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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장문석
고두미 202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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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겨울, 대숲에서
피에타
마라강
수암골
채송화 가족
레일 위의 앵무새
밀렵
엘리베이터 놀이
옥탑방 빨래집게
버려진 시계
항구순대
용머리 해안에서
주머니
인디언질경이
기린

제2부

삼대
문(門)
할머니의 문자
감자꽃
봄 혁명
동짓달 초닷새
입추
말을 함부로 하고 산다
엄마 생각
모녀의 꿈
십 년 만의 이별
어느 초가을 오후였다
진눈깨비
그해 겨울
초강천 돌탑

제3부

23.5도
카페라테
카페 도미니카
무심천 벚꽃
조금은 외로운 사랑
섬으로 간다
바닷가에서
미래에서 온 북극곰의 편지
지피지피(GPGP)
지구에게 할 말이 생겼다
송사리
고은이 사라졌다
고향길
수컷에 대한 보고서
암컷에 대한 보고서

제4부

근황 1
근황 2
근황 3
근황 4
근황 5
꽃 마중
집에 가는 길
출근길
넥타이
쑥부쟁이
상당집 술 한잔
귀가
12월
이름값
곰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저자 소개 1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90년 [한민족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잠든 아내 곁에서』 『아주 오래된 흔적』 『꽃 찾으러 간다』 『내 사랑 도미니카』 『천마를 찾아서』, 시산문집으로 『시가 있는 내 고향 버들고지』 『인생은 닻이 아니라 돛이다』 『사랑은 서로를 건너는 것이다』 등이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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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9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90g | 128*208*10mm
ISBN13
9791191306774

책 속으로

당신에게 시란 무엇이냐,
물었다
나는 망설이다 옷이라고 답했다
옷이야 누구나 다 입는 것이겠지만
체형과 체질에 따라 어울리는 옷이 따로 있듯이
그나마 내게 어울리는 옷이 있다면
그게 바로 시라는 옷이라고,
그래서 딴은 열심히 재단하고 바느질했지만
멋들어지다, 말하는 이 드무니
베스트 드레서가 되기는 영 글렀다고
다만, 시라는 옷에 시인이란 명패를 얻었으니
세탁은 자주 하겠노라고
거울은 자주 보겠노라고
그게 시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냐고

--- 「시인의 말」 중에서

추천평

“생은 어쩜 그리 거창하거나 거룩한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진눈깨비」)는 회의(懷疑)를 전제로 말해야겠다. 장문석 시인이 그렇게 노래할 때 “목소리에 쓸쓸한 가을빛이 비껴”(「지구에게 할 말이 생겼다」) 있다. “꽃 피면 다 꽃인 줄 알구”(「감자꽃」)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쓰러지면 또 쌓고 쓸려가면 또 쌓”(「초강천 돌탑」)으며 “무엇이든 옹골지게 물”(「옥탑방 빨래집게」)고 악착같이 견디는 사람들에게 “이 생애는 또 다시 반복”(「쑥부쟁이」)된다고 귀띔하는 목소리는 낮지만 또렷하다. 사냥을 하거나 사냥을 당하며 “가까스로 하루치의 생명을 완성”(「마라강」)해 가는 목숨들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측은지심으로 젖는다. 그 관조(觀照)의 품 안에서는, 수압과 싸워 온 해녀, 빼앗기고 짓밟히는 인디언질경이, 쪽잠으로 생을 견디는 기린, 해협처럼 이마가 패인 항구순댓집 여자, 반지하 셋방에 버려진 시계, 마라강을 건너는 엄마 누, 빙하를 잃고 표류하는 북극곰, “좀먹은 어류도감”에서 “화석이 되어 가는” 송사리, 지피지피GPGP - 태평양에 떠 있는 거대한 쓰레기 등등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눈치를 보거나 세 개의 주머니에 의지해 연명하는 나와 모두 한 형제로 안겨 피에타의 형상을 이룬다. “바위너설에 따개비 몇 마리 붙여 놓고 흘끗흘끗 물러”(「바닷가에서」)서는 듯하지만, 시인의 노래는 파도처럼 끊임없이 몰아치며 바위를 일깨운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거울을 보듯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근황 4」)는 것뿐이라고. 자신의 내면과 이웃의 안녕을, 목숨을 받아 살아가는 생명들의 비통함을 제발 좀 들여다보라고. - 류정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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