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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
『나무를 심은 사람』의 문학적 향기, 그리고 문명의 미래(편집자의 말) 장 지오노의 작품 세계 : 노래하는 자연(옮긴이의 말) 장 지오노 약력 |
Jean Gi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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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sbbonzi@yes24.com
살다 보면 이따금 욕심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생의 어느 순간에 부닥친 그 사람이 탐이 날 때가 있다. 딱히 무어라 설명할 순 없지만, 내 곁에 두고 내 사람이 되게 하고 싶은 그런 욕망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뭔가 근사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것 같은 사람. 그 사람의 일상이 자꾸만 궁금하고 마음이 끌리는 것을 막지 않고 싶은 그런 사람. 알아서 내게 오는 득을 따지는 차원이 아니라 안다는 것만으로 가슴 벅찬 사람. 그런 사람이 가끔 일상에 조용히 밀려올 때가 있다.
“한 인간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발견해내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것이 분명하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한 잊을 수 없는 인격과 마주하는 셈이 된다.” 이 책은 짧고 낮고 고요한 웅변이다. 길고 장황한 소설이 아니다. 쉽고 얇기에 기대하지 않고 다가선다. 준비 없는 마음에 스며든 것은 한 사람의 단순한 삶이 그대로 보여주는 끌림이다. 복잡한 스토리도 아니고 등장인물도 많지 않다. 헌데 이 이야기가 감동을 주는 이유는, 오랜 기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 온 것은, 읽는 사람의 영혼을 울릴 줄 알기 때문이다. 황폐한 땅에 나무를 심으며 사는, 욕심 없이 그저 나무만 심으며 사는 사람이 주는 이야기일 뿐이다. 강하고 번뜩이고 스피드한 것이 튀는 세상에선 그리 달갑지 않은, 시대에 뒤지는 늦은 걸음마이다. 그래서 이 밋밋한 이야기가 주는 감동이 반대급부에서 오는 효과라 여길 수도 있으나 그것보다는 더한 무엇이 있다. 가령, 색색의 장식으로 온몸을 요란하게 치장하고 현란한 나이트의 조명 아래 몸을 흠뻑 적시고 돌아온 저녁에 찾아오는 쓸쓸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잘 놀고 돌아왔는데, 아무런 문제 없다고 여겼는데 찾아든 쓸쓸함. 또한 그것을 제대로 다스려 낼 만한 무엇이 과연 있기나 한 걸까? 오토바이로 아우토반을 질주하며 내지르는 소리?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가슴을 토해서 우는 거? 짐작컨대 그런 게 아닐 것이다. 외로움을 넘어 선 고독, 그것을 풀어내는 작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무를 심는 그가 보여주는 단순한 감동이 고독을 끌어안고, 그 안에서 평화를 느끼는 마주섬이 있었기에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가 지니고 있는 잊을 수 없는 인격은 그런 그의 삶 전체를 통해 나오는 것이다. 나무는 아내와 외아들을 잃은 자가 인생의 무상함을 달래려는 방편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물질적 풍요를 바라고 심은 것이 아니라, 영혼을 자꾸 걸러주는 작업이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자아를 넘어선 타인을 위한 삶이 가능했을 것이다. 『나무를 심은 사람』을 녹색혁명의 일환으로 생각하거나 문명의 이기를 탓하며 읽을 요량에서보다는, 봄바람이 따스한 저녁에 창문을 열어두고 차 한잔을 끓여 옆에 두고 앉아 마음 가까이 맞닿은 근사한 소설을 찾을 때에야 어울리는 책. 그리고 돌아오는 봄에는 정말 나무 한 그루를 심어보는 것은 어떨까? 심은 나무가 해를 더해갈 때마다 우거진 숲을 이룰 그런 날 올지도 모를 일이니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