기 이름은 다 외우고 있어도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걸 한 번도 의식해 본 적 없던 준호는 갑자기 계절의 변화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소희의 말 한마디에 여름을 기대하는 마음까지 생겨났다. ---p.219 「을씨년이 대관절 뽑히는 이야기」 요즘 들어 사람들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사라진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학교 경비 아저씨가 실종됐다고 했다. 어른들은 동네에 흉흉한 소문이 돌면 집값이 떨어질까 봐 걱정되어 건강이 좋지 않아 잠시 쉬는 것뿐이라고 쉬쉬했지만, 그는 아직까지도 학교로 돌아오지 않았다. ---p.244 「다정의 온도」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듣던 노다정은 이제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굳이 들리지 않아도, 다정함은 느껴지는 것이라는 걸. ---p.304 「다정의 온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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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가 3억 원 금불상을 소유할 자격을 갖춘
믿을 만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 장아결 「믿을 만한 어른」 「믿을 만한 어른」은 부모님이 헐값에 팔아 버린 감정가 3억 원의 금불상을 되찾아 부자가 되려는 주인공 ‘나’(정경채)의 욕망과 미성년자인 ‘나’를 대신해 금불상을 구입해 줄 ‘믿을 만한 어른’을 찾는 미션이 맞물리며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과연 ‘나’는 금불상을 무사히 되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부모님처럼 무책임한 어른이 아닌 ‘믿을 만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주인공의 욕망을 어떤 깨달음으로 해소하려 들지 않고 끝까지 지켜 내고 차지하게 만듦으로써, 청소년 소설만의 매력과 힘”(심사평, 최영희 소설가)을 보여 준다. 완벽한 봄날처럼, 설레는 학창 시절을 지키기 위한 고군분투 ◆ 조웅연 「너만 빼고 완벽한 우리 반」 「너만 빼고 완벽한 우리 반」은 초등학교 시절 왕따를 당했던 굴욕적인 기억을 지우고, 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혜원과 어울리며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지내던 주인공 ‘나’(오연희) 앞에, 그 흑역사를 알고 있는 초등학교 동창 한지웅이 전학을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음속으로 몰래 짝사랑하던 한지웅을 질투의 대상인 장혜원이 좋아한다고 고백하면서, 완벽하게만 보이던 ‘나’의 봄날 같은 학창 시절에 서서히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오해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솔직한 진심을 전하는 것임을 말하고 있는 이 작품은 청소년 독자를 설레게 할 한 편의 로맨스로서 손색이 없다. 세 번째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 진정한 우정 ◆ 천가연 「세 번째 눈을 뜰 때」 「세 번째 눈을 뜰 때」는 인류가 눈이 세 개인 외계 난민 ‘삼목인’을 받아들이게 된 시대를 배경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공존의 갈등, 그리고 이를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안정감 있는 문체로 그려 낸 SF 소설이다. ‘다온’은 늘 헤어밴드로 가리고 다니는 단짝 친구 ‘금성’의 이마에 세 번째 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그와의 관계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다. “존중은 하지만 내 주위에 있으면 진짜 싫을 것 같아.”(124쪽)라는 말은, ‘다름’을 받아들이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걸 보여 준다. 이 작품은 세 번째 눈을 가린 삼목인은 괜찮다고 여기면서, 그렇지 않은 삼목인은 차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정상과 표준을 나누고 가르는 우리의 준거가 얼마나 허약하고 자의적”(심사평, 송수연 평론가)인지 잘 보여 준다. 을씨년스럽지 않은, 서로를 이해하는 따스한 마음의 온도 ◆ 최혜영 「을씨년이 대관절 뽑히는 이야기」 「을씨년이 대관절 뽑히는 이야기」는 ‘을씨년스럽다’의 ‘을씨년’을 욕으로 사용하는 국어 무능력자 ‘소희’,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서연’, 그리고 문해력은 뛰어나지만 자기 감정을 이해하는 데에는 서툰 ‘준호’까지, 세 인물의 관계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것은 말의 정확성이 아니라 ‘마음의 언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을씨년들아!”(190쪽), “대관절 한번 뽑혀 볼래!”(188쪽)와 같은 대사를 통해 “전 세대에 걸쳐 문해력이 낮아지고 있는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그려 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의 공감을 끌어낼 만한 작품”(심사평, 최영희 소설가)이다.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미스터리 소동극 ◆ 강지윤 「다정의 온도」 「다정의 온도」는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들린다고 믿는 ‘노다정’과 겉으로는 다정하지만 속으로는 무심한 ‘유다정’이 사라진 ‘우주 폭발 떡볶이집’ 주인 아줌마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 소설이다. ‘친절한 사람들만 실종된다’는 설정이 이야기에 흥미를 더하며, 두 ‘다정’은 아줌마의 흔적을 좇는 과정을 통해 꾸며 낸 다정함이 아닌 진짜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워 나간다. 과연 사라진 사람들을 납치한 범인은 누구일까? 두 명의 ‘다정’은 그들을 무사히 되찾을 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미스터리 소동극인 이 작품은 웃음과 따뜻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이처럼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 세계를 펼쳐 보인 다섯 편의 작품은, 각기 다른 시선과 감각으로 청소년의 내면과 성장의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해 낸다. 이들 이야기는 하나의 세계로 들어서는 ‘문’이자,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확장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다시 말해, “낯선 세계로 향해 있는 통로, 그 문을 열고 독자 스스로 걸음을 내딛게 만드는 이야기”(‘심사평’에서)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