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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존재와 문학의 이름
제1부 문학, 대화적 존재의 세계 이문구 문학의 존재론적 의미―산문집을 중심으로 지금 상상想像이 문제다 시와 다성성―기형도와 이진수의 시세계 웃음과 한국문학―시를 중심으로 시의 기억과 망각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의 수용과 연대 표상할 수 없는 존재의 이름 제2부 시와 함께 걷다 산의 시학―설악, 시의 태반 재현에서 쓰임새로―박용래의 시세계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시―안수환, 눈부신 먼지 존재의 풍미風味―조재도, 공묵의 처 덧없어 아름다운―김상배, 낮술 절창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육근상, 절창 이 사람을 대체 뭐라 부를까―이정록, 어머니학교아버지학교 발문/한국인 특유의 다성적인, 민주적인 문학을 위하여 권덕하 비평문집 문학의 이름 출간에 부쳐 ―임우기(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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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문구 문학의 큰 줄기는, 자본주의적 근대화 바람과 관제개발에 시달리며 생태계가 파괴되고 농촌공동체가 와해되던 1970년대부터 신자유주의가 생명을 파멸시키기 시작한 1990년대를 지나 새 세기에 이르기까지 농촌의 일상에서 벌어진 사실들을 꼼꼼히 기록한 글을 바탕으로 한다. 마치 월령에 맞춘 영농일지와 같은 그 기록은 출처가 살림살이일 뿐 형식으로 산문이나 소설이나 콩트를 가리지 않는다. 작가는 예술적 척도에 맞춰 미학적 완성만을 기리는 글만 고집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이해하고 문제점을 알리기에 적당한 형식을 시의와 사안에 맞게 택한 것도 글로 여겼다. 일찍이 루쉰도 잡문(산문)이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이미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문구 문학의 존재론적 의미―산문집을 중심으로 (본문 20쪽) 자기의 능력과 욕망의 괴리가 클 때 시인은 불행하다. 아직 부양해야 할 처자가 없는 젊은 시절, 시만 쓰면 좋은 시절의 창작 욕망은 힘과 감각의 능력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밤새워 시를 쓰고도 힘이 남고 그 힘으로 먹고 살 수 있다. 가난한 욕망이 젊은 힘을 밑돌 때의 그 상대적 힘이야말로 시의 원동력인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식구들이 생기고 사회적 인간관계로 말미암아 거친 욕심에 사로잡히면서 욕심의 수위가 힘과 감각의 능력을 넘어버린다. 욕심에 휘말린 몸을 건사하려고 시를 쓰니 시가 제대로 나올 수 없다. 시를 써서 명예와 권력을 얻고 먹고도 살려니까 상투적인 눈길에 길든 시를 쓰게 되고 그러다 보니 시에 기운이 없는 것이 아닌가. 시가 그나마 상징적 가치를 주장하려면 계량화를 온몸으로 거부해야 한다. 시는 온몸의 표현이니까. 그래서 김수영은 시 세 편을 써놓고 재벌이 부럽지 않다고 했다. ―지금 상상???문제다 (본문 65쪽) 세계문학운동은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려는 다중의 공동체를 마련하려는 실천이며 민족국가의 경계를 넘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함으로써 배타적 민족주의와 패권적 국가주의를 극복하려는 공동의 노력이다. 따라서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의 교류는 제국주의와 신식민주의를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일부로 인식한 전 지구적 차원의 인간해방운동이며, 모든 반외세 자주화 민주화 투쟁뿐 아니라 인종차별 성적 차별 등의 차별에 대한 다양한 투쟁의 기억을 공동으로 복원하고 대면하는 활동이고, 그런 투쟁에 참여하였으나 기존의 전통 개념으로 표상할 수 없는 다중들의 특이한 삶을 기억하고 소통하는 방식이고, 자본주의 세계 체제의 불평등한 관행과 제도에 저항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결합 양식이며, 우리의 인간다운 삶을 억압하는 자본주의 물신화 기제로부터 해방을 앞당길 수 있는 문화적 형성물들을 공유함으로써 특이한 힘들의 공통적인 것을 새롭게 구성하는, 대륙간적이며 민중 다중적인 연대를 실천하는 문학운동인 것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의 수용과 연대 (본문 164~165쪽) 산은 상상의 시원세잔에게 생 빅투아르 산이 그렇듯이 시인에게 산은 감각과 영혼이 살아 있는 곳이다. 산에서 시가 움트고 시혼은 몸을 얻는다. 그것은 육체적이고 직관적으로 느끼는 몸이다. 산에 꽃이 피는 것은 느끼는 몸으로 돌아오는 일이다. 산은 오감을 일깨워 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몸을 해방시킨다. 산은 본능과 직관이 살아나 상상을 일깨우는 곳이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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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과 실체가 모호하고 허명과 허세가 세상의 주인으로서 이름 없는 존재자들을 핍박하고 무시하고 위협하는 요즈음 문학을 통해 이름을 바루어 쓰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때에 표상할 수 없는 숱한 이름 없는 존재자들에게 이름의 본질로 돌아가 이름의 윤리를 회복하려는 시도로 문학의 이름이 지닌 의미를 진지하게 묻고 있는 노력의 소산이 이 책이다.
시인이요 문학비평가이며 콘라드와 바흐친에 정통한 연구가인 권덕하의 첫 비평문집 문학의 이름은 문학이야말로 있음을 있는 대로 이르는 일로서 곧 존재에 가장 가까이 이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학은 의미 있는 존재의 세계 곧 의미의 다함이 없는 존재의 세계이며, 상호 표현적이고 대화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들의 세계인바, 말과 글을 쓰며 살아가는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 세계에 속한 채 다른 존재자들과 함께 존재하고 표현하고 관계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 묶은 글들로써 이러한 사실을 드러내고 문학이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자 한다. 나무들에게 크게 빚지는 일이라 마음 편치 않다는 애틋한 마음의 내경을 비치면서도 또 하나의 존재자인 ‘나’들인 남들과 회통하고자 책을 엮었다고 얘기한다. 전 지구를 하나의 자본주의 체제로 강제한 신자유주의라는 악령으로 인해 분열되고 고립되고 쇄말화된 비서구적 반제반식민 문학 및 고유한 개별성의 지역문학을 저마다 유목하듯이 서로 시공간적으로 교류하는 문학으로, 신자유주의적 세계 자본의 체제 하에서 ‘민족’ ‘민중’ 개념에 포획되지 않는, 새로이 출현한 ‘다중K 썳??각 지역의 민주적이고 변혁적인 ‘다중의 문예 형식과 내용’으로 연결하기 위한 한국문학의 당면과제는 무엇인가. 한국문학사는 이 지점에서 기존 ‘민족’ 또는 ‘민중’ 개념의 극복을 위한 변증법적 통찰과 함께 민주적이고 다중적인 연대와 소통과 교류의 문학양식과 이념을 찾아 적극 실행하는 문학정신이 중요할 터이고, 민중들의 생활과 언어의식을 민중론자들의 자기 문학의식과 동일화 동질화하는 지적 허위의식에 빠져 있던 허다한 경우들에 대해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권덕하의 비평문집 문학의 이름은 바로 위와 같은 신자유주의 세계체제에 대한 정치적 저항의식을 견지하면서도, 자본의 세계적 지배에 따라 시장논리적 분열과 개별적 고립을 거듭하는 개인주의 문학의 물신적?vr 언어의식, 민중주의 문학의 단성적Prr 언어의식, 획일적인 ‘표준말 쓰기’를 강요해 온 기존의 근대적 언어의식을 극복하려 한다. 권덕하 비평의 특이성과 독창성은 독선적인 문학적 정치적 언술이나 주장을 적극 경계하고 마다한다는 데 있다. 그의 비평언어는 무슨 이론을 주장하기보다, 스스로 대화의 열린 장에 몸소 서 있기를 열망하고 실행한다.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연스럽게 생활과 자연의 세계에 ‘동참’하며 생산적인 다성성의 세계가 생기?샆??‘창조’되기를,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다중K 쎎?사이의 고립적 관계들을 민주적인 대화와 활기 서린 교류와 교감의 관계들로 ‘변혁’시키기를 꿈꾼다. 서구문학에의 추종과 그 비생활적 이론들을 뛰어넘어 기존의 한국문학과 이론들을 민주적이고 대화적이며 기층생활적으로 ‘변혁’시킬 권덕하의 예지 어린 비평관은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한국문학사적 지평 위에 서 있음을 깨닫게 한다(임우기 문학평론가). 권덕하의 비평문집 문학의 이름은 전체 2부로 나뉘어 전개된다. 제1부-문학, 대화적 존재의 세계에서는 권두비평으로 40여 년에 걸친 문학 경력을 통해 소설뿐 아니라 콩트, 동시, 산문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글을 발표하여 당대의 문제를 다루며 다양한 통찰을 펼쳤던 이문구 문학의 독특성, 그 존재론적 의미를 이문구 전집 가운데 산문집을 중심으로 논하고 있다(이문구 문학의 존재론적 의미). 시의 현실성은 상상에서 감각으로 전환할 때 확보할 수 있는데, 시인이 사적 소유를 지양해야 감관의 능력이 제대로 발현되며, 시가 상징적 가치를 주장하려면 계량화를 온몸으로 거부해야 한다는 논지를 역설한 지금 상상???문제다. 다성성Krg을 소설만의 핵심적인 특성으로 본 바흐친의 다성성 이론의 예증을 기형도와 이진수의 시세계에서 찾아보고자 한 시와 다성성. “시의 웃음은 우리를 말의 외부에 설 수 있도록” 하며 “웃음은 외부에 있는 타자의 관심과 관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촛불집회와 아고라에서 생겨나고 확산된 무수한 웃음은 문학인들이 의지해 온 문학이라는 기존 개념에 대해 다시 고쳐 사유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문학에서 중요한 것은 웃음의 강도强ㅆ??릿??웃음의 지속이라는 웃음과 한국문학. “잊어야 할 것은 잊지 못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은 채, 기성세대는 비밀리 편집된 기억에서 힘을 얻고 죽음을 살찌우며, 젊은 세대를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체제에 희생하도록 부추기며 그저 연명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삶에 활력을 주지 못하고 삶을 억압하거나 고착시키는 과거를 망각할 수 있는 힘만이 탁월한 시를 낳는 원동력이라고 말하는 시의 기억과 망각.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문학으로 상징되는 제3세계 문학이 개화기로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본격적으로 소개된 1970년대 말(그때까지 외국문학은 곧 서구문학이라고 여겼다), 이후 1980, 90년대에서 2006년 무렵까지의 수용 양상을 꼼꼼한 주석과 함께 짚어보고, “우리 문학이 세계문학에 이바지할 정도가 되려면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피해를 당하고 자본주의 세계 체제에서 여전히 다양한 모순을 겪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의 작가들이 자본주의 근대를 극복하고 근대 이후를 창조하려고 애쓴 결과인 문학의 교류를 대륙간적으로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매체와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할 것”인바, 이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패권적 국가주의를 극복하려는 공동의 노력”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억압하는 자본주의 물신화 기제로부터 해방을 앞당길 수 있는 대륙간적이며 민중 다중적인 연대를 실천하는 문학운동”이라고 피력한다. 1부의 마지막 글로 표상할 수 없는 존재의 이름에서는 문학의 이름을 두고 이루어진 지금까지의 논쟁은 문학이 문학다워야 한다는 입장과 내용이 변하는 이름의 한계를 지적하는 입장이 마주친 사건임을 짚고, “문학은, 의미의 다함이 없기에 표상할 수 없는 무수한 대화적 존재들의 이름을 제대로 짓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제2부-시와 함께 걷다의 산의 시학에서는 “시가 생산되는 모태이고, 시를 생성하는 원형과 같은 곳”이며 “상상의 시원C 굼?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산렝?시학을 설악의 시인들을 통해 펼쳐 보인다. “생성하는 뭇 중생들을 담은 들녘의 언어”요 대승?7의 장르”인 박용래의 시세계를 촘촘한 얼개처럼 빚어낸 등단작 재현에서 쓰임새로. 그 뒤로도 안수환, 조재도, 김상배, 육근상, 이정록 등 제 시인들의 시집들을 낱낱이 훑으며 절편과 절창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