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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하늘에 울려 퍼지는 불온한 북소리 ㆍ 7
조정에 부는 피바람 ㆍ 13 누가 반란을 일으켜도 일으킬 것이다 ㆍ 35 밖은 이미 반정군 세상이 되었다 하옵니다 ㆍ 42 당장 옥새를 가져오라 ㆍ 54 불영계곡에서 만난 스님 ㆍ 66 연산군께서는 어찌 승하하신 것입니까ㆍ ㆍ 73 태사성이 빛나는 날 태어난 아이 ㆍ 88 사람의 운명은 하늘에 달린 것 ㆍ 95 스스로 스승이 되어 옛 성인의 뜻을 따르라 ㆍ 106 대체 누가 온다는 것이냐ㆍ ㆍ 113 쇠 갓을 쓴 여종이 들어올 겁니다 ㆍ 123 태양을 삼킨 달은 누구인가 ㆍ 137 조씨 성을 가진 자가 왕이 되려 한다 ㆍ 152 평생의 스승 운학 스님을 만나다 ㆍ 163 한양으로 가야겠다 ㆍ 175 어리석고 흉포한 자로다 ㆍ 183 세자를 대궐로 들이지 마시오 ㆍ 195 혹 세자 저하와 공주마마 아니십니까ㆍ ㆍ 218 너보다는 남을 위해, 세상을 위해 살거라 ㆍ 231 효혜 공주님께서 혼인을 하셨습니까ㆍ ㆍ 242 보고 싶었습니다 곧 보게 될 겁니다 ㆍ 253 모두가 남편 김희와 시아비 김안로 탓이다 ㆍ 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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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년이 지나면서 조선 땅에 험악하게 휘몰아치던 피바람은 잦아드는 듯했다. 그러나 나라 꼴과 조정의 형편은 갈수록 엉망이 되어 갔다. 신하들의 입을 닫기 위해 임금과 관련된 일을 입 밖에 내는 사람은 몸을 마디 내어 죽이는 형벌에 처하고,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목을 베어 죽이는 형벌에 처하도록 했다.
--- p.35 “알았다, 알아들었다. 네놈들에게 옥새를 내주면 되지 않느냐. 여봐라! 거기 누구 없느냐? 당장 상서원에 가서 낭관에게 일러 옥새를 가져오도록 하라!” 임금은 쥐어짜듯 말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임금의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 --- p.59 스님은 오래 뜸을 들였던 것과는 달리 빠르게 말을 이었다. “북극성 옆에 있는 별(태사성) 하나가 유난히 밝게 빛날 때, 부인께서는 사내아이를 낳을 것입니다. 제 말대로 된다면 열두 살 되는 해 아이를 불영사로 보내 주십시오.” 묵직하고 단호한 목소리였다. --- p.70 남희백은 붓을 들어 아이의 이름을 거침없이 종이에 적었다. 南師古. “이 이름자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이윽고 안씨가 남희백을 보며 물었다. “스승으로 삼을 사람이 별로 없는 세상 아니오. 하여 아이 스스로 자신의 스승이 되어 옛 성인들의 아름다운 정신을 본받고, 따르기를 바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오.” --- p.111 두 아이를 보는 순간 남사고는 불에 덴 듯 놀라 저절로 발을 멈추었다. 온몸이 와들와들 떨렸다. 남자아이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것은 분명 용의 기운이었다. 남자아이뿐만 아니라 그 옆에 있는 여자아이에게서도 범상치 않은 기운이 뻗쳐 나왔다. 남사고는 옆을 지나가는 여자아이의 얼굴을 슬쩍 훔쳐보았다.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 p.190~191 “이제는 헤어질 때가 되었으니 이것들을 너에게 주려 한다. 평생 공부하며 깨우친 바를 기록한 책이다. 첫 번째는 천문에 관한 것이요, 두 번째는 풍수지리에 관한 것이며, 세 번째는 복서와 상법에 관한 것이다. 받아라.” 운학 스님이 남사고에게 세 권의 책을 내밀었다. --- p.233 어머님이 지어 주시는 밥을 먹고, 아버님에게 글을 배우며 살고 싶은 생각도 물론 있었다. 허나 효혜 공주를 살릴 수 있는 방책이 있다면 찾아야 했다. 이는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일이라고 남사고는 생각했다. --- p.239~240 이상하게도 오래전에 혼인을 했다는 공주가, 여전히 남자를 경험해 보지 않은 청신한 몸을 지니고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남사고는 별로 기쁘지 않았다. 공주의 얼굴에도 죽음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던 것이다. --- p.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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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년(1506년) 9월 초하루, 지중추부사 박원종은 부사용 성희안과 이조판서 유순정 등과 함께 반정을 일으킨다. 이조좌랑 남희백은 반정군이 새로운 왕으로 내세우는 진성대군(훗날의 중종)도 선왕(성종)의 친자식이라는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임금의 목숨만큼은 구하고자 반정에 가담한다.
우여곡절 끝에 목숨을 건진 임금은 연산군으로 봉해져 강화도 교동으로 귀양을 떠난다. 남희백은 반정공신이 되어 출셋길에 오를 수 있음에도 사직을 하고 아내와 함께 고향 울진으로 내려간다. 고향 집에 이르기 전에 불영계곡에서 잠시 쉬던 남희백 부부는 운학이라는 법명의 스님을 만난다. 운학 스님은 남희백 부부에게 3년 후 밤하늘에 태사성이 밝게 빛나는 날 부인이 한 사내아이를 낳을 것이라며 자기 말대로 된다면 아이가 열두 살 되는 해 불영사로 보내 달라고 한다. 정확히 3년 후, 안씨는 사내아이를 낳는다. 그날 밤 하늘에는 태사성이 유난히 밝게 빛나고, 남희백 부부는 운학 스님이 예견한 대로 되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남희백 부부는 남사고가 물기가 느껴진다고 하는 날에는 반드시 비가 내리고, 집에 누가 올 거라고 하면 반드시 손님이 찾아오고, 마을 뒷산에 새로운 봉분이 생길 거라고 하면 마을의 누군가가 죽는 것을 보고 남사고가 범상치 않은 아이임을 안다. 남사고는 조광조의 죽음까지 예언하고, 남희백은 실제로 조광조가 죽자 남사고가 열두 살 되는 해 그를 운학 스님에게 보낸다. 남사고는 운학 스님 밑에서 호흡법인 복기법을 비롯하여 역학과 천문, 풍수지리, 복서, 관상법과 몸을 보호하는 격술과 환술 등을 배운다. 2년 후, 어느 정도 천기와 상을 읽고 역수를 할 수 있게 된 남사고는 스승을 따라 한양에 올라간다. 그리고 가외(추석) 전날 종루 저잣거리에서 용의 기운을 지닌 남자아이(세자, 훗날의 인종)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여자아이(효혜 공주)를 만난다. 첫눈에 효혜 공주에게 이끌린 남사고는 그녀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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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예언가 격암 남사고, 소설로 부활하다
동양의 노스트라다무스, 남사고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중종 때 태어나 명종 때까지 활약한 기인이 셋 있다. 격암 남사고, 토정 이지함, 그리고 전우치다. 이 세 사람은 가히 조선을 대표할 만한 기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토정비결』을 지었다는 이지함과 고대소설 『전우치전』의 주인공 전우치에 비해 남사고는 세간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남사고는 살아생전 조선 최고의 관상가, 풍수지리가, 천문가라는 평가를 받은 인물로 그 이름이 선조실록에 두 번, 영조실록에 두 번 나온다. 그는 「남사고산수십승보길지지(南師古山水十勝保吉之地)」에서 기근과 역병, 전란을 피해 살아남을 수 있는 땅 열 곳을 언급했다. 그것이 바로 ‘정감록’의 핵심 개념인 십승지설이다. 18세기 이후에는 그가 지었다는 『남사고비결』이 세간에 퍼졌고, 구한말엔 예언서 『격암유록』 도 나타났다. 하여 일부에서는 남사고를 동양의 노스트라다무스라 부른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작품의 주인공 남사고의 아버지 남희백이 살았던 연산군 대와 남사고가 활약했던 명종 대는 지난 정권과 우 닮아 있다. 명종은 어머니 문정왕후가 죽기 전까지 그녀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문정왕후 뒤에는 보우 스님이 있었다. 또한 전쟁이 일어나자 백성과 도성을 버리고 도망쳤다는 점에서 선조와 이승만은 닮아 있다. 많은 국민이 지난 정권에서 벌어졌던 국정농단과 탄핵사태를 지켜보며 한 나라의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을 것이다. 연산군을, 명종을, 선조와 임진왜란을, 이승만을 떠올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며 “남사고의 삶을 통해 조선의 위기가 언제, 무슨 이유로 발생했는지, 왜 임진왜란의 발발을 막을 수 없었는지 살펴보려는 의도에서 소설을 썼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지난 역사, 특히 치욕적이고 암울한 사건을 망각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치욕적이고 암울한 사건일수록 더 상세히 기억하고 있어야 앞으로 벌어질지 모르는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지난 역사를 교훈 삼아 미래를 대비해야 위기가 닥쳤을 때 좌절과 절망의 늪에 빠지지 않고 슬기롭게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