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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조찬희 | 무지개 너머, 덴마크
온하나 | 한여름의 체육 시간
송한별 | 별비가 내리는 날
조웅연 | 오늘의 경수
김민솔 | 꺼지지 않는 빛을 따라

저자 소개 5

고려대학교 대학원 중일어문학과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출판사에서 일본 도서를 한국에 소개하는 일을 했고, 현재는 일본어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여자는 허벅지》《주부의 휴가》《나이 듦의 심리학》《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어른의 맛》《침대의 목적》《아내와 함께한 마지막 열흘》《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등이 있다.

조찬희의 다른 상품

프리랜서 작가. 대본을 주로 쓴다. 「한여름의 체육 시간」이 첫 번째 소설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는 작가가 되고 싶다.
편집자 겸 작가. 수동 킥보드 라이더. 돈과 명예, 재미 중에서는 아무래도 재미인 편. '제5회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궤도채광선 게딱지』로 대상을 수상했고』, 『개가 된 존 버르의 인간성에 대한 소재』로 브릿G에서 ‘개를 소재로 한 소설’ 작가 프로젝트에 당선되었다. 개인 브랜드 미씽아카이브에서 상승과 소녀, 나비를 소재로 한 테마 단편집 『fly like a butterfly』를 기획, 출간했다. 필명 404. SF와 판타지를 중심으로 절망스러운 세계에서 차분하게 망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장르 클리셰를 뒤집어 꺾어 대는 걸 좋아한다. 메르헨
편집자 겸 작가. 수동 킥보드 라이더. 돈과 명예, 재미 중에서는 아무래도 재미인 편. '제5회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궤도채광선 게딱지』로 대상을 수상했고』, 『개가 된 존 버르의 인간성에 대한 소재』로 브릿G에서 ‘개를 소재로 한 소설’ 작가 프로젝트에 당선되었다. 개인 브랜드 미씽아카이브에서 상승과 소녀, 나비를 소재로 한 테마 단편집 『fly like a butterfly』를 기획, 출간했다. 필명 404. SF와 판타지를 중심으로 절망스러운 세계에서 차분하게 망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장르 클리셰를 뒤집어 꺾어 대는 걸 좋아한다. 메르헨 판타지 「겨울 잿더미 축제」 등을 발표했으며,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 SF와 판타지, 호러 장르를 중심으로 하는 독립 출판사 ‘미씽아카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송한별의 다른 상품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시나리오를 공부했고 지금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언젠가 좋은 작가가 될 거라는 은사님의 예언을 마음에 새기며 카페에서, 골방에서 글을 끄적이고 있다. 경쾌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조웅연의 다른 상품

덕성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 전공, 이야기와 함께 자라 왔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140*205*20mm
ISBN13
9791170611837

책 속으로

“언젠가 보청기를 하면 내 인생은 다른 국면에 접어들 거야.”
음악이 나오지 않는 헤드폰에 관해 고백하던 날, 나는 집 앞 공원에서 윤수에게 말했다. 윤수는 내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나서 말했다.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는 거랑 뭐가 달라. 그때도 넌 너대로 살면 돼.”
윤수는 나를 위로했지만, 그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보청기를 한 내 모습이 얼마만큼 아빠와 닮아 보일지. 내가 무서운 건 그거라고 차마 말하지 못했다.
“네가 보청기 하게 되면 내가 알바 두 달 뛰어서 거기에 다이아몬드 박아 줄게. 어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는 더 이상 학교에서 헤드폰을 쓰지 않았다.
--- p.24-25 「무지개 너머, 덴마크」 중에서

“나도 좋아하는 사람 있어.”
그 말은 아주 자연스러운 척, 여름에게서 튀어나왔다. 생각하고 한 말은 아니었다. 여름이 하려던 건 사실 그런 게 아니었다. 아침부터 마지막 수업이 끝날 때까지 오늘 한 번도 입을 연 적 없는 여름은 그저 말이 하고 싶었다. 잠깐만 붙잡고 싶었다. 튀어나온 그 한마디로 아이들의 관심은 여름에게 집중됐고, 누구냐, 몇 살이냐, 우리 반이냐, 우리 학교냐 등의 질문 폭격이 이어졌다. 대화는 집에 가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졌고 오늘은 고등학교에 와서 여름이 가장 오래 대화한 날이 되었다. 그 대신 여름은 있지도 않은 오랜 짝사랑 상대를 만들어 내야만 했다.
--- p.57 「한여름의 체육 시간」 중에서

시간이 지나고 롱보드 주행에 익숙해지자 시선을 돌릴 여유가 생겼다. 온비는 한 손으로 차양을 만들고 앞을 내다봤다. 정점을 지나 서서히 기울기 시작한 태양이 짧고 뭉뚝한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열기가 식지 않은 새하얀 도로 위로 온비와 라이트닝 스트라이크가 만들어 내는 새카만 그림자가 날아들었다. 풀벌레는 여전히 시끄럽게 울어 댔고, 킥보드보다 훨씬 작은 70밀리짜리 바퀴는 다르륵 높은 소리를 내며 굴러갔다. 햇빛이 떠넘기는 더위는 피부에 닿자마자 바람에 휘감겨 날아갔다. 덥지만 시원했고, 습하지만 개운했다.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
--- p.123 「별비가 내리는 날」 중에서

“아까 그게 복싱이었어?”
“응, 2년 정도 했어…….”
“어울리네. 팔다리도 길어서. 그런데 넌 연예인이 더 어울릴 거 같은데.”
오연희는 흘리듯이 말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나는 멀어져 가는 오연희를 한참 쳐다보다가 손에 쥔 종이 쪼가리를 봤다. 이 종이 쪼가리는 마법이다. 엑스트라에서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마법. 꿈이 아닌 현실로 오연희를 데려올 마법. 늘 지기만 하는 복싱에서 건져 줄 마법. 나는 마법의 종이 쪼가리가 꾸겨지지 않게 조심히 지갑에 넣었다.
--- p.151 「오늘의 경수」 중에서

아침 방송에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믿는 소녀’로 나와 조롱거리를 자처한 예희는 비웃음에 대한 아무런 두려움 없이 인터뷰했다.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했고 뿌연 모자이크 아래서도 두 눈은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나는 단 한 번의 망설임 없이 확신했다. 저 아이가 예희라고. 7년 만에 만난 그에게 눈을 뗄 수 없었지만, 그날 아침 아빠는 유독 신경질을 부렸고 나는 아빠와 단 1초도 집에 더 머물기 싫었다. 급하게 가방을 챙겨 나오면서도 예희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의 인터뷰가 끝나자 옆에는 예희 엄마가 나와 “얘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라며 딸에 대한 불신을 자랑했다. 엄마가 어깨에 손을 올리자 위풍당당했던 예희는 어느새 풀이 죽어, 엄마 품에 안긴 꼴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슬퍼 보였다. 나는 내가 안길 수 없는 곳, 엄마 품에서 풀이 죽은 예희의 마음이 궁금했다.

--- p.190 「꺼지지 않는 빛을 따라」 중에서

출판사 리뷰

귀가 들리지 않는 날이 오더라도 지금처럼 살아갈 결심
조찬희 「무지개 너머, 덴마크」

“네가 보청기 하게 되면 내가 알바 두 달 뛰어서 거기에 다이아몬드 박아 줄게. 어때?”


「무지개 너머, 덴마크」는 어느 날 갑자기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영현’의 이야기다. 영현은 청력을 잃을 것이라는 진단을 담담히 받아들이지만, 난청인인 아빠는 장애인은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없으니 당장 덴마크로 떠나자고 말한다. 정작 농인인 형이 덴마크로 떠났을 때는 무작정 반대하더니 이제 와 대책 없이 말을 바꾸는 아빠를 영현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고, 귀가 들리지 않게 되더라도 지금처럼 살아가고 싶다는 일념으로 친구 ‘윤수’와 함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팟캐스트를 준비한다.

작품은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무엇인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소통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 청각 장애가 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고찰하게 한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하는 아빠를 닮는 것이 가장 두려운 영현은, 바람대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야깃거리로 만들어 낸 첫사랑, 그 뒤에 찾아든 진짜 첫사랑
온하나 「한여름의 체육 시간」

“선생님은 모른 척 가만히 있으면 되잖아요. 나는 그냥 하나라도 갖고 싶어요. 진짜일 수 있는 거 하나만.”


「한여름의 체육 시간」은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짝사랑 상대가 있다고 거짓말을 해 버린 ‘여름’의 이야기다. 친구들은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다가 만났다는 여름의 짝사랑 상대에게 흥미를 보이고, 여름은 가벼웠던 거짓말을 점점 더 부풀리게 된다. 그러던 와중, 상상으로 꾸며 낸 여름의 짝사랑 상대의 모습은 조금씩 새로 온 밝고 다정한 체육 교생 ‘준영’에 가까워진다. 처음 만든 친구들의 존재와 첫사랑의 설렘에 들뜨는 것도 잠시, 여름의 거짓말이 탄로 나고 만다.

작품은 ‘관심을 받고 싶어서 하는 거짓말’에 숨겨진 ‘그럴 수밖에 없는 외로움’을 다루고 있다. 불안한 가정환경과 붙임성 없는 성격으로 집과 학교, 어디에도 마음을 두지 못하던 여름은 ‘거짓말’로 인한 성장통을 겪으며 조금씩 변화해 간다. 거짓말이 탄로 나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여름은 ‘진짜 첫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까?

멸망한 세계에서도 어린이의 생일 선물은 제때 배송되어야 한다!
송한별 「별비가 내리는 날」

“끝까지 가는 게 중요해.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도착하는 게 가장 중요해.”


「별비가 내리는 날」은 멸망해 가는 세계에서 배달 일을 하는 ‘온비’의 이야기다. 전기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나갔던 온비는 땀에 젖은 채 자전거를 끌고 꿀벌배달영업소로 돌아온다. 인공위성이 비처럼 쏟아지는 날이면 안전 문제 때문에 모든 동력 장치가 정지되기 때문이다. 영업을 마감하려 배달 지연 전화를 돌리는데, 오늘 생일인데 선물이 오지 않는 거냐며 ‘누아’가 울먹인다. 어린아이에게 생일은 중대한 날인 것을 아는 온비는 특별 배달을 결심한다. 누아가 요청한 시간에 맞추기 위해 수동 킥보드를 타고 해안가 도로 내리막을 신나게 내달리던 온비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도로의 작은 균열 때문에 사고가 나고 만다.

작품은 인류 문명이 쇠락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그 세계는 독특하게도 결핍에서 비롯된 이기심이 아닌, 약자를 위하는 담백한 다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물류 배송이 어려운 환경에서 사람들은 기다림에 여유롭고, 아이가 드문 세상에 태어난 아이에게 사람들은 친절하다. 그런 세계의 주민이기에 조기 퇴근을 마다하고 킥보드를 올라탄 온비는, 과연 생일 선물을 제때 배달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잘할 수 없어서, 오늘도 방황하는 하루
조웅연 「오늘의 경수」

“걱정 마, 곧 터질 거야. 넌 내가 발견한 유망주라고.”
하지만 터진 건 내 얼굴뿐이었다.


「오늘의 경수」는 한 번도 이겨 본 적 없는 복싱부 선수인 ‘경수’의 이야기다. 영화 〈록키〉를 보며 복싱 선수의 꿈을 키웠지만, 매번 맞고만 끝나는 시합이 두려워 경수는 이제 복싱을 포기하고만 싶다. 그러던 어느 날, 경수는 짝사랑하는 ‘오연희’ 앞에서 연예 기획사에 길거리 캐스팅된다. 복싱 선수보다 연예인이 어울릴 것 같다는 오연희의 말에 경수는 당장 복싱부를 관두고 배우 지망생이 되어 친구들의 부러움을 즐긴다. 빨리 배우로 데뷔해 이 관심을 오래 받고 싶은 경수는 첫 영화 오디션을 보기 위해 경주까지 찾아가는데, 어쩐지 오디션장에 가는 길이 쉽지 않다.

작품은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 ‘좋아하는 일’과 주변에서 장담하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일’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을, 활기차고 솔직한 화자인 경수의 입장에서 들려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어떤 기준으로 정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게 한다. 〈록키〉의 주제곡을 들으면 심장이 뛰는 경수는, ‘실베스타 스텔론’이 될 수 있을까?

7년 전에 우리가 함께 본 외계인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김민솔 「꺼지지 않는 빛을 따라」

원래 집이라는 건 그런 곳일까?
나는 또 영원히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꺼지지 않는 빛을 따라」는 7년 전, 자신을 납치했던 외계인을 다시 만나고 싶은 ‘성연’의 이야기다. 여덟 살 때 놀이터에서 함께 놀던 동갑 친구 ‘예희’와 함께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낯선 장소에 끌려갔다가 돌아왔지만, 그 말을 어떤 어른도 믿어 주지 않았던 기억을 가진 채 성연은 열다섯 살이 된다. 가정폭력이 점점 심해지는 아빠를 피해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성연은, 우연히 아침 방송에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믿는 소녀’로 나와 인터뷰한 예희를 보고 예희의 집으로 찾아간다. 외계인과 함께한 시간이 그리운 추억인 성연은, 예희와 함께 납치되었던 장소를 찾아가 보고자 단서를 모으지만 그 장소에 대한 성연과 예희의 기억은 불완전하게 엇갈린다.

작품은 ‘있을 곳을 갈구하는’ 성연의 절박한 마음을 예리하게 묘사함으로써 사회 안전망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의 고통을 조명한다. ‘믿을 수 있는’ 존재인 보호자가 없는 성연은, 자신의 기억도 친구의 기억도 완전히 믿지 못하면서도 외계인을 만났던, ‘밝은 빛이 빛나는 곳’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 걸음 끝에, 성연은 바라던 장소에 도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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