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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낙엽군과 킹왕짱
이진
도서출판도화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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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주름 만들기 / 7
넌 너의 기억을 믿니 / 35
스타를 꿈꾸는 / 59
숙제 / 83
신낙엽군과 킹왕짱 / 99
아이엠 / 119
샴 이야기 / 143
하루만 더 / 165
꿈을 설계합니다 / 189
웃음꽃 / 211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이진-정환

1995년 계간 「시인과 사회」 가을호, 시부 신인상 수상 1998년 동아일보사 발행 월간 「신동아」 제34회 논픽션 공모 당선 2000년 SBS서울방송 제2회 TV문학상 수상 2020년 (사단법인)한국소설가협회 발행 「한국소설」 제64회 신인상 수상 2006년 장편소설집 「잘했어! 흰털」발행. 당그래 출판사 2013년 시집 「프라하 일기-우블라젠키 사람들」 발행. 샛강출판사 2016년 시집 「지우개도 그림을 그린다」 발행. 샛강출판사 2018년 시집 「서랍속의 생」 발행. 샛강출판사 2019년~ 시샘문학회 동인지 「시샘」 발행인 2020년 시집 「팔짱끼고
1995년 계간 「시인과 사회」 가을호, 시부 신인상 수상
1998년 동아일보사 발행 월간 「신동아」 제34회 논픽션 공모 당선
2000년 SBS서울방송 제2회 TV문학상 수상
2020년 (사단법인)한국소설가협회 발행 「한국소설」 제64회 신인상 수상
2006년 장편소설집 「잘했어! 흰털」발행. 당그래 출판사
2013년 시집 「프라하 일기-우블라젠키 사람들」 발행. 샛강출판사
2016년 시집 「지우개도 그림을 그린다」 발행. 샛강출판사
2018년 시집 「서랍속의 생」 발행. 샛강출판사
2019년~ 시샘문학회 동인지 「시샘」 발행인
2020년 시집 「팔짱끼고 걸으면 좋겠다」 발행. 스타북스
2020년 앤솔러지 「2021신예작가」발행. (사)한국소설가협회
2024년 오디오북 이진 시집 「프라하 일기」 발행.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2023문학예술 전자출판 지원사업 선정작)
2024년 전자책 장편소설집 「잘했어! 흰털」 발행.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2023문학예술 전자출판 지원사업 선정작)
2025년 전자책 시집 「수평선을 사랑한 갈매기」 발행. 샛강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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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140*210*20mm
ISBN13
9791192828916

책 속으로

디는 카메라의 빨간 불이 다시 켜짐과 동시에 ‘토끼 뇌에 주름 만들기’의 최종 목표를 깨우쳤다. 인위 생성된 토끼 주름을 이식받은 인간들이 토끼 흉내를 내기 시작하면 큰일이다. 그래서 주름이 주름인 줄 모르는 토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더는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토끼의 대갈통 한계로 디의 머릿속에서 늘어날 대로 늘어나고 꼬일 대로 꼬인 주름들이 폭발했다. 직전에, 점입가경 문답을 끈기 있게 경청하던 하늘이 안구건조증 앓는 눈에 눈물 모으듯 눈꺼풀을 끔벅했다. 새끼 번개가 일었다. 구름이 번개를 받았고 구름의 물방울들이 재채기 터지듯 급하강하기 시작했다. 바람이 얼씨구나 물방울들을 실어 날랐고, 나뭇잎들이 물방울 간지럼을 타기 시작했고, 이슬 먹은 노오란 풀꽃들은 목디스크 걸린 목을 일으켜 온전히 깨어났다. 동시 디의 대갈통과 가장 가까운 커다란 두 개 귓구멍을 통로 삼아 마구잡이 튀어나온 주름들이 달렸다, 날았다, 튀었다.
혹 주름이 주름인 줄 모르는 애기 토끼가 널 먹더라도 속지 마, 절대로!
하늘과 구름과 나무와 바람이 디의 주름에 동조했다. 나비와 공조한 풀꽃들이 달리고 날고 튀는 디의 주름들을 모아모아 광합성 시켰다. 디의 주름들이 사방팔방 홀씨 되어 흩어졌다. 디를 똑 닮은 애기 토끼들이 새로운 먹이를 먹어 치웠다.
노오란 풀꽃들이 밤이나 낮이나 잊지 않고 흔들리며 앞뒤 좌우 위아래로 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전달했다.
속지 마, 속지 마, 절대로….
--- 「주름 만들기」 중에서

-넌 왜 그렇게 참을성이 없니? 캴캴.
넌 왜 그렇게 자꾸 헉헉대니? 캴캴. 9-12는 나의 더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나는 나의 새로운 목표만을 생각합니다. 김모네는 웃기는 연기로 떴습니다. 나는 표정 연습부터 시작합니다. 나는 벌러덩 하늘을 보고 케이지 바닥에 눕습니다. 3백 개의 실험용 케이지들을 수납하는 대형 책꽂이 형식 스테인리스 선반 바닥은 초대형 하늘이자 초대형 거울입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반들반들한 하늘은 내 얼굴은 물론 내 더위 먹은 영혼까지 비쳐 줄 태세입니다. 나는 선반을 향해, 헤헤, 호호, 낄낄, 웃고 또 웃어봅니다. 웃음 사이사이 토할 것 같은 증세가 새치기합니다. 부패한 고깃덩어리처럼 뒤죽박죽 곤죽이 되어버린 나의 온갖 장기들이 울렁증 등쌀에 서로 먼저 몸 밖으로 부풀어 터지려고 난리들입니다. 나는 더럭 겁이 납니다. 노 선생이 김모네 유튜브 보기를 속히 중단하고 나타나 나를 울렁증 벼랑에서 끌어내려 주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이 고비를 견뎌내야만 합니다. 나는 선반 거울을 향해 입술을 달싹거립니다. 폭염에 녹아 한 판의 엿처럼 붙어버리려는 주둥이를 강제로 찢어 하하, 킬킬, 호호, 찍찍, 웃음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 「스타를 꿈꾸는」 중에서

신낙엽군은 반쯤 감긴 눈으로 목청을 향해 기원했다. 귀신 파도님, 이제 그만 놀려요, 이제 나는 귀신 파도님의 진동을 다 알아요, 귀신 파도님이 당당당 떨면 나는 덜덜덜 떨면서 리듬을 맞추고, 캉캉캉 떨면 갈갈갈 떨면서 리듬 맞추면 된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힘들었지만 이제는 귀신 파도님 마음도 알 것도 같아요, 나 혼자 단잠 자니까 샘나시는 거죠? 하지만 이제 그만 좀 놀리세요, 나도 잠 좀 편히 자게요, 부디요, 그래서 내일 먹이를 한 알만 더 먹을 수 있다면 귀신 파도님의 당당당 떨림도 조금은 덜 힘들게 견뎌낼 거니까요. 신낙엽군은 잠결에도 열심히 기도했다. 귀신 파도는 분명 마음 넉넉한 신일 테니까.
-얏, 떨렝이! 이 등신, 안 일어낫?
신낙엽군은 등줄기가 뜯기는 고통에 반토막 난 멸치처럼 터엉 튕겨 일어났다. 갑자기 튕겨 일어나는 바람에 덜덜덜 떨리던 몸이 순간 딱 멈추었다. 신낙엽군은 낭창낭창 흔들리다 벼락 맞은 마지막 낙엽처럼 눈 초점도 제대로 맞출 수가 없었다. 거기 그가 있었다.
--- 「신낙엽군과 킹왕짱」 중에서

나는 머리는 두 개 몸은 하나인 샴쌍둥이 실험 모델입니다. 유전자 변형으로 만들어진 특별한 실험쥐이지요. 달리 표현하면 우리는 몸뚱이 하나에 머리가 두 개 달린 생명체입니다. 덕분에 우리 둘은 정확히 둘이면서 하나인데, 그 증거로 우리 둘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나’는 철저하게 이성적이고 ‘너’는 철저하게 감성적이죠. 나는 근거를 들이대고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합당해야만 행동으로 옮기지만, 너는 직감적으로 우선 캐치되는 감성에 최우선을 두고 행동을 결정합니다. 우리에게 결정적인 사단이 일어난 것은 ‘그녀’가 실험에 투입된 직후부터입니다. 이성적인 나와 감성적인 너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녀에게 홀딱 빠져버렸습니다. 우리 유전자를 조작하여 탄생시킨 김 연구원이 뜯어말려도 불가능한 마음들이었죠. 우리는 정확히 두 개체이다 보니 마음도 정확히 두 배였습니다. 물이 한 컵인 것과 두 컵인 것은 엄청난 차이입니다. 물 한 컵으로 화분 두 개 꽃을 피워낼 수 있다면 물 두 컵으로는 화분 네 개 꽃을 피워낼 수 있습니다. 화분 두 개 꽃과 화분 네 개 꽃이 맺을 열매 개수를 생각해 보면 더 확실해집니다. 그 열매 차이가 나중에 다시 화분 개수 차이를 만들 것이며 따라서 물 한 컵으로 출발한 베란다와 물 두 컵으로 출발한 베란다 화분 수는 전혀 다른 숫자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 「샴 이야기」 중에서

나는 사료를 입에 넣고 오도독 깨물다가 웃음이 터진다. 입안에서 오도독 가루가 되었던 사료가 하하 흩어진다. 앞 케이지 울쌍이 콧등을 찌푸리며 훼훼 고개를 내젓는다. 나는 앞 케이지 녀석 이름을 모른다. 알 필요도 없다. 금방 웃음과 함께 허공으로 날아가 버릴 테니까. 아마도 녀석은 이 동물실험실 실험 법칙에 따라 나와 비교되는 실험군으로 세팅된 실험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시도 때도 없이 꽃잎이 돋고 피고 웃음이 터지고 깔깔 하하대는 걸 보면 그렇다. 나는 가끔 너무 심하게 웃다가 방금 생각했던 내용을 까맣게 잊어버리곤 하는데, 아마 나는 어제도 오늘도 내가 지금 어떤 실험에 사용 중인지를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 실험의 한 현상으로 시도 때도 없이 웃는다는 것도 설명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들으면 뭐 하나. 나는 또 하하 깔깔 웃음으로 모든 현상과 설명과 실험 기억을 다 날려버릴 텐데. 나는 그래서 ‘아마도 녀석은 이 동물실험실 실험 법칙에 따라 나와 비교되는 실험군으로 세팅된 실험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시도 때도 없이 꽃잎이 돋고 피고 웃음이 터지고 깔깔 하하대는 걸 보면 그렇다’라는 앞 문장의 진위 여부와 인과 관계도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또 하하 핫핫 웃어대는 바람에.

--- 「웃음꽃」 중에서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하지만 욕심부리지 않을 것이다.
독자들이 내 소설집을 읽고 한 문장이라도 밑줄 칠만한 게 있다면, 고개 끄덕일 부분이 있다면, 우선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다. 천차만별 각자 운명과 생을 영위하는 독자들을, 각자 그 자체로 고유한 우주인 독자들을, 한 문장으로라도 고개 끄덕이게 할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하지 않은가.

아, 그중 몇 퍼센트 독자에게서는, 잘 읽었어요, 정말 재밌었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했어요. 팬이 될 것 같아요, 이번 달의 수작이네요, 단숨에 읽었어요, 꼭 내 이야기 같아요, 이거 다음 이야기도 있는 거죠? 문장이 막힘없이 술술 읽혀요, 라는 말도 들었다. 고맙고 감사하다. 오늘도 내일도 글 쓰는 일이 즐겁고 책 읽는 일이 기쁜 한 소설 쓰기와 책 읽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추천평

이진-정환 소설가의 첫 소설집 『신낙엽군과 킹왕짱』은 환각과 울림의 공명관이 독특한 작품이다. 그것은 어쩌면 작가가 현실과 허구, 의식과 무의식, 언어와 이미지의 경계 세계를 통해 스스로 미학적 한계를 넘어서려고 하면서 겪는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이 소설의 언어는 사물을 지칭하고 연상시키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물을 대체하고 감각을 대신하는 두 겹 세 겹의 깊이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언어를 거부하고 파괴하는 미학 형식을 통해 서사의 완성이 이루어진다. 첫 소설집 상재를 축하하며, 중단없이 정진하는 앞으로의 시간을 기대한다. - 김호운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이진-정환 작가의 신작 소설집 『신낙엽군과 킹왕짱』은 각자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바깥을 상상하고 질문하는 인물들의 방식이 굉장히 유혹적이고 사뭇 강력하다. 이것은 자기와 같은 것을 퍼트리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와 다른 것을 함께 나누어 가지려는 작가적 욕망이다. 다른 세계의 환상 공간에서 현실 세계의 구속과 자유를 이야기하는 이것이 바로 비동화에 대한 공감일 것이다, 놀라운 세계이다. - 김성달 (소설가,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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