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가격
18,500
5 17,570
YES포인트?
370원 (2%)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변경
배송비?
무료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국내배송만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분야의 이벤트

푸른사상 소설선

이 상품의 태그

상세 이미지

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미늘
푸른 장미의 비밀
침대
클럽 헬로
로또맨
카라빈카
빙떡 이야기

작품 해설 : ‘토착적 모더니티’, 완미(完美), 그리고 재현의 감응력 _ 고명철

저자 소개 1

2006년 『불교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나비의 문』이 있다. 현진건문학상 추천, 여수해양문학상 대상, 서귀포문학작품상, 무예소설문학상 최우수상(장편 부문), 열암곡 문학상 등을 받았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9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145*210*14mm
ISBN13
9791130823249

책 속으로

매일 밤 꿈을 꾸곤 했다. 나보다 키가 큰 그 돗돔이 노려보며 덤벼드는 악몽에 시달렸다. 거대한 바위가 내 몸뚱이를 짓누르는 악몽도 꾸었다. 그럴 때면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고, 현실이 아닌 꿈속이었다는 것을 깨달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온몸은 바닷물 속에 빠졌다가 금방 나온 것처럼 식은땀에 흠뻑 젖었다. 때때로 신지끼 여신의 꿈도 꾸었다. 그녀는 여의봉으로 나를 내려치며 화를 냈다. 나는 그녀가 어떤 행동을 하건, 어떻게 대하건 개의치 않았다. 하반신이 비늘로 덮인 육감적인 여자, 불룩한 앞가슴, 기다란 은발, 커다란 눈, 새하얀 피부, 한 번만이라도 그녀를 만나고 싶을 따름이었다. 그녀가 돗돔 등에 올라타고 심해에서 올라오는 꿈을 꾸는 날은 행복했고, 운수도 좋은 날이었다.
--- p.27 「미늘」 중에서

종적을 감추었던 날에 입었던 당신의 짙은 블루진이 땅바닥에 널려 있었다. 마치 매미가 허물을 벗어놓은 듯했다. 저만큼, 당신이 입었던 점퍼도 마찬가지였다. 달개비 덤불들을 헤쳐보았다. 당신의 핸드폰을 발견했다. 충전을 시키며 살펴보자, 당신에게 걸려왔던 전화는 있지만, 당신의 통화 내역은 엿새 전이 마지막이었다. 내게 걸었던 전화였다. 당신은 그날 전화를 받지도 않는 아들에게 무슨 말을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좀 더 세심하게 주위를 살폈다. 키가 작은 백장미와 달개비를 접붙여놓았다. 백장미 꽃봉오리가 달개비 꽃처럼 작아져 있었다. 달개비 꽃송이들은 제법 커져 있었다. 그중에서 엄지손톱 두 배 크기의 푸른 달개비 겹꽃이 눈에 들어왔다. 장미인지 달개비인지 분명치 않았다. 그 꽃을 한참 들여다봤다. ‘불의 여우’가 여우볕처럼 잠깐 보여주고 사라졌던 푸른색 꼬리 색깔이었다. 잎은 분명 장미꽃 이파리였다. 나는 푸른색 꽃숭어리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그 속으로 빨려들어 가는 환상을 겪었다.
--- p.59 「푸른 장미의 비밀」 중에서

그 순간, 그런 장면을 말끔히 덮어버리는 음악이 무대 한쪽에서 흘러나왔다. 내가 모르는 곡이었다. 맑고 묵직한 리듬이 홀을 가득 채웠다. 어느 틈에 들어왔던 것일까. 하얀 수염이 덥수룩한 노인이었다. 그가 두 번째 곡을 시작했다. 아르페지오 주법으로 [목포의 눈물]을 연주했다. 홀의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진상’ 손님도 멈칫하더니 굳어버렸다. 기타로 어떤 기교도 부리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런데 알게 모르게 느낌이 달랐다. 무대 한쪽에 놓여 있던 나의 기타가 주인을 제대로 만나 애달프게 노래하고 있었다. 내 손가락으로 한 번도 퉁겨내지 못한 소리였다.
--- p.93 「클럽 헬로」 중에서

무는 삶을 때 소금 한 꼬집 정도 넣어서 물을 끓이고, 무가 반투명해지면 재빨리 끄집어낸다. 무는 끓는 솥에서 끄집어내도 자기가 품었던 열기로 계속 익는다. 무가 적당히 익었다. 찬물에 담가 식혔다. 메밀가루 반죽이 잘 됐다. 거기에다가 성혜만의 비법, 참기름 한 방울을 넣었다. 반죽이 고소하고 순해졌다. 윤기가 흘렀다. 빙떡에 넣을 무나물에 파 대신에 풋마늘을 송송 썰어 넣고 통깨를 뿌렸다. 뒤집은 솥뚜껑 위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반죽을 올렸다. 주걱으로 빙빙 돌려 좀 더 납작하게 폈다. 하얀 메밀꽃밭이 바람에 잔잔히 흔들리는 듯했다. 곧 빙떡이 익었다. 성혜는 빙빙 돌려 말아 만들어서 ‘빙떡’이라는 이름이 붙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p.172 「빙떡 이야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그의 작품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토착적 모더니티(rooted modernity)’를 바탕으로 한 서사적 재현이다. 아마도 이 ‘토착적 모더니티’란 용어에 생경스러운 사람이 많을 줄 안다. 현대소설을 포함한 현대문학에서 주안점을 두는 ‘모더니티’가 산업화에 바탕을 둔 도시의 삶의 양식과 관련한 데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전적으로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서구 중심주의가 팽배해지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된 각종 문학 교육과 문학 제도 속에서 서구 편향적 미학이 마치 전 지구를 대상으로 보편 미학인 양 정치사회적 지배력을 강화해온 데 대한 비판적 성찰이 치열하지 못했음을 지적해두고 싶다. 기실,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문학이 일궈내고 있는 문학적 성취를 주목할 때, 그들 시공간적 차원에서 전승돼온 유무형의 물상(物象)이 ‘구연적(口演的) 재현-상상력’과 ‘문자적 재현-상상력’이 길항, 습합, 교차하는 가운데 종래 서구 중심의 서사미학과 다른 창조적 서사미학을 산출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것이 바로 ‘토착적 모더니티’를 바탕으로 한 서사미학의 실재다. 여기서 ‘토착적 모더니티’ 개념의 핵심에는 ‘대지에 뿌리내림’이 함의하는바, 이것은 서구의 근대를 통어하는 주인/노예, 주체/타자, 식민/피식민 등의 비대칭적 권력의 위계적 질서로 안정된 ‘정착’으로서 의미와 다른, 세계의 뭇 존재가 개개의 생령(生靈)을 있는 그대로 존재하며 평화로움의 가치를 나눠 ‘공서(共棲)’하는 의미를 염두에 둔다.
(중략)

좋은 소설의 서사적 매혹은 이런 게 아닐까. 추리물로 의도된 장르문학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건과 관련한 작중 인물의 서사적 개연성, 이를 전개하는 작가의 심미적 이성 등이 절묘하게 구성되고 배합되면, 이것이 바로 좋은 소설이 절로 발산하게 되는 서사 미학의 독창성이다. 이것은 독자의 상상력을 해방시킨다. 그리고 작가의 소설 세계와 행복하게 조우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독서 수행을 통해 작가의 소설 세계를 더욱 심화, 확장시킨다. 그럴 때, 이 작품의 결미는 징후적 독서를 매우 힘차게 수행하도록 한다. ― 고명철(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소설가 심경숙의 두 번째 소설집 『푸른 장미의 비밀』은 자유로운 상상력과 신비한 배경, 단단한 서사가 어우러진 작품들이 독자의 시선을 끈다. 표제작 「푸른 장미의 비밀」은 순혈의 푸른색 장미를 키워내기 위해 평생을 바치던 아버지가 실종된 사건을 마치 추리소설처럼 다루었다. 바닷길의 길흉을 예고하는 신비로운 바위 전설을 추적하는 「미늘」, 과도한 개발로 인한 땅꺼짐이 잦은 도시를 배경으로 로또에 중독된 한 남자의 ‘웃픈’ 현실을 보여주는 「로또맨」 등을 통해 작가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깊고 넓은 상상력을 재현한다.

‘작가의 말’ 중에서

TV나 컴퓨터도 없던 시절, 어른들이 들려주던 옛날이야기는 나에게 무한한 상상을 열어주었다. 글자를 모를 때는 만화를 보았고, 도서관에서 처음 집어든 책은 『호두까기 인형』이었다. 단지 제목에 이끌렸다.

그 책이 주던 감동은 희미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그 첫 호기심은 아직 살아 나의 심장을 뛰게 한다. 활자가 작아 등잔 가까이 얼굴을 바짝 대고 읽던 밤들, 앞머리는 늘 그을려 있었다.

공부하러 간 서울은 모든 것이 낯설고 무서웠다. 숨을 곳은 종로 2가 ‘르네상스 음악감상실’이었다. 그곳은 지금 덕수궁 안으로 옮겨갔다. 세월이 그만큼 흘렀다. 신청곡은 [비엔나 숲속의 이야기], [아를의 여인] 등이었다. 플루트가 주는 몽환적인 소리는 지금도 나른한 꿈속으로 인도한다.

음악에 젖어 막차를 타고 돌아오던 밤, 나는 막연히 이야기꾼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 꿈은 쉰을 넘겨서야 겨우 이루어졌다. 아직도 맛깔스럽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이야기를 온전히 짓지 못해 서럽다.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17,570
1 17,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