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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예술
눌와 200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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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오카모토 타로는 누구인가 _ 요쿠 타다노리(화가, 그래픽디자이너)
초판 서문 _ 오카모토 타로

제 1 장 예술은 왜 존재하는가
인생의 기쁨
부품이 되어 버린 현대인 / 즐겁지만 공허한 마음 / 자기회복을 위한 정열
예술을 보는 법, 당신은 선입견을 갖고 있다

제 2 장 예술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에 대해
글자 ‘八’의 문화
암호의 마술/오늘날 ‘八’의 예술
이해가 안 되는 그림의 매력
추상예술 / 초현실주의
쫓고 쫓기는 감상과 창조

제 3 장 새롭다는 것은 무엇인가
‘새롭다’는 말
새롭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 / 요즘 젊은이들은…… / 호류지 벽화는 새로운가

예술은 늘 새롭다
미술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 끊임없이 변화하는 건축·음악·문학
새로운 것에 대한 편견
유행이란 무엇인가 / 뿌리 없는 일본 문화
현대 문화의 세계성
세계는 하나의 문화권 / 양복은 오늘날의 우리 옷 / 자동차와 가마 / 건축 양식의 국제화 /구상화에서 추상화로 / 국경을 넘은 현대 예술
아방가르드와 모더니즘
새롭다는 말을 듣는 순간, 이미 그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 생활 속에서 모더니즘의 효용성 / 막다른 길이 막다른 길을 넘는다

제 4 장 예술의 가치 전환
예술은 산뜻해서는 안 된다
예술은 혐오스러운 것이다
예술은 깔끔해서는 안 된다
예술은 솜씨가 좋아서는 안 된다

제 5 장 그림은 모든 사람의 창조물이다
보는 것은 창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술은 단수인 동시에 복수이다 / 당신 자신을 창조한다 / 보는 것에서 그리는 것으로
옛날의 그림은 감상의 대상이 아니다
창고 속에서 잠자는 명화 / 보이면 가치가 감소하는 예술
그림이 서툰 화가들
귀족의 전유물에서 시민의 예술로 / 풋내기 화가 세잔 / 초보 화가 고흐, 고갱, 루소 / 그림을 못 그리는 화가 피카소
특출한 기예가 필요 없는 시대
생산양식과 예술형식 / 사군자와 몬드리안 / 나도 피카소 정도는
누구나 그릴 수 있고, 그려야 한다
그림은 취미가 아니다 /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착각 / 왜 쉽게 그릴 수 없는 것일까 / 일단 그려라
자유의 실험실
집안 전체에서 / 형식을 버리고 자유를 느껴라 / 예술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어린이와 그림
그림을 그리는 충동 / 보이고 싶지 않다 / 올바른 그림 교육 / 기존의 미술 교육 / 학생에게 그림을 배우는 시간 / 붉은 동그라미를 그리는 어린이의 마음 / 어린이의 자유와 예술가의 자유

제 6장 일본 문화의 특수성
일본 문화의 특수성
문화의 막다른 골목 / 일본 문화는 동양적인가
예술과 예능
예능의 세계 / 사도가 정도다 / 예술이란 말의 본질 / 프랑스 회화사가 말하는 것 / 기술과 기능 / 예술은 결심의 문제이다 / 점잖은 멋과 활달한 멋
일본의 윤리 의식
겸양의 미덕 / 내가 하겠다고 공언하는 것 / 단 한 사람만 튀는 것 / 겸손한 비굴함 / 외국인의 칭찬 /‘~같다’는 것

해설 오카모토 타로를 읽는 젊은이들에게 _ 아카세가와 겐페이(화가?작가)

부록 인명해설·찾아보기

저자 소개 1

저오카모토 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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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o Okamoto,おかもと たろう,岡本 太郞

일본을 대표하는 아방가르드 화가이자 현대 미술의 선각자인 오카모토 타로는 1929년 도쿄미술학교 서양과에 입학했으나 반년 만에 중퇴하고 18살의 어린 나이에 파리로 건너갔다. 1932년 피카소의 작품을 보고 충격을 받은 뒤 추상회화를 지향, 칸딘스키?몬드리안과 함께 파리 화단의 제일선에서 활약했으며,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철학과 민족학을 공부했다. 1940년 귀국 후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판화·사진·평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으며, 상파울로·베네치아 비엔날레 등 국제전에도 작품을 출품했다.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태양의 탑〉을 제작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아방가르드 화가이자 현대 미술의 선각자인 오카모토 타로는 1929년 도쿄미술학교 서양과에 입학했으나 반년 만에 중퇴하고 18살의 어린 나이에 파리로 건너갔다. 1932년 피카소의 작품을 보고 충격을 받은 뒤 추상회화를 지향, 칸딘스키?몬드리안과 함께 파리 화단의 제일선에서 활약했으며,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철학과 민족학을 공부했다. 1940년 귀국 후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판화·사진·평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으며, 상파울로·베네치아 비엔날레 등 국제전에도 작품을 출품했다.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태양의 탑〉을 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청춘 피카소』, 『예술과 청춘』, 『미의 주력』, 『마음에 독을 품고』 외에도 여러 권 있으며, 『잊을 수 없는 일본』으로는 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역자 : 김영주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다.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고흐의 증명』, 『학교 혁명』, 『코인 록커 베이비』, 『더러운 손』, 『바다토끼』외에도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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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03쪽 | 472g | 148*210*30mm
ISBN13
9788990620095

출판사 리뷰

“시대를 뛰어넘어 신선한 감동을 일으키는 전설의 명저”
“예술이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책, 동시에 진짜 삶의 방법을 생각하게 하는 책”
“책장을 덮는 순간, 자기 자신을 창조하게 된다.”
“오카모토 타로의 예술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정열을 보통 사람은 미칠 수 없는 천재성이 스며 있다.”
“예술은 절대적으로 새로워야 한다. 예술은 언제 어느 시대에나 새롭다는 의미에서 커다란 동경의 대상이었다.”
- 일본 독자들이 보내온 찬사의 글 중에서

■ 이 책은?

현대 일본 미술의 선각자인 오카모토 타로의 아방가르드 예술론이자 간략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현대 미술사 입문서이다. ‘예술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렵게만 생각하는 ‘예술’에 대해 갖고 있는 부담감과 오해와 편견을 비롯해 현 예술의 실태를 미술, 역사, 문화, 민족 등 다양한 범주를 넘나들며 바로 눈앞에서 이야기하듯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말로써 풀어내고 있다.
책에서 지은이는 예술과 예능, 기술과 기능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미술 교육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며, 창조와 감상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감상도 창조의 다른 한 면임을 깨우쳐 개개인이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오늘의 미술을 이끌고 있는 아방가르드와 모더니즘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통해 유행과 창조가 엄격하게 다름을 설명하고, 현재 안일함을 추구하며 권위만을 내세우는 기성세대에 대한 따끔한 충고와 더불어 그것에 휘말리지 않도록 젊은이들에게도 경고의 말도 잊지 않는다. 아울러 ‘겸허’와 ‘겸양’을 중시하는 일본 사회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비굴한 겸손함’이라며 일본 문화를 단죄하기도 한다.
또한‘예술은 혐오스러운 것이다’라고 예술의 조건을 내세우는 지은이는, 예술의 본질은 과거를 부정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현대 사회의 사라진 인간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며 사람들에게 삶의 예술을 실천할 것을 권한다. 아울러 오카모토 타로는 이 책의 목적을 밝히면서 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더욱 읽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예술은 특권적인 일부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닌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로 인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혹시, 이 책에서 새로운 그림 해설을 기대했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이 책은 결코 감상을 위한 안내서도 입문서도 아니다. 예술은 가르친다고 해서, 또 배운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나는 이 책을 통해 내면 깊숙한 곳에 내재되어 있지만, 자신이 감지하지 못하는 예술에 대한 능력을 이끌어내고 싶을 뿐이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본문 중에서

이렇듯 오카모토 타로의 사상이 집약되어 있는『오늘의 예술』에는 해서는 안 되는 말, 조심해야 하는 말, 또는 조금은 우회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말도 거침없이 표현되어 있으며 ‘어찌 이런 말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설과 조롱이 난무하며, 때론 지은이 특유의 유머가 섞여 있어 읽은 이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아울러 현실에서 느꼈던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해결점을 제시해 읽는 이로 하여금 시원함과 통쾌함도 안겨준다.
1954년에 코분샤(光文社) 가파북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당시 유래 없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판을 거듭하다가 1973년 고단샤(講談社)에서 문고본(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그후 1999년, 코분샤 문고본으로 복간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늘의 예술』은 시대를 뛰어넘어 읽는 이의 가슴에 불을 질러 행동하게끔 한다. 『오늘의 예술』이 결코 흘러간 책이 아닌, 바로 오늘의 현실을 담은 책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예술』의 재발간사를 쓴 요쿠 타다노리(橫尾忠則)나 해설을 쓴 아카세가와 켄페이(赤?川 原平)도 현재 일본의 대표적인 예술가로 모든 사람이 존경하는 인사들이지만 이들도 젊은 시절에 오카모토 타로의 『오늘의 예술』을 읽고 큰 영향을 받았으며(발간 당시 젊은 미술학도들이 형식과 기교에 치우친 미술 교육, 특히 입시 미술학원에서 오카모토 타로를 좇아 학원 교육에 반하는 행동을 하자, 오카모토 타로가 학생들을 다 망가뜨린다는 혹평도 들었다고 한다) , 세대의 세대를 거듭하여 젊은이들도 여전히 『오늘의 예술』에서 감화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미술계의 동향을 통해 보면, 지금의 20, 30대 젊은 예술가들 또한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음은 오카모토 타로 때문이라며 스스로가 오카모토 타로의 자식들임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세기가 지난 내용이지만 거듭 읽을수록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현학적 글쓰기가 아닌 치장하지 않는 솔직한 글로써 지은이의 정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73년 문고판을 내면서 붙인 오카모토 타로의 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내 스스로가 불가사의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이 책은 십 년, 이십 년이 갈수록 더 젊어져 오는 것 같다. 그리하여 그 필요성도 긴급도(緊急度)도.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하나 시간을 넘어서서 예술은 언제나 생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순간순간에 열려져 가는 것. 거기에는 당연히 저항의 연속과 늘 그것을 뛰어넘는 절실한 정열의 분출이 있다.
영원한 도전, 영원한 젊음.
예술은 도전이며, 이해, 무이해를 넘어서의 강렬한 커뮤니케이션인 것이다.
여기에 쓰여 있는 문제는 모두 여러분 자신의 외침이라고도 생각하는 것이다.”
-‘문고본에 붙여서’ 전문

■ 오카모토 타로는 누구인가?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일본에서는 ‘오카모토 타로’ 하면 현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서‘가치 전환’의 대명사격으로 인용된다. 정열적인 아방가르드 화가이자 조각가인 오카모토 타로는 회화 외에도 판화, 사진, 평론을 아울렀으며 특히 일본 전통 문화를 현대의 눈으로 재평가한 『잊을 수 없는 일본』으로 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말년에는 텔레비전 광고에 등장해‘예술은 폭발이다’라는 말을 남겨, 지금도 예술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일지라도 이 유명한 선언을 기억하고 있다. 마치 우리 나라의 예술가 백남준이 “예술은 사기다”라고 했던 것처럼…….
일본 최초의 만화가의 한 사람인 아버지(오카모토 잇페이, 岡本一平)와 소설가인 어머니(오카모토 가노코, 岡本かの子) 사이에서 태어난 오카모토 타로는 18살의 어린 나이에 파리로 건너갔다. 당시 일본 사회에 만연해 있던 형식주의의 벽을 파리에서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만난 피카소의 작품은 오카모토 타로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게 되어 이후 추상화라는 틀에서 자신을 폭발시킨다. 오카모토 타로는 추상화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느낀 그대로의 감정을, 비본질적인 조건을 빼버리고 순수한 미적 감동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추상화는 “온 세상의 누가 봐도 아무런 차이 없이 세계 공통어로서 누구에게나 말을 거는 것”이라 명명한다.
이후 오카모토 타로는 아르프, 드로네이, 몬드리안, 칸딘스키, 브르통, 에른스트 등 근대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추상예술운동을 비롯해 초현실주의 운동에도 참가하는 등 전위적인 활동을 계속했다. 또한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마르셀 모스에게 민족학을 배우고 조르주 바티유와 교류하면서 사유의 폭을 넓혀나갔다. 이때의 민족학과 철학에 대한 공부는 이후 평생 동안 오카모토 타로의 작업에 기반이 되었다.
1940년 일본으로 돌아온 오카모토 타로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분야의 최전선에서 활동을 했다. 특히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에서 테마관을 프로듀싱하면서 박람회 심벌인〈태양의 탑〉을 완성했다. 높이가 70미터나 되는〈태양의 탑〉은 예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일반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된 행사였는데, 당시만 해도 예술은 수단으로만 인식되어 서구의 의미나 방법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 모방성이 강한 형식들이 대량으로 만들어지는 시기였다. <태양의 탑>은 국제 사회에서도 모범으로 받아들여져, 이후 국제박람회에서 상징탑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는데, 가깝게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세운 올림픽공원의 평화의 문도 그러한 예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오사카 만국박람회는 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후 중심을 잃고 표류하던 일본의 경제 발전을 비약적으로 가속화시킨 전환점을 가져다준 계기를 마련했다. 이때부터 디자인 분야의 역할과 필요성이 대중에게 강조되면서 <태양의 탑>의 강력한 영향권 속에서 자라온 세대들은 현재 현대 미술을 비롯하여, 애니메이션·만화·광고·컴퓨터 게임·영화·패션·대중가요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어 오카모토 타로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오카모토 타로는 사고발상전환의 대명사로 종종 사용되기도 하는데, 대표격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에서도 볼 수 있다. 짧은 단상을 적은 산문집에서 ‘스니커’(신발의 한 종류)를 발명한 사건을 두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코페루니쿠스적 또는 오카모토 타로적 전환을 이룩했다”고 표현하고 있다. 아울러 2004년 일본에서 발행하는〈주간100인〉이라는 잡지의 설문 조사를 통해서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일본 위인’ 8위에 오르기도 했다.
1996년 갑작스런 심장 발작으로 오카모토 타로는 85여 년의 삶을 마감했지만, 1999년 개장한 오카모토 타로 미술관(www.taromuseum.jp)과 오카모토 타로 기념관(www.trao-okamoto. or.jp)은 일본 현대 미술의 메카가 되어 젊은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들어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 『오늘의 예술』에는 어떤 내용이?

우선 지은이가 명명한 ‘八’의 문화사를 살펴보자. ‘八=후지산=경사스럽다=좋은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기성 세대들은 후지산 그림만 보면 예술적 가치는 저만치 팽개치고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여겨 안심하는데 이것은 현실을 토대로 이루어진 문화가 아닌 그저 절망적인 형식주의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은 현대에도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데, 일테면 탁자 위에 널브러져 있는 과일들이나 의자에 앉아 있는 벌거벗은 여인을 그리지 않으면 유화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그렇다. 이러한 것은 지금도 많은 미술학원에서 대학을 가기 위한 기교를 익히는 방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입시학원의 무수한 학생들은 자신을 온전히 표현하기 보다는 이미 닦여져 있는 길을 가기 위해 결국 기성 세대를 흉내 내기에 급급한 것이다.
여기서 지은이는‘예술과 예능?‘기능과 기술’의 차이점을 들어 사람들이 착각하는 부분을 바로 잡고 있다. 흔히 잘 그린 그림은 무조건 예술이라는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예술은 창조다. 절대로 기존의 형식을 그대로 옮긴다거나 똑같은 것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다. 설사 자신의 것이라도 두 번 반복해서는 안 된다.”결국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예능은 예술과는 정반대로 기능을 갈고 닦아서 도달하는 경지를 일컫는다. 흔히 우리가 장인이라 부르며 존경해마지 않는 기술들은 사실은 오랜 기간 훈련을 걸쳐 닦아온 기능이자 예능인 셈이다.
그러면서 참된 예술에 대해 오카모토 타로는“ 예술은 절대적으로 새로워야 한다. 예술은 언제 어느 시대에나 새롭다는 의미에서 커다란 동경의 대상이었다.” 고 말하며, “예술은 창조다. 따라서 예술에서 새롭다는 것은 지상명령이며, 절대 조건이다. 실제로 예술사와 미술사가 그것을 명백히 증명하고 있다” 고 단언한다.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해 앞서 선언했듯이 “예술은 혐오스러운 것이다”며 초보 화가 고흐·고갱·루소와 풋내기 화가 세잔과 그림을 못 그리는 화가 피카소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이들은 ‘초보 화가’였기에, ‘풋내기’였기에, ‘그림을 못 그리는 화가’였기에 대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이들이 1세기 전인 왕후귀족 시대에 태어났다면 그 시대가 요구했던 타고난 자질과 평생에 걸친 공부와 그 과정에서 체득한 요령이나 영감을 표현하지 못해 아마도 화가의 길을 가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개인 존중’의 사고가 팽배하면서 특출한 기예보다는 좀더 새로운 형식에 현실의 정서와 시대의 문제를 반영하는 그림이 존중받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시대를 뛰어넘은 고흐의 그림이, 고갱의 그림이, 피카소의 그림이 당시 사람들에게 문제를 던지면서 마음속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들의 그림은 절대로 ‘깔끔하지 않다’또한 절대로 ‘산뜻하지도 않다’또한 ‘혐오스런 것’이다. 그런 혐오스런 작품이야 말로 묘한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다. 물론 시대가 바뀌어 그 균열이 메워지면 그렇게도 혐오스럽던 것이 미소를 짓고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또한 예술을 이질적인 존재가 아닌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시켜 바라보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 교양으로 여겨 어렵게만 생각하는 감상에 대해서도 “어떤 작품에 대해 ‘좋다’고 느끼는 것은, 그 사람이 ‘생각한 만큼’ 이해했다는 소리이다. 이해가 안 되는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떤 경우라도 그림은 솔직한 마음으로 관찰하는 것이 우선이다.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것은 무엇보다 당신에게 가치 있는 일이다.”라고 너무도 명쾌하고 간단하게 이야기해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또한 ‘감상’도 ‘창조’의 한 방편으로 여겨, 적극적인 감상으로 새로운 창조를 부추긴다. “감상은 보는 사람 수만큼 다양한 작품으로 각자의 마음속에서 완성되어 간다. 더욱이 그 사람의 정신력에 의해서 끊임없이 변모하면서 형성되어 간다.”
감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모든 사람이 그림을 그리기를 권한다. 예술은 일부 특권층만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것으로써 창조자로써 예술혁명에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그림을 잘 그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예술은‘깔끔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못 그릴수록 좋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자신의 자유로운 정신과 참된 모습을 관습과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려 진정한 자유를 느끼라고 말한다. 그것이 오카모토 타로가 말하는 ‘예술’의 본질이자 출발점인 것이다.“현대 예술에서는 전문가, 문외한, 초보자와 같은 구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데에 전문가가 존재하지 않듯이, 모든 사람이 창조자로서 예술 혁명에 참가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예술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오카모토 타로는 기존의 화단과 예술계의 권위자들에게는 조롱의 말을 서슴지 않는다. ‘새롭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천년 전의 호류지의 벽화를 예를 들어 기성 세대의 권위주의에 일침을 놓는다.“천년 전의 벽화가 가진 새로움에 압도된다는 것은, 오늘을 사는 예술가로서는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그렇다면 아예 붓을 꺾고 예술을 그만두는 것이 당연지사가 아닐까 싶다.”그러면서도 안주하려는 젊은이에게 충고의 한 마디도 잊지 않는다. “새로운 세대가 엄습하는 것도 잊은 채 낡은 것을 옹호하던 권위는 약삭빠르게 행동하면서 기묘하게 안심하며 일단은 사물을 잘 파악하고 있는 듯이 미소 띤 얼굴로 편하게 앉아 있다. 도무지 참을 수 없다. 젊음의 치욕과 늙은이의 불결함만이 존재한다.”또한 아주 당당하게 “나는 피카소를 뛰어넘었다”고 말해 유명하다면, 서구에서 온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가치를 두는 비겁한 지식인들을 괴롭혔다. 최대한 자신을 낮추는 것이 미덕인 일본 사회에 이렇듯 과감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오카모토 타로가 모순으로 점철된 사회현상을 간파하는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또한 아무런 두려움 없이 내면에 솟구치는 자기 변화에 대한 열정을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예술이란 대체 무엇일까? 오카모토 타로는 예술을 삶 그 자체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순간순간 느끼는 인생의 보람을 표현한 것으로써 예술이 일상화되어 억눌려 있던 욕구를 분출했을 때야 비로소 자기소외에서 오는 공허감에서 해방되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예술을 인생과 동일한 동선에 놓으므로 해서 이 책은 예술론에서 한 단계 뛰어넘어 인생 철학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단순한 철학이 아닌 저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예술에 대한 깊은 신념이 문장에 배어 있어 읽는 이를 매료시킨다.
“예술은 물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생활에 강력한 힘과 변화를 안겨주는 존재물이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참된 인생을 살고자 하면 항상 눈앞이 캄캄할 것이다. 무엇인가에 부딪쳐서 절망할 때엔 그것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인생은 의지를 갖고 움직이는 사람에게만 가치를 안겨준다. 인생도 예술도 항상 무(無)와 대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단한 것이다.”

1954년에 씌어졌다고 해서 『오늘의 예술』은 반세기 전의 옛글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일본의 고루한 예술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또한 절대로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글 속에 나와 있는 ‘일본’을 ‘우리’ 또는‘한국’으로 바꾼다면 지금 우리가 처한 예술의 현실과 딱 맞아떨어지는 이야기이기에 가슴이 뜨끔하다. 오늘 우리의 상황에 비추어 보아도 생각할 것이 많은 책이다.

추천평

이 책은 동양과 서구 전위예술의 첫 만남을 기록한 것이다. 오늘날 아방가르드는 이미 모든 나라에서 일상이 되어 버렸지만, 50여 년 전 서구 전위예술이 전통을 벗어 버리지 못한 아시아 화단에 끼친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오카모토 타로의 책 『오늘의 예술』은 일본의 한 예술가가 서구 전위예술에서 받은 문화적 충격을 증언한다. 그는 전위예술의 정신을 이론과 감성으로 파악하여 젊은 예술가들에게 던지는 미학적 격문으로 바꾸어 놓았다. 반세기 전에 씌어진 책이 여전히 의미를 갖는 것은, 이른바 전위적 형식이 별로 새로울 것 없는 미적 일상이 되어 버린 오늘날, 전위예술의 정신은 외려 낯설어졌기 때문이다.
진중권
리뷰 총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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