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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71부 탁구를 치자왠지 탁구가 있어 보였던 것이다 17그때 탁구는 고작 중학생의 놀이였을까 25학생회관 사층에 탁구장이 있었다 31어느 날 회사에 탁구대가 들어왔다 37마룻바닥이 깔려 있는 탁구장은 처음이었다 43당신의 탁구를 보여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 49탁구의 이데아 57탁구장에서는 안 그랬는데 65탁구 후의 맥주란 73한낮의 우울, 한밤의 탁구 87탁구장이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 강릉이었다 95탁구는 몸을 써서 땀을 흘리는 일이다 105탁구 잘 치는 인간들이 왜 그리 많은 건지 111그렇게 우리, 탁구를 치자 1192부 탁구를 읽자탁구의 기원 125작고 가벼운 탁구공 하나 131살아 있는 탁구 라켓의 전설, 비스카리아 143탁구 러버도 비싼 게 좋은 거다 155탁구는 ‘라바빨’이기도 하고 167인생은 한 방, 탁구도 한 방 183한국 탁구가 가장 빛났던 순간 195대통령 영부인배 여성 탁구대회라는 것도 생겼다 201지구를 들어올린 탁구공, 박영순 215탁구의 바나나, 탁구의 스트로베리 221탁구 사상 가장 경이로운 풋워크 227탁구의 나라들이 그에게서 탁구를 배웠다 235나가며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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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 탁구를 치자. 졸업을 앞둔 대학교 마지막 학기. 학생회관 사층 탁구장에서 그와 친구는 이런저런 내기를 했다. 앞은 보이지 않고 시간은 많았으니 그 시절의 막막함을, 불안을 잊고 싶어 탁구를 쳤다. 오랜 시간이 흘러 탁구 레슨을 시작했고 대회에 출전했다. 코치가 추천하는 수준보다 좀더 높은 수준을 택했더니 광속으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길을 가다 발아래 자그마한 웅덩이가 하나 있나 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깊은 우물이었”던 것이다. 이후 낮은 수준의 부수로 재출전하여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 그는 당연하게도 기뻤고 의외로 담담하기도 했다. 초중고 시절 체육 관련 상장 하나 없던 자신에게도 어쩌면 알아차리지 못한 재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며. 사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재능이 자신에게 없다고 여겼다. 어쩌면 그것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 재능 중 하나였던 것은 아닐까. 스스로 사랑에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정성껏 익혔다면 다른 이들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제대로 배우고 시간을 들였더니 비로소 발현된 탁구처럼 말이다. 어두운 생각이 많은 날에도 탁구를 치고 나면 다시 몸에 생기가 돈다. 땀 흘리며 작고 하얀 공을 쫓은 뒤 시원한 맥주 한잔이면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땀을 흘리고 활기를 되찾다보니 인생의 문제들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조금이나마 갖게 된 것이다. 이렇듯 “조금 더 좋은 날이 우리에게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그렇게 그는, 탁구를 친다.이렇게 우리, 탁구를 읽자.탁구의 공식 영어 이름은 왜 Ping-Pong이 아니라 Table tennis일까. 탁구는 왜 시작됐으며 탁구대 크기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졌을까. 탁구는 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더 많이 궁금해하고 이해하다보면 어느새 탁구가 더 재밌어진다. 실제로 탁구를 치는 건 곤란해 보이지만 너무도 예쁜 이천사백 달러짜리 명품 라켓의 이야기처럼. 바나나 플릭이라는 기술이 있으니 뭐라도 다른 과일 이름을 갖다붙여 탄생한 스트로베리 플릭처럼.이렇게 2부는 탁구의 읽는 재미를 한껏 끌어올리며 한국 탁구의 최전성기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중 1973 세계선수권 여자 단체전 우승은 현재는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들을 만들어냈다. 김포공항엔 무려 삼십만의 환영 인파가 몰렸고 공항에서부터 서울 시내까지 카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우리나라에선 국가적 환대가 열렸고, 다음 선수권대회 우승 국가인 북한에선 이를 기념하는 다큐가 만들어졌다. 작고 하얀 공이 만들어낸 전설 같은 순간들을 따라가보자. 그러다보면 탁구가 우리 삶의 문제들을 해결해주지는 않더라도, 잠시나마 그 문제에서 오는 괴로움을 잊고 우울의 반대편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얻을지도 모른다. 책을 덮을 즈음엔 이렇게 말하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우리, 탁구를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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