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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서문 감사의 말 1. 물질성: 미디어와 문화의 기반 2. 미디어의 대안적인 심원한 시간 3. 기술의 심리지구물리학 4. 먼지와 소진된 삶 5. 화석 미래들 후기: 소위 자연 부록: 좀비 미디어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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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미디어 기술은 자원이든 다른 어떤 방식으로든 그 모델에 생태학과 자연의 특정 관계를 함의하고 있다. 그러한 미디어 기술은 특정한 물질적 생산 사슬을 이용한다. … 동시에 미디어 기술은 ‘지구’나 ‘행성성’의 개념이 구성되는 중요한 기술 인식론적인 장치이기도 하다.
--- p.9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인공지능(및 그 변종들)이라 불리는 거대 규모의 행성적 컴퓨팅의 관점에서, 그리고 미디어를 인터페이스를 넘어 물류 미디어, 인프라, 공급망으로 정의하는 지정학적 체제와의 관계 속에서 고려해 보기를 청한다. 이를 통해 동시대 미디어 상황을 지구를 자원으로 다루며 근본적인 통치를 행하는 체제로, 나아가 채굴주의[채취주의] 문제의 일환으로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 p. 10 이 짧은 책은 과학 문화, 기술 현실, 예술적 관점을 주제로 하며, 과학과 기술을 미디어 연구와 미디어아트 역사와 관련된 다학제적 맥락으로 다룬다. 이 책은 지질학과 기술의 관계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미디어고고학을 포함해 미디어, 예술, 동시대 기술 연구 분야 사람들과 의미 있는 통찰을 나누고자 한다. --- p.12~13 이 책은 미디어 기술과 그 물질성, 하드웨어, 에너지가 지구물리학적 속성과 연결되는 지점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 속성은 곧 금속 및 광물에서부터 미디어 문화가 양산한 폐기물 부하에 이르기까지 미디어 문화의 중압을 감당하면서 또 버텨내는 자연이다. --- p.13 이 책을 이끄는 개념적 기반은 지질학이다. 지질학은 우리 발아래 지반, 그 역사와 구성에 대한 과학이며, 지구를 정의하는 다양한 지레, 층, 지층, 상호연결에 관한 체계적 연구다. 이는 지구공학 및 지반공학 작업이 지구의 고체성과 상호 작용하는 특정 방법일 뿐 아니라, 우리 삶의 환경적 구성에 대한 광범한 인식과 연관된 정교한 측정법이기도 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 p. 28 지질학은, 우리의 발 딛는 지반이 되는 흙, 지각, 지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산업 생산 및 후기산업 생산의 정치경제학과 연관된 주제이기도 하다. 그것은 전송, 계산, 저장이라는 기술 세계만큼이나 생물의 삶을 지탱하는 더 광범한 지구물리학적 삶의 세계와 연결된다. 지질학은 기술 미디어 세계의 물질성을 연구하는 방법이 되었다. 그것은 동시대 문화사의 개념적 궤적이 되었고, 그에 창조적 개입을 꾀한다. --- p. 28 지질학과, 화학, 생태학 같은 다양한 관련 학문 및 지식 분야는 현대 세계의 틀을 짓고 그것에 한 가지 가능한 과학적 구조를 부여한다. 이러한 학문들은 우리의 미디어 문화 실천의 원천인 기술·과학 문화의 창발 현상에 강력하게 암시되어 있다. 그렇기에 나는 미디어의 일반적인 정의 바깥에서 미디어 유물론의 특징을 모색하는 데 관심이 있다. --- p.12~13 19세기 이후 산업화의 등장과 광산, 제련소, 석탄 에너지에서 발생한 이산화황으로 이루어진 환경 조성이 시인들 사이에서 극적인 미학적, 생태학적 변화를 예찬하거나 비판적으로 서사화하는 것으로 다루어졌다면, 동시대의 기술 예술 역시 (많은 경우 실천적 차원에서 지구물리학의 물질세계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기는 하지만) 그와 비슷한 작업을 하고 있다. --- p. 38 우리가 지구와 맺는 관계는 시각화, 음속화, 계산, 맵핑, 예측, 시뮬레이션 등의 기술과 기법으로 매개된 것이다. 우리는 미디어로 지구를 인지적, 실용적, 정동적 관계의 대상으로서 파악한다. … 지질학은 미래의 개발 잠재력으로 펼쳐지는 지금 이 순간에 관한 것뿐 아니라 우리 발아래 묻혀 있는 과거를 보는 관점을 제공하는, 지구와 지구가 지닌 비밀을 발굴한다. 심도depth는 시간이 된다. --- p. 44~45 지하는 미디어(아트)의 지질학에서 또 다른 중요한 지형학적 장소다. 지하에는 지옥이 위치해 있고, 서양 신화에서는 유황 냄새, 이산화탄소의 독성분 같은 화학적 성질이 있는 곳으로 정의되었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이후로 지하 세계가 거기에 접근하는 모든 동물이 죽는 곳으로 알려졌던 이유다. 지하는 모더니티의 기술적 상상에서 핵심이다. 그곳은 19세기 이래로 기술이 구현할 미래이자, 주류에서 벗어난 예술적 아방가르드의 공간이다. --- p. 43 미디어 역사는 생산에 필요한 물질 외에도 유기물과 비유기물의 관계와, 물질의 이용과 오용에서 야기된 쓰레기에 관한 이야기다. 미디어 역사는 식민주의 및 자원 러시를 통한 전 지구적 팽창을 이야기하는 데 가담한다. 그것은 광물, 석유, 그 외 우라늄 같은 에너지 자원 등의 유가 물질 등의, 갈수록 고갈되는 영토의 전 지구적 지도를 그린다. --- p. 71~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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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층 위의 철학: 미디어 이론의 지평 확장
『미디어의 지질학』은 철저히 물질적인 텍스트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형이상학적이다. ‘기술이란 무엇인가’, ‘정보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우리는 무엇으로 세계를 인식하는가’, ‘장치의 물질성은 비인간적 영역과 인간적 영역 사이를 어떻게 매개하는가’와 같은 중요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파리카는 미디어를 단지 기계적 장치가 아닌 감각과 지각, 시간과 공간을 형성하는 기술적 장치로 본다. 그는 지층적 물질성과 더불어, 미디어가 어떻게 세계를 서술하고 기억하고 구성하는지 분석하면서, 미디어 이론을 철학, 생태학, 지구과학, 예술 이론에까지 확장한다. 이러한 이론적 작업은 미디어 연구의 방법론 자체를 갱신한다. ‘이미지’나 ‘코드’를 분석하던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미디어의 사물성, 지구성, 환경성을 중심으로 사유를 전환시키는 것이다. 철학이 더는 추상적 개념어가 아니라, 지층 위에 놓인 돌과 흙의 언어로 다시 기술된다. 미디어의 물질성과 지질학적 시간: 심원한 시간으로부터의 사유 스마트폰, 컴퓨터, 서버, 인공지능 등 우리가 흔히 디지털 미디어라고 부르는 것들이 가벼운 무형의 신호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기 쉽지만, 유시 파리카는 정반대의 질문을 던진다. 미디어는 과연 어디에서 왔는가? 그는 이 질문을 단순한 비유가 아닌 물질적 실재로 되돌린다. 『미디어의 지질학』은 미디어를 지질학적 기원의 산물로 파악한다. 즉, 미디어를 구성하는 실리콘, 리튬, 콜탄, 희토류 금속들은 지구 내부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된 광물 자원이다. 여기서 ‘심원한 시간(deep time)’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파리카는 우리가 사용하는 미디어 장치가 단지 산업혁명 이후의 산물이 아니라, 지구의 지질학적 역사 속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시각은 ‘기술 진보’ 중심의 기존 미디어 담론을 비판적으로 전복하며, 미디어를 자연과 인간, 시간과 물질이 교차하는 지층적 현상으로 재구성한다. 미디어는 정보 이전에 ‘돌’이며, ‘광물’이며, ‘지층’이다. 미디어를 지질학의 시간으로 되돌려 읽는 것은, 그 기원을 묻는 동시에 디지털 기술의 미래를 지구 행성적 차원에서 재고하는 사유 방식이기도 하다. 기술과 자연의 얽힘: 생태적 미디어고고학 파리카는 기술과 자연, 인공물과 지구환경이 서로 분리된 이항적 구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기술을 ‘인간의 것’, 자연을 ‘비인간의 것’으로 구분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 스마트폰 하나를 구성하는 물질만 보더라도, 그것은 지구에서 채굴된 금속과 광물로 이루어진 완전한 자연물이다. 이는 미디어의 역사를 기계적 진보나 통신 기술의 발전사로만 읽지 않고, 환경적·지질학적 조건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해하자는 제안이다. 예컨대 파리카는 동시대 미디어가 거대한 추출 기반 자본주의에 의존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콩고에서의 콜탄 채굴과 희토류 생산의 지정학적 맥락을 분석한다. 결국 이 책은 미디어를 둘러싼 자원, 노동, 폐기물, 글로벌 차원의 불균형 구조 등을 모두 아우르는 확장된 미디어 환경의 정치적 비판서로도 읽힌다. 폐기물과 잔해로서의 ‘좀비 미디어’라는 재귀적 유령들 디지털 시대는 늘 ‘최신 기술’을 향한 속도와 진보로 설명되지만, 파리카는 그 반대편을 들여다본다. 바로 무대에서 퇴장한 미디어, 계획적으로 구식화된 미디어, 버려진 장치, 폐기된 기술, 즉 재귀적 유령들이다. 파리카가 ‘좀비 미디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미디어고고학이라는 신생 분야에서 선물과도 같은 놀라운 사유를 개진한다. 그는 미디어 이론이 더는 미래지향적 전망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미디어의 또 다른 본질은 지속적으로 쌓이는 잔해와 폐기물이다. 스마트폰, CRT 모니터, 플로피디스크 등은 모두 한때 최신의 기술적 산물이었지만, 머지않아 전자폐기물로 전락한다. 『미디어의 지질학』은 이들 폐기물을 단순한 산업 부산물이 아니라, 지구 생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질학적 요소로 읽는다. 또한 버려진 기술들이 새로운 창작과 사유의 장으로 다시 회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남겨진 것들에 대한 사유는 단지 과거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다른 감각을 요청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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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지질학』은 미디어 이론이 다룰 수 있는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시킨다. 이제 미디어의 물질성은 경제나 기술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 분자적 구성에 이르기까지 탐구된다. 디지털 시간의 빠른 계산과 지구 자체의 가장 심층적인 시간성을 연결해내며, 인류세를 위한 미디어 이론에 본질적으로 중요한 기여를 한다. - 매켄지 와크 (미디어 이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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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지질학』은 하나의 연구 영역을 완결하거나 종결짓는 책이 아니라, 새로운 탐구의 지평을 열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오늘날 미디어를 지속적으로 사유하는 데 필수적이다. - 스티븐 샤비로 (철학자, 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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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지질학』은 미디어의 역사와 미래를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질론적 관점에서 새롭게 써내려가는, 강렬하고 통찰력 있으며 열정적인 책이다. - 숀 큐빗 (미디어 이론가, 영상 이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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