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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is May Les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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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첫 분만을 지켜보는 일은 흥미롭기 짝이 없다 - 작은 꼼틀거리는 생명체가 흰 셀로판 주머니를 뒤집어쓰고 나타나는 그 순간을 지켜보는 일 말이다. 어미고양이는 주머니를 혀로 핥아 벗겨낸 다음 탯줄을 이로 끊는다. 그리고는 태반을 깨끗이 먹어치운다. 어쩌면 그렇게도 말끔하고 정교하고 완전하게 먹어버리는지 경이롭다. 뿐만 아니라 이 행위들은 우리 고양이가 처음으로 자의에 의해 취한 행위들이었다. 항상 약간의 주저는 선행됐다....(중략) 아직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수 없다. 그러자 , 자동장치가 작용하기 시작하고 어미고양이는 거기에 순응한다. 이제 그것은 엄마가 되어 글글거리며 행복해 한다.
--- p.69 용감한 고양이, 영리한 고양이, 아름다운 고양이...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우리는 새끼 네 마리를 제거해야 했다. 우리는 그것을 단행했다. 그것은 참으로 끔찍한 일이었다. 우리들 중 두 명이 어둠 속에 파묻혀있는 길다란 초원으로 횃불을 들고 나가 줄기차게 내리고 있는 비를 맞으며 구덩이를 팠다. 그리고는 네 마리의 죽은 고양이 새끼들을 구덩이에 묻었다. 우리는 자연을 욕하고 저주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욕설을 퍼붓고 삶을 저주했다 --- p.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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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양이의 이야기이면서 사람의 이야기이며 나아가 모든 생명 가진것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비록 고양이를 명제로 삼고 있으며 고양이의 생태, 인간사회에서의 그 불안한 위치 등을 매우 세밀하고 실감나게 서술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에 못지않게 인간에 대한 것, 인간을 에워싼 모든것에 대해 말하려 한다. 즉 고양이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참현실은 얼마나 비이성적이며 암담한가, 그 상태에서 인간을 조금이라도 나은 삶으로 구출해 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강한 이성과 향상된 의식이 필요한가를, 작가는 깊고 절실한 행간의 언어를 통해 전하고 있다.
동시에 작가는 생명체에게 주어진 생존조건의 잔인함에 대한 이해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그 앞에서 우리 모두는 무능하고 왜소할 수밖에 없다는 깊은 인식을 보여준다. 여기서 생존 조건은 곧 자연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난다. 이 작품 속의 자연은 조화롭고 온당한, 생명체를 평화롭게 감싸주는 자연이 아니라, "건강한 고양이가 시들시들한 병신 고양이 한 부대를 만들어내는 동종 번식"으로 특징지어지는, '상식 없는 번식'을 명령하고, 생태계라는 거대한 사슬 아래 생명체들을 고통받고 죽게 만드는(물론 여기에는 인간이 고양이에게 저지르는 잔혹행위도 포함된다) 비정하고 불합리한 우주의 힘이다. 그러나 작가는 생명체에게 주어진 이러한 조건의 부조리함에도 불구하고 삶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 삶은 생성과 소멸의 드라마일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므로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해야 한다는 것, 생명에 대한 책임 의식을 최대한 가져야 한다는 결론을 힘겹게 이끌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