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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성적표
부산 고등 학교 1학년 장기준 “성적표 갖고 와 봐.” “여기요.” “이게 뭐고. 이게 성적표라고 갖고 왔나? 니 이 실력으로 대학 갈 수 있는지 아나? 내일 당장 공고로 옮겨.” “싫습니다.” 찌익―, 사정없이 성적표를 찢어 버린다.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벽을 맘껏 후려치고 싶다. “장기준.” “예.” “니 정말 이랄래? 아버지는 니 하나만 믿고 사…….” 말을 이으시지 못했다. 또 다른 아버지 모습이 보인다. ‘못난 아들이구나.’ 성적표가 싫다. ‘이깟 게 뭔데 나와 아버지 사이를 갈라놓아.’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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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 고등 학생들의 삶이 솔직하게 담긴 시
이 책에 시를 쓴 아이들은 인문 고등 학교 학생도 있고 실업 고등 학교 학생도 있다. 남학생도 있고 여학생도 있다. 이 아이들은 멋 부리며 시를 억지로 꾸며 쓰지 않고, 솔직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드러내어 시를 썼다. 그래서 시간에 쫓기며 학교와 학원으로 밤늦게까지 몰려다녀야 하는 현실도 그대로 드러냈고, 시험 때문에 괴로운 마음들도 솔직하게 표현했다. 때로는 답답한 마음에 비를 맞으며 운동장을 뛰어다니기도 하고 자율 학습 시간에 도망쳐 바닷가에서 방황하기도 한다. 2부 엄마도 전엔 고왔는데 : 가난하지만 따뜻한 식구들 이야기 밤늦게까지 힘겹게 일하는 어머니, 몸 여기저기에 기름때가 묻은 아버지, 할아버지와 싸워서 집을 나오면서도 새끼 낳을 염소는 몰고 온 외할머니, 이런 식구들 이야기를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가슴 아프게 시로 썼다. 자식의 성적표를 보며 자식보다 더 힘겨워하는 아버지 모습도 보인다. 요즘 학생들이 입시 지옥으로 내몰리는 현실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식구들 모두를 힘겹게 하는 일이다. 3부 할머니 제가 도와드릴까요? : 땀 흘리며 살아가는 이웃 사람들 이야기, 전쟁이나 차별로 고통 받는 세상 사람들 이야기 시장에서 장사하는 할머니, 공사판에서 벽돌 나르는 아저씨, 몸이 불편한 장애인 아저씨, 힘겹게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이런 사람들을 애정을 갖고 지켜보면서 시를 쓰기도 했다. 또 눈을 더 넓은 곳으로 돌려 미군 장갑차에 치어 숨진 효순이, 미선이, 이라크에서 살해당한 김선일 씨 사건을 보고도 시를 썼다. 지금은 이런 이웃들의 삶이나 세상일에 관심을 가진 정도에 그쳤다고 해도, 머지않아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고, 점점 이해가 깊어지면 그들과 함께 행복하게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이 되리라 꿈꾸며 아이들은 시를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