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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도착하지 않는다
- 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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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사랑을 위해 태어난 게 아닐까, 둘은 남몰래 그런 생각을 했다. 하물며 수화. 그건 차라리 아름다운 꽃의 이름 같았다. 손으로 피워내는 꽃, 그러므로 누구도 상처줄 수 없는 언어.
--- pp.60-61 내가 하려는 건 복수 같은 게 아냐. 널 위한 희생도 아니야. 자신이 불에 타 죽을 것을 알면서도 피어나는 건 사랑. 오직 사랑뿐이야. -96 “자네는 혹시 사랑을 무서워해 본 적이 있나? 그러니까, 사랑을 받는 게, 꼭 미움을 받는 것처럼 느껴지는 적이 있냐는 말이네.” --- p.260 어쩐지 그 슬픔은, 도무지 바깥에선 닦을 수 없었다. 벽을 넘어가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다. 그게 제아무리 투명하고, 얇은 벽이라 해도. --- p.2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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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지 말 것.
사랑이 지나치게 짙어지면, 우리는 간혹 부탁이 아니라, 명령하게 된다. 모든 어머니들이 뛰지 말아줄래? 가 아니라 뛰지마. 라고 말했던 것 처럼. 소설 [바람이 도착하지 않는다] 표지의 뒷면에는, 단 한문장이 이렇게 적혀있다. 슬퍼하지 말 것. 이것은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우리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재채기 처럼 나온 작가의 말이자, 부탁이다. 부디 이 이야기 속에 담긴 인간의 슬픔. 그 안에 가라앉은 사랑을 쥐고, 수면 위로 무사히 올라오기를. 그리하여 사랑의 산 증인이 되기를 작가는 간곡히 부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을 단숨에 읽어내려간 필자는, 물에 흠뻑 젖은 손으로 이 짧은 서평을 쓰고 있다. 한 손에는 힘차게 펄떡이는 사랑을 쥔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