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서문
어서오세요! 1. 현관 2. 거실 3. 주방 4. 작업실 5. 욕실 6. 침실 7. 테라스 8. 다락방 안녕히 가세요! 찾아보기 |
Silkidoodle
실키의 다른 상품
|
[단어]
- 사전적 의미와는 별개로, 나에게 이 단어는 특별하게 다가와. 너는 어떤 의미로 쓰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둘이 느끼는 무게감이 다른 것 같다. - 그러면 이제부터 우리만의 사전을 만들면 되겠네. --- p.14 「어서오세요!」 중에서 [영감] 늘 대문 열어놓고 기다리는데 예고도 없이 오니 퍽 곤란하다. --- p.32 「1. 현관」 중에서 [동반] 혼자서도 갈 수 있는 너와 내가 만나, 비슷한 속도로 가는 것. --- p.50 「2. 거실」 중에서 [낙서] 자신의 자리에 앉지 않은 작품. --- p.96 「4. 작업실」 중에서 [묘지] 프랑스의 묘지에 관해 취재를 한 적이 있다. 동네 장례지도사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분은 원한다면 나도 이 공동묘지에 묻힐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 누구도 나에게 체류증을 주겠다는 말을 농담으로도 안 했는데, 묫자리 하나는 가능하다니. 얼마나 따뜻하던지.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일정 기간 동안은 무료로 머물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연장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죽어서도 월세를 내야 한다니. 그때쯤이면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겠지만. --- p.138 「6. 침실」 중에서 |
|
“사전적 의미와는 별개로, 나에게 이 단어는 특별하게 다가와.”
“그러면 이제부터 우리만의 사전을 만들면 되겠네.” ‘집’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누군가는 아파트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마당 딸린 주택을, 다른 누군가는 원룸형 자취방을 떠올릴 것이다. 더 나아가 어떤 사람은 모을 집(集)을, 어떤 사람은 zip 파일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이처럼 같은 말이라도 사람들이 떠올리는 심상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각각의 단어에 대한 정의는 그 사람의 생각을 드러내고, 어떤 단어를 중요하게 여기는지는 그 사람의 세계를 드러낸다. 『단어; 집』은 실키 작가가 써내려 간 자신만의 사전이다.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실키 작가는 말로 오해가 생기는 경험을 자주 한다. 프랑스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과 프랑스어로 대화하다가 단어의 의미를 오해해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실키 작가는 『단어; 집』의 서문에서 자신의 경험을 풀며 이렇게 묻는다. “나는 그 단어의 뜻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 (…) 내 의도는 그게 아니고, 네가 오해한 것 같은데, 네가 생각하는 이 단어 뜻을 알려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을 때, 우리는 타인을 이해할 단서를 하나 더 얻게 된다. 그렇기에 ‘내 맘대로’ 지어올린 실키 작가의 단어집은 작가의 세계를 보여주는 지도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단어집을 만들고 나누었으면 좋겠다.” 실키 작가의 『단어; 집』에는 151개의 단어가 실렸다. 새롭게 정의 내리고 각주를 단 단어들은 이 집의 벽을 세우고 공간을 채운다. 현관, 거실, 주방, 작업실, 욕실, 침실, 테라스, 다락방으로 구성된 이 집은 저자가 현재 실제로 살고 있는 공간이 아니라, 그가 언젠가 살고 싶은, 마음속의 집이다. ‘만화와 일의 공간’인 작업실에는 계약서, 노력, 돈, 마감이 있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곳’인 침실은 마음, 미래, 소원, 쉬다가 채우고 있다. 만화로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 익숙한 실키 작가는 이번 책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글과 그림이 함께하는 만화’가 아닌 다양한 표현 방식을 시도한 것이다.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글이 메인 아티스트이고, 게스트로 그림이 참여했다.” 어떤 단어는 짧은 글만으로 정의가 되지만, 어떤 단어는 긴 에세이여야만 설명할 수 있고, 어떤 단어는 말 없는 그림으로만 그 느낌을 전할 수 있다. 실키 작가에게 ‘낙서’는 “자신의 자리에 앉지 않은 작품”이고, ‘집’은 “떠날 생각이 들지 않는 곳”이다. ‘로또’ 항목에서는 이전에 로또를 샀을 때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로망’은 오로지 그림으로만 그 의미를 풀어내 보는 이들이 뜻을 짐작하게 한다. 물론 글과 그림이 함께하는 만화도 들어 있다. 글이든 그림이든 만화든, 단어를 어떻게 설명하든 그 설명에는 실키 작가 특유의 위트와 시니컬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어; 집』은 책 그 자체로 실키 작가가 지어 올린 단어의 집이다. 표지는 문이고, 면지는 벽지이며, 각 공간(챕터)은 색으로 구분된다. 이 집에서 실키 작가는 ‘내 맘대로’ 쓴 단어집이 ‘니 맘대로’ 쓴 단어집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독자들을 맞이한다. “어서 오세요!”라는 환영 인사와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