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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말 1. 서론: 오래됨과 새로움의 지도 제작법 2. 감각의 미디어고고학: 오디오비주얼, 정동, 알고리듬 3. 상상적 미디어: 기이한 사물들의 지도 그리기 4. 미디어 이론과 신유물론 5. 소음과 사고의 지도 그리기 6. 아카이브 역학: 소프트웨어 문화와 디지털 유산 7. 미디어고고학 실천하기: 재매개를 위한 창의적 방법 6. 결론: 디지털 문화에서의 미디어고고학 [해제] 미디어고고학으로의 초대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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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미디어라 함은 단지 인쇄 미디어 및 신문을 비롯해 라디오, 텔레비전에서 인터넷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이르는 이미 존재하는 미디어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우리는 오히려 이러한 목록에 들지 못하는 모든 종류의 미디어를 주로 다룰 것이다. 이러한 기술이 오락적 용도, 정보 전달의 용도 이외에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 p.10 미디어고고학, 또는 미디어를 발굴하고 분석하는 등의 고고학적 실천은 단일한 방법론 또는 심지어 단일한 이론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다양한 교집합의 관심과 접근법으로 이루어진 분야다. 이 책은 이러한 방법론, 개념, 이론을 이야기하려는 시도다. --- p.12 미디어고고학은 단지 낡고 낡은 기술, 지나간 시간, 향수 어린 물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미디어고고학은 기술적인 기반시설에서 이를 유지하는 담론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미디어 문화의 제반 영역에 존재하는 시간의 전의tropes를 상세히 분석하려는 시도다. 말하자면 미디어고고학은 시간을 다루는 이론이자 방법론이다. --- p.14 미디어고고학은 미디어 문화란 퇴적되고 겹겹이 쌓인 것, 즉 과거가 갑자기 새롭게 발견되고 새로운 기술이 점점 더 빠르게 구식이 될 수도 있는 시간과 물질성의 주름fold 같은 것으로 본다. --- p.27 뉴미디어가 올드미디어를 재매개한다는 주장은 때때로 신구의 개념이 불분명해지는 이러한 문화적 상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뉴미디어가 다가와 우리의 사용자 습관을 천천히 바꿀지 모르지만, 올드미디어는 결코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올드미디어는 새로운 용도, 맥락, 적응을 찾아가면서 지속적으로 재매개되고 재조명된다. --- p.28~29 미디어를 고고학적으로 사유하려면 어디서 출발해야 하는가? ‘정통’ 역사학자가 그러하듯, 과거의 미디어에서 시작해야 할까? 아니면, ‘정통’ 디지털 문화 분석가를 따라 미디어 장치, 소프트웨어, 플랫폼, 네트워크, 소셜미디어, 플라스마 스크린 등으로 이루어진 현재의 우리 자신의 세계에서 시작해야 하는 걸까? 이 책의 제안은 과거와 현재가 얽혀 있는 그 중간 지점에서 출발하고, 이 결정이 현대 미디어 문화에 대한 모든 분석에 가져오는 복잡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p.31 나는 미디어고고학을 역사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여행하는 이론, 유동하는 개념, 변화하는 제도적 제휴를 통해 접근하고자 한다. --- p.52 우리 동시대 문화를 규정하는 것은 미디어가 알고리듬에 따라 계산되고 처리된다는 점이다. 컴퓨터와 미디어는 병합된다. 이 둘은 우리가 과거 미디어 문화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미디어 자체가 출현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종류의 고고학과 역사가 쓰여질 것을 요구한다. --- p.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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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의 고고학: 디지털 시대를 과거의 잔해로 읽는 방법
『미디어고고학이란 무엇인가?』가 가장 먼저 제안하는 것은,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는 방법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 오늘날 디지털 기술은 흔히 혁신과 속도, 미래의 언어로 설명되지만, 파리카는 이런 현재주의적 관점만으로는 미디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본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이 ‘언제 등장했는가’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오래된 장치, 망각된 매체 형식, 실현되지 못한 기술적 상상력과 연결되어 있는가이다. 다시 말해, 미디어고고학은 현재를 설명하기 위해 과거를 참고하는 보조적 역사 서술이 아니라, 현재 자체를 해명하기 위한 핵심적인 방법론이다. 이 점에서 미디어고고학은 어떤 기술의 ‘기원’이나 ‘최초’를 찾아 올라가는 일이 아니라, 현재의 미디어 환경 안에 겹쳐져 있는 이질적 시간층과 비동시적 요소들을 추적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과거의 미디어는 지나간 유물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 안에서 반복되고 변주되는 구조적 잔여물로 읽힌다. 파리카가 낡은 장치나 주변부적 기술 형식, 실패한 발명품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것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디지털 조건을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전제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결국 디지털 문화는 미래를 향해 일직선으로 돌진하기보다는, 수많은 과거의 매체적 시간이 중첩되어 형성된 복합적 장이라는 인식을 제공한다.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은 미디어 연구를 ‘최신 기술의 분석’에서 ‘현재를 구성하는 시간의 지층 읽기’로 전환시킨다. 감각의 기술들: 미디어를 기계가 아니라 지각의 조건으로 읽기 『미디어고고학이란 무엇인가?』는 미디어를 단순한 전달 수단으로 보는 통념을 넘어서, 그것을 감각과 지각의 조건으로 다시 정의한다. 파리카에게 미디어는 정보를 실어 나르는 중립적 채널이 아니다. 오히려 미디어는 우리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듣고, 어떤 방식으로 기억하고, 어떤 속도로 반응하는지를 조직하는 기술적 환경이다. 따라서 미디어의 문제는 단지 장치의 기능이나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경험이 어떤 형식으로 매개되고 구조화되는가와 직결되어 있는 문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미디어 연구를 내용 분석이나 기술사 서술에 머무르지 않게 만든다. 파리카는 미디어의 물질성, 저장 형식, 인터페이스, 반복과 순환, 정동과 감각 구조 같은 요소들을 함께 다루면서, 미디어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지각적 배치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때 미디어는 바깥에 놓인 사물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의 관계가 맺어지는 조건 자체가 된다. 예컨대 어떤 장치의 등장은 단순히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경험, 이미지 소비의 방식, 기억 체계, 주의력의 구조를 함께 변형시킨다. 그러므로 미디어의 변화는 곧 감각의 변화이며, 이는 다시 사회적·문화적 경험의 재편으로 이어진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도, 미디어를 기술적 장치의 계열로 설명하는 대신, 감각과 지각의 배치라는 층위에서 사유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잔해와 유령의 매체들: 실패한 기술, 상상적 장치, 폐기된 미래의 귀환 파리카가 비판하는 또 하나의 핵심은 기술사를 지배해온 진보 서사다. 일반적으로 기술의 역사는 더 발전된 장치가 덜 발전된 장치를 대체해 온 성공의 연속처럼 설명된다. 그러나 미디어고고학은 이런 선형적 서사를 해체한다. 미디어고고학에서 기술의 역사는 성공한 것들의 계보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실패한 발명, 버려진 장치, 상상적 미디어, 실현되지 못한 실험들이야말로 현재를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파리카가 보여주는 미디어고고학은 바로 이 지점에서 복고주의와 구별된다. 과거의 낡고 기이한 장치들은 단순한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 현재의 기술이 얼마나 역사적으로 선택된 결과물인지를 드러내는 비판적 렌즈가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과거를 미화하거나 향수의 대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잔해로 현재를 낯설게 만들고, 지금의 기술 질서를 유일한 결과가 아니라 하나의 역사적 구성물로 다시 보게 하는 작업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훗날 파리카가 『미디어의 지질학』이나 ‘좀비 미디어’ 개념으로 더 밀고 나가게 될 문제의식을 이미 예고하고 있다. 곧 미디어는 탄생과 발전의 역사만이 아니라, 폐기와 소멸, 유령 같은 귀환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통찰이다. 과거의 실패한 매체는 완전히 죽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 기술 속에서 변형되어 되살아나거나, 현재의 기술이 놓치고 있는 가능성을 비추는 거울로 남는다. 이 점에서 미디어고고학은 과거를 수집하는 작업이 아니라, 잔해를 통해 현재를 해체하는 비판적 실천이다. 소음, 간섭, 차단: ‘비소통’의 관점에서 다시 쓰는 미디어의 역사 유시 파리카가 이 책에서 미디어고고학에 흥미롭게 접근하고 있는 것 중의 또 하나는 미디어를 ‘소통’이 아니라 ‘비소통’의 관점에서 읽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미디어 연구는 정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달되는가, 연결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지는가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 그러나 파리카는 오히려 그 반대편에 있는 현상들-소음, 간섭, 차단, 오작동, 스팸, 실패한 신호-을 통해 미디어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고 제안한다. 미디어의 본질이 완벽한 전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런 불안정성과 마찰의 조건 속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소음은 제거되어야 할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시스템의 구조와 한계를 가시화하는 분석적 단서가 된다. 미디어고고학에서 소음은 단순히 공학적 문제가 아니다. 어떤 정보가 유의미한 신호로 간주되고, 어떤 말이 잡음으로 밀려나는가 하는 질문은 곧 권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무엇이 소통으로 승인되고, 무엇이 차단되거나 삭제되는지를 살피는 일은 미디어 환경이 작동하는 정치적 질서를 드러낸다. 따라서 소음은 미디어의 주변부가 아니다. 그것은 미디어 시스템의 구성 원리를 드러내는 핵심 범주다. 『미디어고고학이란 무엇인가?』는 바로 이 비소통의 관점에서 미디어를 단순한 전달의 기술이 아니라 선택과 배제, 연결과 차단이 교차하는 역사적 장으로 다시 보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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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 파리카는 새롭고 흥미로운 분야인 ‘미디어고고학’을 명료하고 간결하며 쉽게 읽을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낸다. 그는 오늘날의 미디어 형식들이 수많은 고리로 과거와 이어져 있음을 보여주며, 그 얽힘을 풀어낼 때 우리가 지금 직면한 미디어의 열광을 이해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 에르키 후타모 (미디어고고학자, UCLA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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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자체가 요구하듯, 미디어고고학의 영역을 새롭게 펼쳐 보이는 멋진 지도와도 같은 책이다. - 매슈 풀러 (문화 연구, 골드스미스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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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흥미로운 연구 분야를 지금까지 가장 폭넓게 다룬 책이다. 파리카는 미디어 기술의 물질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이 맺는 관계를 탁월하게 개관하고, 때로는 상반되기도 하는 다양한 이론적 토대를 꼼꼼히 검토한다. 또한 미디어고고학적 실천의 구체적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해, 난해한 이론적 논의와 기술을 진지하게 다루는 현역 예술가, 사용자, 독자의 관심사 사이 간극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 폴 드마리니스 (전자매체 예술가, 스탠퍼드 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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