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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제1부 나를 알고 나를 사랑하라 제2부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한 첫걸음 제3부 경쾌하고 즐거운 열정의 콘서트 함께 읽은 책 238 |
李權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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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신경증의 원인을 억압된 성적 욕망으로 환원했던 프로이트처럼, 지은이 역시 담배를 만사의 근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청출어람이라기보다는 판박이인 셈이다. 책을 덮으면서 만약 프로이트가 환생해 이 책을 읽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에 착안해 자신의 무의식 세계를 까발린 지은이를 뛰어난 분석가로 평가할까, 아니면 돌팔이 녀석이라고 욕을 하며 무시할까. 내가 짐작하기로는, 그저 씩 웃으면서 애썼다고 말할 성싶다.
---56p |
절대절명의 순간에 역사적 인물들이 내릴 수밖에 없던 선택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것이 역사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바로 거기에서 극적 긴장이 생겨난다는 점에서 만화의 가치가 확인된다. 책을 덮고 나서 이 이야기에 등장한 사람들의 선택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 만화를 보며 너무 진지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이 들어올 법도 하지만, 만화로도 우리는 얼마든지 성숙해질 수 있는 법이다.
---181p |
■ 책 속에 펼쳐진 책들의 향연!
도서평론가 이권우의 행복한 책읽기 취미와 특기와 직업이 모두 독서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각종 지면과 방송매체를 통해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그는, 오늘날이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으면 효용가치를 잃어버리는 시대라지만, 책 읽기야말로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결코 훼손될 수 없는 진정한 가치라고 여긴다. 책 만드는 일과 관련한 직업을 가졌다가 책만 읽으며 살아보려 ‘도서평론가’라는 직업을 스스로 만들고 그렇게 생활하고 있는 이권우는 그동안 감동하거나 깨닫거나 흥분하거나 했던 책들, 그래서 도저히 혼자만 알고 있을 수 없어 주변사람들에게 함께 읽어보자고 권했던 책들에 관한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 책과 더불어 배우는 삶 책벌레로 이름난 이권우는 저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작은 가르침 하나도 소홀히 여기지 않으면서 매순간 구도자의 자세로 책읽기에 임한다. 김병익의 《글 뒤에 숨은 글》, 배병삼의 《한글세대가 본 논어》(13p)를 읽은 그는 논어의 而와 김병익의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을 통해 반성과 성찰의 삶을 살기로 다짐한다. 루쉰의 《희망은 길이다》(82p)를 읽고는 “어쩔 수 없었어, 라는 운명론자가 되느니, 어쩔 수 없지, 라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더 나은 삶”임을 깨닫고 모두가 ‘루쉰스러운’ 운명론자가 되기를 주문한다. 줄리아 크리스테바와 카트린의 《여성과 성스러움》(76p)을 통해서는 “‘눈부심보다 밝음이 낫다’는 문구를 가슴에 깊이 새겨 두었습니다”라며 눈을 멀게 하는 광휘보다는 사물의 윤곽을 드러내는 빛이 더 나은 것임을 깨닫는다. 마치 오래된 스승과 대화하듯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찾으면서 책읽기를 통해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다. ■ 책읽기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 이권우는 책읽기가 개인적인 성찰로써 끝나는 것이 아닌, 그것을 통해 다른 이들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힘을 모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87p)을 통해 그는, “제국의 이익을 위해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겉으로는 식민국가의 계몽과 발전을 내세웠지만,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더 많은 이익을 노린 탐욕 때문에 제국끼리의 전쟁으로 치달았다”라고 말한다. 프란스 판 데어 호프의 《희망을 거래한다》(108p)에서는 “가난은 원조나 시혜로 해결되지 않는다. 원조는 경제종속을 부른다. … 한 상품에 담긴 익명성의 장막을 걷어내고, 그 속에 담긴 일하는 이들의 땀을 본다면, 가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보인다”고 주장한다. 도덕적 우월감이나 안일에 빠지는 것이 아닌, 진정한 땀의 가치를 매긴다면 서로 공평하게 잘살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되짚어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황석영의 《손님》(133p)을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라고. … 한판 해원굿을 벌이고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그렇다면, 민족적 상처를 치유하는 해원굿은 어떻게 펼쳐야 할까”라며 고민거리를 던진다. 그에게 있어 책읽기는 이웃을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만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인 것이다. ■ 가슴 벅찬 책에 대한 기록 이 책은 각종 영상매체에 빠져 책에 대한 흥미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책읽기야말로 그 어떤 영상매체보다 재미있고, 감동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상매체는 상상을 실현한 것이지만, 책은 읽는이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든다는 것인데, 만화방을 성소로 여기며 지낸 어린 시절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로 기억하며 만화가 박흥용과 《만화로 읽는 사기》의 감동을 전한다. 만화뿐만 아니라 소설, 판타지, 예술인들의 전기, 각 분야 전문가의 글들은 삶의 열정을 북돋우기에 충분하다. 오승은의 《서유기》(173p)를 읽은 그는 “이 소설의 참된 가치는 환상과 상상, 그리고 풍자와 해학을 통해 타락한 현실세계를 비웃고, 인간의 욕망을 깊이 있게 살피는 데 있다. … 줄거리라는 뼈대를 감싸고 있는 풍성한 육질에 주목하라”고 말하며, 《구운몽》(183p)을 읽고는 “언어로 지어진 상상의 공간에서 주인공과 함께 마음껏 방황하고 일탈하고 저항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리라. 마치 꿈에서 깨어난 주인공 성진처럼 말이다”라고 적고 있다. 박영택의 《예술가로 산다는 것》(197p)을 읽고는, “스스로를 저주받은 예술가로 만든 이들. 그러나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마치 구도자처럼 자기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 … 자기를 스스로 유배시키는 이들의 치열한 예술혼에 그저 가슴 뜨거워질 뿐이다”라며 감동을 전한다. 이렇듯 48꼭지의 이야기에 담긴 55권의 책들은 이권우를 통해 한 줄 한 줄 생명력을 갖고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면서 멀티미디어의 세계로 가버린 우리들의 관심을 다시 책의 세계로 되돌릴 때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 모든 앎과 상상의 시작은 책에 있었다고 하며. ■ 양서를 고르도록 도와주는 좋은 길잡이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매일 수도 없이 쏟아져나오는 책들 중에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골라내기는 쉽지 않다. 특별히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니고는 저자와 도서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탓에 결국 집어드는 것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책이 된다. 그러나 지금 유행하고 있는 책이 모두 양서이고 자신에게 맞는 책이라고 볼 수 없다. 책 많이 읽는 자의 무거움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한 권 한 권의 책을 쉽고 재미있게 표현하는 이권우의 책읽기는, 책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문학, 사회학, 고전, 신화, 판타지, 만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의 성찬이 펼쳐지는 것이다. “책을 찾으면, 나는 그래서 급한 마음에 얼른 읽지 않으련다. 밑줄 친 부분만 훑어보면서 그이들의 가슴에 용솟음쳤던 감동과 분노, 그리고 안타까움을 천천히 내 것으로 만들겠다. 아, 생각만 해도 벌써 가슴이 뛴다. 내가 책이라는 감옥에 스스로를 가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117p) 책을 앞에 놓고 가슴 뛰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절판된 책을 도서관에서 찾기로 마음먹으면서 말한 이권우의 이 한마디에 공감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