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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감상하는 대영 박물관의 대표 유물들
대영 박물관에 소장된 중요 유물들은 아무리 나열해도 끝이 없어서, 절대로 만만하게 살펴볼 수 없다. 게다가 맨 처음 지은 박물관 건물을 계속 증축하는 바람에 내부 구조가 매우 복잡해졌으며, 다양한 시대의 유물들이 수많은 방에 흩어져 있어 충분히 공부하고 가지 않으면 어떤 유물이 어디 있는지, 어떤 유물을 꼭 보아야 하는지 알기가 힘들다. 이 책에는 대영 박물관에서 꼭 보아야 할 역사적으로 뜻깊고 중요한 유물들이 모두 실려 있어 친절한 안내서의 역할을 해 준다. 저자는 대영 박물관 입구에서부터 시작해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아이들을 안내하며, 유물을 한 점씩 소개한다. 작가의 안내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떤 유물이 어느 관의 몇 번 방에 있는지 자연스레 알 수 있으며, 어떤 관부터 돌아봐야 하는지에 대한 팁도 얻을 수 있다. 이집트관에서는 다양한 미라와 [카노푸스 단지], [샤브티], [사자의 서] 등 고대 이집트 문명을 이해하는 데 꼭 알아야 할 유물들을 소개한다. 그리스관에서는 파르테논 신전에서 가져온 박공과 프리즈를 만날 수 있으며, 아시리아 제국의 거대한 석상들, 유럽과 미노아 문명의 유물들, 그리고 대영 박물관 최고의 유물로 꼽히는 [로제타석]도 만날 수 있다. 또 서양 유물을 소개하는 데 치우친 기존 대영 박물관 소개서와 달리 인도의 조각상, 이슬람과 중국의 도자기, 일본의 [노 가면]과 [사무라이의 갑옷] 같은 동양의 주요 유물도 다루어 동서양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2000년부터 신설된 한국관에 있는 [빗살무늬 토기]와 조선백자, 김홍도의 풍속화 등 조선 후기의 미술품도 소개해 관람의 폭을 넓혔다. 작품 속 캐릭터들의 입담으로 듣는 정보와 작가의 생생한 경험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아무런 정보 없이 작품만 보아서는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읽어 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각 유물이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부터 제작 기법, 그 속에 담긴 역사와 신화 등 작품에 대한 정보들을 빠짐없이 설명해 아이들이 유물들을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다. 또 작가가 일방적으로 유물 설명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유물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입말체로 유물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성 방식으로 흥미를 더했다. 조성자 : 자, 다음엔 13번 방으로 들어가 [아킬레스와 펜테실레이아가 그려진 암포라]를 보도록 하자. 왼쪽으로 들어가서 가운데 있는 작품이란다. 암포라 :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원래 포도주 항아리였어요.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저 같은 항아리를 ‘암포라’라고 하지요. 제가 이 작품을 설명해 주고 싶어요. 동화 작가로서의 입담이 한껏 발휘된 유창한 입말체 해설은 아이들이 지루함 없이 정보를 받아들이게 도와주며,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글 전체에 활기가 느껴진다. 작가와 캐릭터들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유물의 세세한 부분들까지 주의 깊게 들여다보게 된다. 또한 수많은 유물들과 씨름을 하다 영국을 떠나기 전날 드디어 한 점 한 점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인간의 희로애락이 담긴 유물들을 보며 느낀 애틋함 등 한 사람의 관람객으로서 느낀 작가의 진솔한 감정들이 곳곳에 실려 있어 대영 박물관을 보다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각 유물들은 작가가 직접 찍어 온 생생한 도판으로 만날 수 있으며, 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은 클로즈업해 유물을 구석구석 제대로 볼 수 있다. 지도, 세계 곳곳의 유적지 사진, 명화 등 다양한 참고 자료들도 이해를 돕는다. 유물을 감상하며 배우는 세계사의 주요 사건들 세계의 각 문명권을 대표하는 유물들이 모인 만큼, 유물에 얽힌 이야기를 듣다 보면 역사적인 사건, 신화, 세계사에서 손꼽히는 위인들의 이야기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서양의 문학, 교육,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 이야기, 트로이 전쟁의 배경과 과정,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주요 신들의 이야기,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그의 양아들 아우구스투스,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드로스 대왕, 근대 헌법의 토대가 된 마그나 카르타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 같은 풍부한 역사적 이야기들이 읽는 재미를 주는 것은 물론 세계사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전해 준다. 고대 이집트 미라와 무덤 벽화, 샤브티 같은 유물들을 통해서는 사후 세계에 대한 이집트인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으며, 아시리아 제국의 거대한 석상과 부조들을 돌아보며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생 과정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역사와 문화재를 대하는 수준 높은 시각 기르기 대영 박물관에 모인 수많은 유물들은 사실은 대영 제국 시절, 영국이 식민지 곳곳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엘긴 경이 가져온 조각상들이라 ‘엘긴 마블’이라고 불리는 파르테논 신전의 프리즈, 이집트의 미라와 석상 등 영국이 약탈한 유물들의 목록은 끝이 없다. 소중한 유물을 빼앗긴 나라들이 반환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대영 박물관은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작가는 대영 박물관을 향한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도 솔직히 담아내 아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아이들은 유물 한 점 한 점에 담긴 놀라운 이야기와 깊은 역사를 배우는 것은 물론, 문화재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와 역사를 보다 심층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