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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씩 가슴이 뻥 뚫린 것같이 외로울 때가 있을 거예요, 아마…….”
“그건 인간이라서 내는 세금 같은 거죠.” 건방지게도 내 말을 자르며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에 나는 잠시 입을 닫았다. 구멍 뚫린 우산으로 뒤통수를 제대로 후려 맞은 것 같은 기분이다. “그게 뭐 어때서, 애피타이저 같은 거죠. 안 그래요, 의사 선생님?” 예고도 없이 내 앞으로 바짝 다가서 책상에 양손을 짚은 남자는 어느새 여유로운 예의 그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게 없으면 누군가 필요하다든가, 행복해지고 싶다든가 뭐 그런 마음도 안 들 테니까. 그러니까 외로움이 지독할수록 행복에 목마르고 사랑에 눈멀게 될 것 같은데요, 선생님?”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말에 멍청하게도 대꾸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데 거침없는 남자의 목소리가 한발 빨랐다. “난 인연을 믿지는 않지만, 우연은 믿거든요.” 언뜻 귓가에 어제의 빗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예상치 못한 남자의 역습에 한 템포 느리게 고개를 들었을 때 이미 남자는 문 앞에 서 있었다. “또 봐요. 당신 아무래도 오진한 것 같아. 사흘 만에 치유될 증세는 아닌 것 같으니까.”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