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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 아니 향수를 짙게 뿌리고 009
삶은 찬란하다 013 아무튼, 연애소설! 022 수첩과 카메라 030 판타스틱 서울 037 살구나무 예찬 047 개복숭아에 관한 단상 055 나는 정원을 사랑한다 064 눈 속에 핀 장미여! 072 새를 기다리는 시간 078 사랑의 각도 085 말 걸기에 관한 단편 091 단풍선생 100 나의 ‘약방 할매’ 109 태양의 위로 118 마시고, 춤추고, 감탄하라 124 작지만 소중한 것 134 웃음에 관한 수다 143 고독의 심연을 건너는 법 149 나무는 자란다 161 월동하는 식물의 힘 170 살게 하는 맛 180 내 사랑 ‘하로’ 189 읽는 힘, 쓰는 힘 202 연애소설 쓰고 있어요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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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다시 만난 지 일 년이 지났다. 나는 여전히 사랑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고 그 환상 덕분에 행복하다. 다시, 봄바람이 분다. 수천 개 향수병을 쏟아놓은 듯한 달콤한 꽃향기가 나를 감싼다. 유독 아름다운 연둣빛 잎새들 이 바람결을 느끼며 몸을 떨고 있다. 삶은 찬란하다.
--- p.21 「삶은 찬란하다」 중에서 문학청년 시절에 그랬다. 시인이 되기를 꿈꾸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래서 잠자기 전 머리맡에 손전등, 수첩, 펜을 두고 잤다. 시를 생각하다 잠들면 꿈속에서도 시를 썼기 때문이다. 꿈에 멋지게 쓴 문장을 깨자마자 수첩 에 옮겨적기도 했다. 연애소설 쓰는 요즘도 그 시절과 유사하다. 다음 쓸 이야기를 구상하다 잠들면 꿈에서 연애소설을 이어 쓴다.몽환처럼 환상적이다. --- p.27 「아무튼, 연애소설」 중에서 이순이 넘은 지금도 나는 방년(芳年) 때처럼 환상을 갖고 산다. 사랑에 대해서도 아직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산다. 사람, 도시, 삶에 대해서도 환상을 갖고 산다. 물론, 환상은 막연하다. 그런데도 환상이 내 삶의 에너지 원이다. 환상 덕분에 나는 하루하루 꿈꾸듯 살아나간다. 환상이 하나씩 깨져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게 되는 날이 죽음을 맞는 날일 테다. --- p.45 「판타스틱 서울」 중에서 이렇듯 정원은 나에게 철철이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동시에 크나큰 기쁨을 준다. 꽃과 푸성귀를 심을 수 있는 작은 정원이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나에게는 큰 위안이다. 물론 정원을 손질하고 나면 꼭 몸살을 한다. 지난해 봄에는 땅콩 모종을 50포기 내고 허리 통증이 심해 병원에 다녔고, 올가을에는 무성한 잡초를 뽑은 뒤 몸살 났다. 그렇지만 나의 작은 정원은 내 영감의 원천이다. 정원에서 얼마나 많은 글감을 얻었는지 모른다. --- p.69 「나는 정원을 사랑한다」 중에서 새들은 벌레나 씨앗이 많은 철에는 간식을 줘도 쳐다보지 않는다. 자연의 식탁에 차려진 것을 능가할 맛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새들이 먹이를 구하기 힘든 겨울 철에만 먹이를 준다. 감나무에 남겨 둔 주황색 홍시가 다 사라지고 나면, 감나무에 사과를 매달아 둔다. 정육점에서 얻어온 비곗덩어리도 매달아 둔다. 돌확에 맑은 물도 담아 둔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면, 새들이 찾아와 주기만을 조용히 기다린다 --- p.84 「새를 기다리는 시간」 중에서 노년기든 청년기든 건강하게 사는 방식 중 하나는 ‘자신에게 말 걸기’가 아닐까. 짧게든 길게든 일기를 쓰는 것, 자신의 현재를 기록하는 것, 혹은 자신의 인생을 회고해서 기록하는 것. 그런 시간을 통해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알게 되면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을 터이다. --- p.98 「말 걸기에 관한 단편」 중에서 나는 가끔 나무에 손바닥을 대고 나무의 약동을 느낀다. 가끔은 나무를 껴안거나 나무에 등을 대고 서 있기도 한다. 나무의 이야기를 듣고, 에너지를 수혈받듯 나눠 받는다. 담장을 넘어온 이웃집 나뭇가지 하나 봐주지 못하 는 야박한 사람들 틈에서 소신을 지키며 꿋꿋이 살아갈 힘을 얻는다. 나무는 자란다. 나도 자란다. --- p.169 「나무는 자란다」 중에서 나는 여전히 애쓰며 산다. 애쓰지 않고 살아도 될 만큼 풍요롭지 않기 때문이다. 읽고 또 읽어도 읽고 싶은 책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쓰고 또 써도 쓰고 싶은 이야기가 포화상태다. 그러니 새벽마다 일어나 글 쓰고, 책 읽고, 밥벌이 되는 일거리를 찾아서 하고, 또 한다. 나는 동분서주하며 사는 게 나쁘지 않다. --- p.216 「연애소설 쓰고 있어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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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찬란한 나날로 한순간에 바꿔 주는 책이다. 간결하고 따뜻하며, 진지하고 사랑스러운 양선희의 『사랑의 각도』는 읽는 사람에게까지 내적 변화를 예고한다. 고독도, 고통도 선뜻 끌어안는 그의 체온이 느껴지는 특유의 아름다운 글을 통해 나는 우리 모두의 일상이 눈부시고 찬란해야 한다는 저자의 신념을 온몸으로 느낀다. 흔들림 없이 추구해 온 긍정적 성찰에 개성적 필력이 더해진 이 책이 지닌 암묵적 힘을 믿는다. - 조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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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찾아오면 부끄러워하거나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손을 내밀 것 같은 사람! 행복과 함께 걷고, 다투기도 하면서, 행복이 결코 멀어지지 않도록 힘껏 안아 줄 것 같은 사람, 양선희 시인.
이 책을 읽고 오랜만에 사람들과 맥주를 마셨다. 몸에 좋은 영양소가 가득 담긴 술이라고 하니 한 모금, 한 모금 음미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아직 하지 못한 건, 내가 사랑하는 나무 근처에 숙소를 잡고 안식월을 보내는 것. 앞으로 할 일은, 발코니의 새들이 먹어 보고 허락하는 건강한 빵을 먹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당장 하고 싶어진 일은, 시를 쓰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는 일, 그리고 시인님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일이다. - 김은지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