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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근대역사,
왜 공간에 남아야 하는가 1 나는 왜 적산가옥을 샀을까 …… 016 2 문화재가 되면 문제가 해결될까 …… 024 3 흑린각의 역사를 읽다 …… 038 4 복원 전에 던져야 할 질문들 …… 051 5 사전 철거가 필요한 이유 …… 061 6 누가 흑린각을 다시 세울까 …… 070 II 근대건축,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까 1 근대와 현대를 담은 공간 …… 076 2 공간은 줄이고 의미는 크게 …… 083 3 보존과 활용의 양면 디자인 …… 089 4 원형을 지키는 세 가지 원칙 …… 097 5 탄화된 목재를 남기는 선택 …… 102 6 빛과 색에 입힌 감성 …… 106 7 보이지 않는 디자인 …… 113 8 설계사의 말, 공간의 논리 …… 118 III 흑린각, 어떻게 다시 지어졌는가 1 준비: 리모델링의 시작 …… 122 2 해체: 철거는 끝이 아닌 시작 …… 127 3 기초: 보이지 않는 기초 …… 131 4 목공: 나무로 만든 구조 …… 135 5 지붕: 기와냐, 징크냐 …… 143 6 창호: 목재와 금속의 공존 …… 146 7 마감: 손끝이 복원한 표정 …… 150 8 색칠: 색의 감각과 결단 …… 155 9 마무리: 디자인의 완성 …… 161 10 전기: 숨겨야 보이는 것들 …… 169 11 가로: 거리의 풍경은 누구의 것인가 …… 174 12 시공사의 말, 현장의 진심 …… 176 IV 흑린각, 목포의 문화가 되다 1 건물도 이름이 필요하다 …… 180 2 공간을 알리는 방법들 …… 187 3 기록이 곧 기억이다 …… 196 4 공간이 문화를 만든다 …… 201 5 가장 목포다운 경관 만들기 …… 211 6 더 나은 도시를 위하여 …… 222 부록_흑린각의 도면 …… 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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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가옥을 보존하는 일은 낡은 건물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고,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며, 그로부터 배운 교훈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흑린각 역시 그러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후세에 전하는 다리가 될 것이다.
--- p.19 흑린각 주변 지도를 보면 흑린각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중심가로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챌 수 있다. 그렇다. 흑린각은 일제강점기의 역사와 건축적 특징을 간직한 그 자체로도 중요한 건축물이지만 목포 근대역사문화의 역사적 맥락을 풍요롭게 서술해 주는 건축물이기도 한 것이다. --- p.26 리모델링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흑린각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편의성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것. 이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일이었다. 옛 사진과 자료를 바탕으로, 원래 사용되었던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일식 기와를 정성스레 복원하고, 회벽(석회를 반죽하여 만든 벽)의 간격과 창문의 크기 또한 원형대로 맞추었다. 이 모든 작업은 흑린각의 본래 모습을 되살리는 동시에, 현재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균형 잡힌 접근이었다. --- p.36 사전 철거 없이는 건물 내부 구조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으며, 현장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리모델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흑린각은 사전 철거의 중요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 p.69 정면은 과거의 시간과 흔적을 온전히 복원하기로 했다. 1930년대의 희미한 사진 속에서 발견된 단서를 따라, 정면과 측면의 원형을 최대한 살려내는 것이다. 반면, 배면은 현대적 감각을 담아 새롭게 설계한다. 구조적 변화는 어렵지만, 재료의 선택은 우리의 몫이었다. 증축된 일부를 철거하고, 그 자리를 창과 벽으로 메우며 새로운 디자인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정면이 과거의 시간을 증언한다면, 배면은 미래의 창을 열어두는 것이다. --- p.89 흑린각이라는 이름은 발음이 쉬운 편은 아니지만, 검색해 보면 유일무이한 이름임을 알 수 있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는 목조 가옥이 많아 화재에 취약하다 보니 불에 탄 건물들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탄화목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리모델링 사례는 없었다. 흑린각처럼 탄화된 상태가 심각했다면, 보통은 복원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건물은 탄화된 흔적을 고스란히 살리며, 원형의 아름다움을 되찾았다. --- p.183~184 흑린각은 한 개인이 건물의 과거를 복원하는 데 정성을 쏟아 부은 결과물이다. 오래된 사진을 찾아내고, 창문의 간격을 재측정하고, 남아 있는 요소를 하나하나 살펴 복원 가능한 것을 선별했다. 조그만 흔적 하나도 흘려보내지 않고, 건물의 시간과 이야기를 되살리기 위해 싸우듯 복원해 나갔다. 왜냐하면 그 건물에 담긴 시간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단지 낡았다고, 쓸모가 없다고 지워버릴 수 없는 어떤 무게가 거기에 있었다. --- p.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