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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부 기념 에디션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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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그거 말이 시간 여행이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이 없어. 다 죽는다고. 그 좋은 여행을 왜 우리같이 없는 사람들만 가겠냐. 왜 돈 필요한 놈만 가겠냐고. 위험하니까, 억수로 위험하니까 그런 거야.”
--- p.16 서유헌이 죽은 남자의 머리를 열었다. 그리고 뇌 속에서 작은 칩을 꺼냈다. 폭 4밀리미터 정도의 작은 칩이었다. 서유헌도 탁성진도 긴장한 얼굴로 봤다. 탁성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뇌 속에 이런 거까지 끼워 넣는 건 어떤 경우야?” --- p.61 이곳은 2019년이었고, 우환이 사는 현재는 2063년이었다. 우환은 마흔넷이었다. 그럼 내년에 자신이 태어난다는 거다. 그래야 계산이 맞았다. 여기 사는 이순희는 잘은 모르지만 고등학생 같았다. 우환의 머리로는 말이 안 되었다. 말이 되지도 않았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되었다. 아직 학생인데다가 그것도 경찰서에 잡혀서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도 못하는, 피떡이 된 교복을 입고 다니는 아이가 누군가의 아버지까지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 p.77 희망이 눈에 띄는 것처럼 절망도 그렇다. 누구나 우환을 보면 그 여행을 권했을 것이다. ‘죽어도, 괜찮은 거잖아? 굳이 살고 싶은 마음, 없는 거잖아’라고 묻는 것과 같은 의미로. --- p.159 바다에서 30대의 남자가 걸어나오고 있었다. 미래에서 온 최초의, 유일한 사람이었다. 박종대는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르길 바랐다. 박종대는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이곳의 현재에, 이 시간의 틈에 새 인생을 끼워 넣을 생각이었다. --- p.205 ‘열둘을 죽인 사람을, 죽여주게.’ 열두 명이 한 번에 죽었다. 누군가 이들을 죽게 했다면, 노인이 말한 바로 그 사람이었다. 화영이 찾아야 하는 사람이었다. --- pp.292-2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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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3년 부산의 어느 날 밤, 열세 명이 목숨을 걸고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이 위험한 여정에서 살아남은 건 이우환과 김화영 둘뿐! 허름한 부산곰탕 가게를 찾은 우환은 말수 적은 사장 종인과 함께 살아간다. 매일 밤 오토바이를 타는 종인의 아들 ‘순희’와 연인 ‘강희’에게 곰탕을 건네고, 그들과 함께 부산의 밤거리를 달리며 우환은 처음으로 삶의 온기를 느낀다. 그쯤 신원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시체들과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는데…! 이 모든 일이 ‘우환’과 ‘화영’이 건너온 그날부터 시작된 거라면? 돌아가야 할 2063년 부산과 머물고 싶은 201년의 부산. 우환은 갈등한다.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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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살인자
─ 야! 너 그거 말이 시간 여행이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이 없어. 2065년,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다. 그때 세상은 어떤 모습이고 가족들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더 이상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없고, 얼굴마저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을 만큼 빈자리가 오래되었을지도 모른다. 미래의 내가 과거를 그리워하며 목숨을 건 시간 여행을 시도해 지금 여기로 왔다면 어떤 심정일까? 『곰탕』은 부모에게 버려져 고아원에서 18년을 자라고, 주방에서 26년을 산 우환이 시간 여행을 통해 2019년 부산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모든 것이 잿빛으로 변한 디스토피아의 부산이 아닌, 모든 생명이 싱그럽게 살아 숨쉬는 부산으로 돌아와 가족으로 추정되는 철없고 어린 자신의 부모를 만나게 된다. 우환은 쓰나미로 폐허가 된 세상에서 구제역으로 멸종된 돼지 대신 인공 가공육으로 만든 가짜 곰탕이 아닌, 진짜 곰탕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왔다. 과거의 부산에는 진짜 아롱사태도 있고, 뽕카를 타고 달리는 불량 여고생도 있고, 무엇보다 아직 망하지 않은 세상이 있다.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자와 위험천만한 레이저 총, 끈질기게 뒤를 쫓는 형사들도 있다. 열두 명이 사라진 밤 ─ 혼자 살아남은 한 놈을 찾아야 한다. 그를 죽여야 내가 돌아갈 수 있다! 죽음이 그다지 두렵지 않아 목숨을 건 시간 여행을 떠난 우환은 딜레마에 빠진다. 낯선 과거의 부산은 어색하지만, 익숙한 미래의 부산은 갖은 노력을 해도 늘 불행한 세상이다. 삶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선 우환은 과연 어떤 인생을 선택할 것인가? 살인 사건과 시간 여행이라는 스릴 넘치는 이야기가 질주하는 가운데 인간 내면의 드라마가 한데 어우러져 펼쳐지는 놀라운 소설 『곰탕』, 이 책을 펼치는 순간 가장 돌아가고 싶은 그때로의 여행이 시작될 것이다. 작가의 일이라는 게 오해받을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이해를 바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곰탕』으로 제법 많은 이해의 순간을 마주했습니다. 모두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_10만 부 기념 에디션 서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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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치 장면을 그려내듯 이야기를 써나간다. 여러 장르가 혼종되어 있으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독자를 이야기 속에 가둬놓는다. 흥미로운 이야기는 차고 넘치는데 그것을 온전히 한 그릇에 담아놓았다. 『곰탕』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지만 아직도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다. - 강풀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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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반전을 따라가며 마지막 문장까지 정신없이 읽고 나면, 한 인간이 가진 ‘그리움’이 어떤 일을 감행하게 하는지,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게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사람의 마음 깊은 곳을 세심하게 살피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진 것, 이건 정말 내가 아는 김영탁 감독의 능력이다.
- 이준익 (영화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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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맛의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한다는 게 말이 되냐’는 생각으로 처음 몇 장을 읽었다. 그리고 딱 한 번 쉬고 끝까지 다 읽었다. 레이저 총을 들고, 멋진 불량 여고생이 운전하는 뽕카를 타고, 광안대교를 전속력으로 달리는 듯한 소설이다. 옆에서는 빌딩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는 소년 테러범을 쫓고, 그런 우리를 터프한 부산 형사 아저씨들이 쫓아온다. 그게 전부는 아니고 진한 곰탕 국물 맛도 있는데, 스포일러가 될 테니 더는 얘기 안 하련다. - 장강명 (작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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