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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 4
세상이라는 왈츠는 우리 없이도 계속되고 8 감사의 말 248 |
Virginie Grimaldi
비르지니 그리말디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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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빵집에서 그 일이 터진 거예요. 제 차례가 거의 다가왔을 때였어요. 저는 항상 주문하기 전에 머릿속으로 미리 연습하거든요. “안녕하세요. 살짝 덜 익은 바게트3 하나 주세요.” 그런데 크루아상 앞에서 갑자기 가슴 통증을 느꼈어요. 마치 무언가가 안에서 갈라지는 느낌이었어요.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죠. 그리고 눈물이 터졌어요. 그다음엔 점점 어지럽더니, 커다란 구덩이가 저를 집어삼키는 것만 같았어요. 숨이 막혔어요. 이 고통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고요. 결국 바게트도 사지 못하고,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계속 잠만 잤어요.
말도 안 되죠. 모두 제가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아빠가 돌아가신 지 두 달이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에서야 이 문장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있게 됐네요. 선생님, 저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 pp.11-12 사람들은 자기가 책임지지 않기 위해서라면 무고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 사실, 저부터가 그래요. 어쩌면 선생님이 아무 말씀도 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요즘 제 마음이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대서, 차라리 선생님에게 털어놓는 게 낫겠어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막스의 이야기가 곧 제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인정해야겠습니다, 선생님. 멍청이들의 왕국에서는 제가 왕이라는 것을요. --- p.15 초인종이 울렸고, 엘사는 소스라치게 놀라 움츠러들었다. 뱅상이 들어와서 엘사에게 정중히 인사한 뒤, 그녀와 가장 먼 자리에 앉았다. 엘사는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했다. 그녀의 예약 시간은 분명히 10분 전부터였다. 그러니 이 남자는 여기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어야 했다. 이곳에 오면서 최소한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길 바랐기 때문이다. 만약 정신과 상담이 필요하다는 걸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면, 그녀는 항우울제 상자를 들고 거리를 활보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러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뱅상은 발목까지 올라오는 운동화에 후드티까지 입고 있어서 보기만 해도 더웠다. 뱅상이 엘사를 바라보았고, 엘사도 그 시선이 느껴졌다. 그의 존재 자체가 그녀를 신경 쓰이게 했다. --- pp.17-18 그러자 아빠가 배를 잡고 웃었어요.아직도 그 웃음소리가 생생해요. 그게 제일 그리운 것 같아요. 영영 그 웃음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 ‘영영’이라는 말은 너무 가혹해요. --- p.21 그 이후로 저는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요. 왜 우리는 누군가가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들을 제대로 바라보게 되는 걸까요? --- p.23 “프리바 씨, 꽤 오랫동안 저를 찾아오고 계시죠…?” “6개월이요.” “정확히 6개월이죠.” “음, 거의 7개월이긴 한데요. 제가 일이 있어서 빠졌던 상담 몇 번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6개월이 맞겠네요.” “그렇죠.” “그리고 어떤 상담은 다른 때보다 더 오래 걸리기도 하니까 그렇게 따지면….” “제가 계속 말을 이어가도 될까요? 부탁입니다.” “죄송해요.” “제게 일이나, 휴가나, 친구들, 심지어 주말의 취미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당신이 정말로 지금 겪고 있는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싶으시다면 이제는 진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된 것 같네요.” “진짜 주제요?” “네, 진짜 주제요.” “….” “프리바 씨? 다음 상담까지 이 문제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시겠어요?” “선생님, 말씀드릴 게 있어요. 저는 선생님이 아무 말씀도 안 하실 때가 더 좋은 것 같아요.” --- pp.35-36 아빠가 노란색 포스트잇에 시간을 들여 적어둔 주제들 속에서, 사실 아빠가 간직하려고 했던 건 우리의 관계뿐이었다는 걸 알아보지 못했어요. 뭐든 다 바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요. 라모스 아저씨가 또 취해서 집에 들어왔다는 얘기나, 누군가가 담배 가게에서 긁은 복권으로 1,000유로에 당첨됐다는 말이나, 고모가 좌골 신경통이 생겼다고 전화했다는 그런 얘기를 다시 들을 수만 있다면요. 그냥 아빠가 저를 짜증 나게 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순간들이 언젠가 그리워지는 때가 올 거란 걸 진작 알았더라면, 그 지루한 대화 속에 사실은 사랑이 숨어 있었단 걸 미리 알았더라면…. 너무 늦게 알아버렸어요. --- p.75 그래도 참 이상해요. 세상과 저 사이에 벽이 세워진 것 같아요. 다른 이의 슬픔이나 고통에 무감각해졌어요. 이미 제 것만으로도 벅차니까요. 하지만 이슬방울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나, 계산원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는 여전히 마음이 동해요. 그런데요, 선생님. 제가 상담실에 들어오면서 왜 울었는지 아세요? 제가 거의 모르는 어떤 사람이 단지 제게 웃음을 주려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책을 고르고, 메시지를 고심하고, 그걸 직접 써서 줬기 때문이에요. 그게 저를 완전히 뒤흔들어놓았어요. --- p.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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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잃은 뒤 멈춰버린 일상
슬픔의 틈새로 스며든 뜻밖의 온기 엘사는 두 달 전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일상이 무너졌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이 무색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갔다. 일도 하지 못하고 우울과 슬픔에 사로잡혀 지내던 어느 날, 엘사는 정신과 의사와 환자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본 뒤에 충동적으로 쇼메 박사와의 상담을 예약한다. 진료 대기실에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엘사는 갑자기 초인종이 울리고 누군가가 들어오자 당황하고 만다. 엘사는 그곳에서 아무도 마주치고 싶지 않았고, 그래야만 했다. 불쑥 마주치게 된 남자와의 우연한 만남이 이어지고 엘사는 서서히 남자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은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자신이 이렇게 웃어도 되는지 죄책감을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상실감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낯선 인연에 엘사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불쾌했던 첫 만남, 숨겨둔 아픔과 마주할 용기를 얻다 뱅상은 최근에 아내와 이혼했고, 격주로 두 딸을 만나고 있다. 세상의 전부인 딸들을 만나는 날이 그의 유일한 숨 쉴 틈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두 딸을 만나는 것에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 날이 찾아온다. 6개월째 뱅상을 상담하고 있는 쇼메 박사는 뜻밖의 말을 건넨다. “당신이 정말로 지금 겪고 있는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싶으시다면 이제는 진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된 것 같네요.” 여느 때처럼 상담을 받으러 간 수요일, 뱅상은 소메 박사의 진료 대기실에서 까칠한 어떤 여자와 마주친다. 불쾌했던 첫 만남 이후에도 뜻밖에 맞닥뜨리는 일이 잦았는데, 태풍으로 거센 비바람이 쏟아붓던 날, 두 사람은 밤새워 이야기하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그리고 뱅상은 깨닫는다. 마음속 깊숙이 숨겨두었던 오랜 아픔을 이제는 꺼내야 할 때라는 것을. 서로를 통한 위로와 치유 눈물과 미소가 공존하는 이야기 두 주인공은 각자의 아픔과 상처를 안고 힘겨운 일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저자는 그 상실과 괴로움을 오히려 담담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풀어낸다. 엘사와 뱅상은 그렇게 서로를 통해 예상치 못한 웃음과 위로 그리고 치유를 경험한다. 저자인 그리말디에게는 섬세한 감정 표현과 마음에 콕 박히는 문장으로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줄 아는 천재적인 능력이 있다. 『세상이라는 왈츠는 우리 없이도 계속되고』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후 그리움 속에서도 살아내려는 한 사람의 애도와 치유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관계와 익숙하게 지나쳤던 일상을 돌아보게 만든다. 웃다가도 금세 눈물이 차오르는, 사랑스럽고도 가슴 저미는 이야기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