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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를 읽자
박현욱
난다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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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7

1부 탁구를 치자


왠지 탁구가 있어 보였던 것이다 17
그때 탁구는 고작 중학생의 놀이였을까 25
학생회관 사층에 탁구장이 있었다 31
어느 날 회사에 탁구대가 들어왔다 37
마룻바닥이 깔려 있는 탁구장은 처음이었다 43
당신의 탁구를 보여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 49
탁구의 이데아 57
탁구장에서는 안 그랬는데 65
탁구 후의 맥주란 73
한낮의 우울, 한밤의 탁구 87
탁구장이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 강릉이었다 95
탁구는 몸을 써서 땀을 흘리는 일이다 105
탁구 잘 치는 인간들이 왜 그리 많은 건지 111
그렇게 우리, 탁구를 치자 119

2부 탁구를 읽자


탁구의 기원 125
작고 가벼운 탁구공 하나 131
살아 있는 탁구 라켓의 전설, 비스카리아 143
탁구 러버도 비싼 게 좋은 거다 155
탁구는 ‘라바빨’이기도 하고 167
인생은 한 방, 탁구도 한 방 183
한국 탁구가 가장 빛났던 순간 195
대통령 영부인배 여성 탁구대회라는 것도 생겼다 201
지구를 들어올린 탁구공, 박영순 215
탁구의 바나나, 탁구의 스트로베리 221
탁구 사상 가장 경이로운 풋워크 227
탁구의 나라들이 그에게서 탁구를 배웠다 235

나가며 245

저자 소개 1

1967년에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서른이 훨씬 넘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자의반 타의반 백수생활을 하고 있을 때” 신춘문예 광고를 봤다고 한다. 마감 일 주일을 앞두고 쓴 첫 작품은 당선되지 않았지만, 그는 데뷔가 빨랐다고 평한다. 1999년 말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2001년 등단했으니, 습작기간은 채 2년이 못 되는 것이다. 데뷔작은 2001년 『동정없는 세상』으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2003년 『새는』을 출간하고, 이어 2006년에는 『아내가 결혼했다』로 제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그가 쓴 3편
1967년에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서른이 훨씬 넘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자의반 타의반 백수생활을 하고 있을 때” 신춘문예 광고를 봤다고 한다. 마감 일 주일을 앞두고 쓴 첫 작품은 당선되지 않았지만, 그는 데뷔가 빨랐다고 평한다. 1999년 말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2001년 등단했으니, 습작기간은 채 2년이 못 되는 것이다.

데뷔작은 2001년 『동정없는 세상』으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2003년 『새는』을 출간하고, 이어 2006년에는 『아내가 결혼했다』로 제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그가 쓴 3편의 장편소설 중 두 편이 공모전에 당선되었다는 점에서, 그는 스스로 상복이 좋다고 말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동정없는 세상』, 『새는』, 『아내가 결혼했다』는 모두 판권이 팔려, 이미 영화화되었거나 앞으로 될 예정에 있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미실』에 이은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다. 이중결혼을 하려는 아내와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남편의 이상한 관계를 축구에 빗대어 묘사했다. 일부일처제의 고정관념을 깨는, 독특한 결혼 판타지. 일반적 상식과 보편적 윤리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 전개와 단 세 명만이 등장하는 단순한 인물 구성에도 불구하고 “눈도 떼지 못하고 단숨에 빨려 들어가는 마법 같은 흡인력을 가진 소설”이다.

작가는 박학다식한 스포츠 마니아로서 사랑과 인생, 축구 공식의 교집합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축구 역사, 현재 활약하고 있는 축구 선수들의 인생과 그를 둘러싼 에피소드, 축구와 관련된 사건, 축구 상식 등에 관한 생생한 자료들을 사건과 상황의 흐름에 절묘하게 끌어들여 단순한 서사와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활력과 리얼리티를 불어 넣고 있다. 이 작품이 말하는 낯선 결혼관이 불편하면서도 한편 유쾌한 이유는, 독점적 연애와 일부일처제가 사랑을 지속시키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행복을 억압하는 기재로 쓰이는 모순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동정 없는 세상』은 성에 대한 호기심 강한 열아홉살 소년 준호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 재미있는 소설을 써보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하루 빨리 동정 딱지를 떼어내고 어른이 되려는 준호의 해프닝을 경쾌하게 다루면서 동시에 10대인 준호의 시각에서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를 진지하게 그려내고 있다. 언뜻 보면『동정 없는 세상』은 주인공 준호가 동정 딱지를 떼기까지의 해프닝들을 가벼운 투로 쉽게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소설은 치밀하게 계산된 다층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화자가 '동정'을 떼고 싶어 안달하는 것은 단순히 성에 대한 호기심뿐만 아니라, 더 넓은 의미에서 성인의 세계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가 '동정(童貞)'을 떼고 나서 맞게될 세상은 어쩌면 '동정(同情)' 없는 세상일지도 모른다.

두번째 소설 『새는』은 작품은 80년대 중반의 고등학생들을 그리고 있는데 그 당시는 모든 게 치열했던 시기, 특히 입시경쟁은 '지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제목 '새는' 그런 상황에서 의미를 갖는다. 노래하는 의미도 모르면서 자꾸만 노래를 하고 날아가는 곳도 모르면서 자꾸만 날아가는 '새'는 그 시절의 젊은이들이다. 학교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루지 못한 아쉬움들이 가득한 소설이다.

최근 작품으로는 등단 후 팔 년 만에 나온 첫 창작집 『그 여자의 침대』에서 예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적절히 뒤섞어 재미와 흡인력을 갖춘 특유의 ‘박현욱식 연애담’을 통해 그가 걸출한 이야기꾼임을 다시 한번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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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292g | 129*198*14mm
ISBN13
9791194171751

책 속으로

늦은 밤 엘리베이터의 거울에 빛나는 얼굴이 나타나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탁구 때문이다. 땀을 흘리며 즐겁게 탁구를 치고 난 뒤의 얼굴이라 그런 것이다. 탁구를 치면 즐거워진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운동이라 표정이 좋아진다. 표정이 좋아지면 인상이 좋아지고 인상이 좋아지면 더 잘생겨 보이는 것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그와 나는 이런저런 내기들을 했다. 자판기 커피 한잔이나 학생식당 점심 같은 소소한 내기부터 저녁 술값 같은 큰 내기까지. 탁구와 바둑과 당구의 삼종경기. 우리는 시간이 많았으니까. 미래는 보이지 않았지만 학생회관 사층 탁구장과 학교 앞 당구장들은 아주 잘 보였으니까.
--- 「학생회관 사층에 탁구장이 있었다」 중에서

레슨을 받은 나보다도 그가 더 깨끗한 탁구를 구사하고 있었다. 때로는 타고난 운동신경이 다른 모든 것을 넘어서기도 한다. 어쩌면 생득적이고 선험적인 뭔가가 이미 존재 이후를 규정해버리기도 하는 게 아닐까. 가령 그의 탁구처럼. 꼬이기만 하는 우리 인생처럼.
--- 「어느 날 회사에 탁구대가 들어왔다」 중에서

처음 탁구를 접한 이후 나는 항상 탁구 치는 친구들 사이에서 잘 치는 축에 속해 있었다. 그런데 탁구 동호회 모임에 가보니 거기서 나는 초보에 불과했다. 길을 가다 발아래 자그마한 웅덩이가 하나 있나 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깊은 우물이었다. 나는 아주 조그만 개구리였다.
--- 「마룻바닥이 깔려 있는 탁구장은 처음이었다」 중에서

첫 대회의 느낌이라면 한숨 섞인 몇 개의 의문문이다. 과연 내가 커다란 체육관에서 하는 대회에 나가서 입상을 하는 일이 생길까. 우승이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될까. 우승 그까짓 거, 어제 내린 눈처럼 녹아 없어지는 거라고 생각하는 날이 올까.
--- 「탁구장에서는 안 그랬는데」 중에서

라켓을 들고 하얀 공을 쫓아다니다보면 즐거운 마음으로 땀을 흘리게 된다. 그러다보면 몸에 활기가 돈다. 몸에 활기가 돌면 마음에도 활기가 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문제들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조금 생길지도 모른다. 그렇게 우리는 우울의 반대편으로 조금 움직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면 조금 더 좋은 날이 우리에게 올지도 모른다.
--- 「한낮의 우울, 한밤의 탁구」 중에서

혹 사랑에 대해서는 어떠했을까.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재능도 있었을까. 스스로 없다고 생각한 재능이지만, 제대로 배우고 시간을 들여 정성껏 익혔다면 나 아닌 다른 이들을, 다른 것들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었을까. 그럼으로써 혹은 온전히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하여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

--- 「탁구 잘 치는 인간들이 왜 그리 많은 건지」 중에서

출판사 리뷰

그렇게 우리, 탁구를 치자.

졸업을 앞둔 대학교 마지막 학기. 학생회관 사층 탁구장에서 그와 친구는 이런저런 내기를 했다. 앞은 보이지 않고 시간은 많았으니 그 시절의 막막함을, 불안을 잊고 싶어 탁구를 쳤다. 오랜 시간이 흘러 탁구 레슨을 시작했고 대회에 출전했다. 코치가 추천하는 수준보다 좀더 높은 수준을 택했더니 광속으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길을 가다 발아래 자그마한 웅덩이가 하나 있나 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깊은 우물이었”던 것이다. 이후 낮은 수준의 부수로 재출전하여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 그는 당연하게도 기뻤고 의외로 담담하기도 했다. 초중고 시절 체육 관련 상장 하나 없던 자신에게도 어쩌면 알아차리지 못한 재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며.

사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재능이 자신에게 없다고 여겼다. 어쩌면 그것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 재능 중 하나였던 것은 아닐까. 스스로 사랑에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정성껏 익혔다면 다른 이들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제대로 배우고 시간을 들였더니 비로소 발현된 탁구처럼 말이다.

어두운 생각이 많은 날에도 탁구를 치고 나면 다시 몸에 생기가 돈다. 땀 흘리며 작고 하얀 공을 쫓은 뒤 시원한 맥주 한잔이면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땀을 흘리고 활기를 되찾다보니 인생의 문제들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조금이나마 갖게 된 것이다. 이렇듯 “조금 더 좋은 날이 우리에게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그렇게 그는, 탁구를 친다.

이렇게 우리, 탁구를 읽자.


탁구의 공식 영어 이름은 왜 Ping-Pong이 아니라 Table tennis일까. 탁구는 왜 시작됐으며 탁구대 크기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졌을까. 탁구는 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더 많이 궁금해하고 이해하다보면 어느새 탁구가 더 재밌어진다. 실제로 탁구를 치는 건 곤란해 보이지만 너무도 예쁜 이천사백 달러짜리 명품 라켓의 이야기처럼. 바나나 플릭이라는 기술이 있으니 뭐라도 다른 과일 이름을 갖다붙여 탄생한 스트로베리 플릭처럼.

이렇게 2부는 탁구의 읽는 재미를 한껏 끌어올리며 한국 탁구의 최전성기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중 1973 세계선수권 여자 단체전 우승은 현재는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들을 만들어냈다. 김포공항엔 무려 삼십만의 환영 인파가 몰렸고 공항에서부터 서울 시내까지 카퍼레이드가 진행됐다.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우리나라에선 국가적 환대가 열렸고, 다음 선수권대회 우승 국가인 북한에선 이를 기념하는 다큐가 만들어졌다.

작고 하얀 공이 만들어낸 전설 같은 순간들을 따라가보자. 그러다보면 탁구가 우리 삶의 문제들을 해결해주지는 않더라도, 잠시나마 그 문제에서 오는 괴로움을 잊고 우울의 반대편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얻을지도 모른다. 책을 덮을 즈음엔 이렇게 말하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우리, 탁구를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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