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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이 책을 읽는 방법
01. [우리의 잔향은 지워지지 않아, 틸부르흐] 집 떠나면 개고생 3월에 함박눈이 내리는 곳 얼음덩어리 계란 폭발 석양볕은 장밋빛 색안경을 씌운다 타베아의 뜨거운 사랑 흉터와 치유 어디서든, 언제나, 어떻게든 달은 진다 설거지 축제와 맥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세나의 반짝이는 따스함 파란 하늘 아래, 시샘 바람이 불어오네 여유로운 꿈에서 우리의 시간이 흐르게 설탕 한 스푼이면 쓴 약이 술술 넘어가 흩날리는 리본 아래, 얇고 가늘게 흥얼거리네 나를 구성하는 것들 길어지는 오후의 그림자 소프트아이스크림 내 작은 방 찰랑이고 출렁이고 넘실거리며 흐르는 금이 가버렸구나, 물이 흐르네 햇살을 머금은 분홍빛 과일들 제2회 치즈 파티 루이보스 그 너머의 세계에는 무엇이 있을까 녹색들 사이에서 깊어지는 하늘 간신히 천천히 낮게 드리우는 그늘 인연: 인과관계 따위는 필요 없는, 당연한 만남 깜빡이는 신호등 뒤로 하루가 저무네 참 좋은 인연, 참 귀한 인연 떠다니며 흩어지고, 흩어지며 내려앉는 순간들 외로움이란 영원한순간: 영원은 한순간 02. [익숙한 낯섦은 설탕보다 달아, 포르투] 파란 물 위로 쏟아져 내리는 노란 빛 분홍 낭만이 세상을 물들여 번잡한 도시 속 시간의 여백 내 모든 삶의 기쁨, 늘 충만하네 세로로 다가와 가로로 퍼지는 파도를 올라타 깊이를 가늠하는 무식한 방법 청량한 여름빛 어디서나 나의 여름은 펼쳐진 하늘 아래, 자라난 바다 이방인의 도피 방법 목소리도 없이 맨발로 번지는 숲 그림자 달 아래 흐르는 물, 물 아래 번지는 밤 우리와 닮은 것들 추억과 회한 자연스럽고 무리가 없는, 취해 있지 않은 삶이란 블루베리 치즈 케이크 데일리 루틴 푸른 고양이 도시 결국 이곳도 사람 사는 곳 혼밥: 주어진 여유로움 속 소박한 행복 가을빛이 석양 속에서 신호 전 출발 눈부시게 사라질 순간의 안쪽 어찌저찌 통하기는 하는, 좁은 길 가을을 품은 테라스 그 속에는 숨겨진 필살기가 있어 가볍게 여겨지는 일상 나비의 날갯짓 빛을 따라 집으로 가는 길 - 글을 마치며 - Cooki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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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흐름에서 찾은, 작고 깊은 순간들
낯선 순간들 속에서 섬세한 시선으로 빚은 일상의 형태 세나, 보에, 타베아, 민솔, 유진.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저자의 문장 속에서는 깊은 애정이 묻어 나온다. 각자를 하나하나 소개하기보다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녹여내고 있어, 새로운 인물의 이름이 등장하더라도 이것이 낯설기보다 당연하게 느껴진다. 과제를 하고, 산책을 하고, 요리를 해 먹고, 영화를 보고. 평범한 일상 속에 담긴 그리움은 우리 모두에게 있을 소중한 한 시절을 상기시킨다. 『감각의 순간』 시리즈는 각각의 여행지를 세세하게 소개하는 가이드북 같은 책은 아니다. 여행자와 이방인인 동시에, 그 공간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한 일상인의 시선으로 ‘여행과 일상’을 말하는 책이다. 낯선 풍경 속 익숙한 고민들. 그 낯섦과 익숙함 사이, 여행과 일상의 묘한 경계를 다루었다는 점이 이 시리즈만의 고유한 매력일 것이다. 지난 ‘유럽 여행 편’을 읽었던 독자들, 아직 읽지 않은 독자들 모두에게 시리즈 완결편 일독을 권한다. 낯설고 특별한, 멀리 있는 것이라고만 느껴졌던 유럽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더 익숙하고 친근해질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