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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인연 _ 7
다솜아, 서아야 _ 22 왕의 목을 취하리라 _ 35 검무, 왕에게 다가가는 한 걸음 _ 46 첫 만남 _ 55 상천루의 주인이 되려 합니다 _ 63 다솜에게 가는 길 _ 76 수민의 여인, 기녀 운향 _ 84 무과라도 보려는 것이냐 _ 91 닮은 얼굴, 그것도 인연 _ 100 이루어질 수 없는 꿈 _ 115 거기, 다솜이 있었다 _ 124 무과에 장원으로 뽑히다 _ 138 스승의 노림수 _ 151 그대는 나에게 다솜이오 _ 160 제가 운향에게 오겠습니다 _ 170 검은 옷, 검은 복면의 자객들 _ 180 월, 화, 수, 목, 금 _ 198 예인서당을 세울 터를 구하다 _ 206 팔도재주자랑대회를 열고자 한다 _ 217 서아야, 너를 살리고 싶어졌다 _ 227 저는 도련님에게 다솜입니다 _ 234 성황리에 대회를 마치다 _ 247 나를 위해 슬퍼하지 마라 _ 262 네 곁에 수민이 있어 든든하다 _ 270 다솜도 기억하고 있었구나, 나를! _ 282 또 다른 인연을 향해 _ 295 작가의 말 _ 308 참고 문헌 _ 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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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를 기획한 사람은 별감 이수민이었다. 해당화 열매같이 붉은빛 옷을 입은 수민은 임금의 명을 받고 동무들과 함께 망원정을 내려왔다. 그는 눈으로 자신을 좇고 있는 장악원 제조에게, 제조는 악공들과 악생들에게 손짓으로 악기를 연주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곧바로 서로 다른 악기가 어우러져 내는 듣기 좋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 pp.7-8 치운은 서아를 살수로 만들 작정이었다. 임금으로 인해 소중한 부모를 잃은 아이였다. 그 원한을 이용하여 서아에게 검술과 검무를 가르친 뒤 그녀로 하여금 임금을 죽이도록 만들 심산이었다. --- p.54 “별감이 되고자 한다면 무과에 급제해서 무예청에 들어가게. 그 길이 자네한테는 맞춤할 듯하네. 나 역시 무예별감으로 있다가 주상 전하 눈에 띄어 현재의 자리로 옮기게 되었지. 물론 대전별감은 승정원이나 병조에서 뽑기도 하네만 그런 곳에 있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전하를 호위하는 무예별감이 되어야 대전별감으로 발탁될 기회가 많지 않겠나.” --- p.82 드디어 북이 울렸다. 수민은 같은 편 사람들과 함께 말을 몰고 달걀 크기의 빨간색 나무 공이 놓인 중앙으로 내달렸다. 상대편 응시자들도 빠르게 달려왔다. 공을 먼저 취한 것은 수민 쪽 사람이었다. 그는 채 끝부분으로 공을 낚아채자마자 상대편 진영을 향해 내달리는 수민에게로 보냈다. 수민은 자기 앞으로 날아오는 공을 채로 받아서 내처 달려가 구문에 넣었다. --- p.103 치운은 며칠 전 서아와 수민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두 사람이 오누이마냥 닮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매월의 말마따나 그래서 두 사람이 더 서로에게 이끌리는 건지도 몰랐다. 치운은 두 사람을 잇는 운명의 끈이 쉽게 끊어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갑갑하기 그지없는 예감이었다. --- p.136 수민은 다솜의 용모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당시의 그 아이가 다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아닌 게 아니라 생김새가 흡사했다. 아이가 다솜만큼 컸다면 꼭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을 터였다. 수민은 그제야 다솜을 처음 만났을 때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받았던 까닭을 알았다. --- pp.165-166 “먼저 예인서당을 만들어 예인들이 그 무엇에도,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고 제자를 키울 수 있도록 할 거요. 그다음에는 예인촌을 세워 더는 예인들이 양반이나 상민常民들에게 천대받으며 살지 않도록 할 거요. 자신이 지닌 재주에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할 거요. 그런 연후에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은 누구나 돈 한 푼 내지 않고도 들어와서 예인들의 재주를 구경할 수 있는 공연장을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공연을 개최해 팍팍한 백성들의 삶을 위로할 것이오.” --- p.211 서아는 반닫이를 열고 안에 넣어 둔 단도短刀를 꺼냈다. 칼끝이 심장을 향하도록 두 손으로 손잡이를 잡았다. 크게 심호흡하고 힘주어 끌어당기려 했다. 순간 방문이 벌컥 열리고 돌멩이가 날아들어 서아의 손등을 쳤다. 서아는 예상치 못한 타격에 놀라 칼을 놓치고 말았다. --- p.244 치운은 간신히 고개를 치올렸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 시야에 들어왔다. 높고 푸른 그 하늘에 김수항 대감이 떠올랐다. 서아가 떠올랐다. 그들과 함께했던 날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서아의 고운 자태는, 숨이 멎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워지지 않았다. 서아야. 미안하구나. 너를 끌어들여서, 너를 연모하게 되어서. 그래도 네 곁에 수민이 있어 든든하다. 네가 수민을 만난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이냐. --- p.2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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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가의 서자 이수민은 유성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날 기루에서 운명의 여인을 만난다. 첫눈에 여인에게 이끌린 수민은 ‘다솜(사랑의 옛말)’이라는 이름을 그녀에게 지어 준다. 그 후 수민은 기녀인 다솜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루를 운영할 자격이 주어지는 별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무과에 응시해 급제하여 별감이 된다.
이수민에게 ‘다솜’이라는 이름을 받은 기녀 운향은 어린 시절 변덕스럽기 그지없는 왕에게 아버지를 잃고 아버지의 육촌 동생이라는 치운 밑에서 왕을 시해하고자 검무와 검술을 배운다. 아버지가 그녀에게 지어 준 이름은 ‘서아’이다. 치운으로 인해 살수의 길을 걷던 서아는 수민과 사랑에 빠지고, 치운과 갈등을 일으킨다. 서아의 스승 권치운은 친아버지 같은 분이 사약을 받고 세상을 떠나자 왕을 시해하려는 마음을 먹는다. 그는 중전의 폐위를 반대하는 상소문을 올렸다가 목숨을 잃은 오두인의 딸 서아를 거두어 살수로 키운다. 그러던 어느 날 이수민과 서아가 다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게 된 치운은 오래전부터 서아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두 사람에게 불같은 질투와 적개심을 느끼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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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연예기획자와 예인, 소설로 부활하다
조선시대의 연예기획자와 예인 조선시대에도 연예기획자가 있었다. 바로 별감이다. 별감은 예인, 즉 오늘날의 연예인들을 휘하에 두고 연회 행사를 기획하고, 놀이판을 짰던 사람들의 직책을 말한다. 따라서 별감은 아시아를 넘어 팝의 본고장 미국과 유럽을 석권하고 전 세계에 K-POP 열풍을 불러일으킨 대한민국 연예기획자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소설은 별감뿐만 아니라 노래 실력이 빼어난 가기歌妓와 가객歌客, 가야금을 잘 타는 금기琴妓, 거문고의 명인 금객琴客을 포함한 예인들과 광대, 재주꾼 등 시대의 아웃사이더이면서 프로페셔널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그리고 있다. 더불어 주인공이 별감이 되고자 무과를 치르는 과정과 과거 급제 후 급제자들이 임금과 신하들에게 축하를 받는 과정, 연회에서 악공들이 음악 합주에 필요한 악기를 조율하는 과정 등을 드라마 속 장면들처럼 묘사하고 있어 생생함을 더한다. 무협적인 요소와 추리적 요소 활용해 읽는 재미 선사 소설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역사 로맨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제일의 연예기획자 별감 이수민과 조선 제일의 예인 기녀 운향의 운명적인 만남,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두 사람의 사랑을 시린 가슴으로 지켜보는 조선 제일의 무인 권치운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동시에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무인과 살수를 등장시켜 무협적인 요소와 추리적인 요소를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소설에 끊임없이 긴장감을 불어 넣고,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건을 빠르게 전개하여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는 소설의 배경이 숙종 대이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왕이 재위하는 기간에 무려 다섯 번의 환국이 일어난 까닭이다. 조선 왕조 500년 동안 이렇게 환국이 많이 일어난 시기는 없었다. 더군다나 갑인환국(숙종 즉위년)을 제외하고 경신환국(숙종 6년)과 기사환국(숙종 15년), 갑술환국(숙종 20년), 병신환국(숙종 42년)은 모두 왕이 일으킨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근거 삼아 저자는 당시 왕의 변덕으로 인해 가장이 목숨을 잃은 집안의 누군가는 왕을 시해하고 싶어 했을 테고, 살수의 등장이 부자연스럽지는 않을 거라 판단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