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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근정전 … 6
창덕궁 열고관과 개유와 … 8 흥인지문 … 10 범어사 일주문 … 12 통도사 범종루 … 14 불국사 석가탑 … 16 금강산 신계사 … 18 대한문 … 20 경복궁 근정문 돌짐승 … 22 혜화문 … 24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 26 미륵사 서석탑 … 28 해인사 일주문 … 30 광화문 … 32 범어사 대웅전 … 36 건원릉 … 38 수원화성 방화수류정 … 40 용선대 … 42 미황사 대웅보전 … 44 소의문(서소문) … 46 철감선사 부도 … 48 함양 화림동 동호정 … 50 범어사 종루 … 52 금산사 미륵전 … 54 화성 화홍문 … 56 송광사 우화각 … 58 |
Kim Young-Taek,金榮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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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근정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축 문화재를 뽑는다면 어떤 건물에 투표를 하시겠습니까? 저는 주저없이 서울 경복궁 근정전에 한 표를 바치겠습니다. 근정전은 조선 왕조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온 정성을 다해 지은 가장 큰 정전입니다. 하얀 화강암 월대 위에 전면 5칸, 측면 5칸에 2층 지붕을 갖춘 당당한 자태는 대한민국의 대표 건축물로 손색이 없습니다. 돌난간을 두른 상하 2단 월대도 근정전에만 있습니다. 월대 난간 기둥마다 ‘법수’라고 하는 돌로 만든 짐승을 올려 놓았습니다. 50여 마리가 넘는데 조각 솜씨가 대단합니다. 그래서 저는 경복궁을 석조동물원이라고도 부릅니다. 지붕과 용마루의 아름다운 곡선에 날아 올라갈 듯 하늘로 솟은 처마는 종일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훌륭한 건축 유산을 가진 우리 국민은 행복한 국민이라고 생각합니다. --- 6쪽 불국사 석가탑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탑을 손꼽으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을 꼽습니다. 다보탑은 화려한 모습으로 여성적이고, 석가탑은 절제된 단순미로 남성적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석가탑은 큰 지진을 겪기도 하고, 번개를 맞기도 합니다. 이런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인간에 의해 피해를 보기도 합니다. 1966년 사리장엄구(부처님 사리를 담은 그릇)를 노린 도굴로 인해 탑의 일부가 깨지고 탑이 기울게 됩니다. 이를 수리하기 위해 탑을 들어 올리다가 2층 지붕돌이 떨어지면서 먼저 내려놓았던 3층 탑신석을 훼손하는 대형 사고가 벌어집니다. 이 수리 때 발견된 사리장엄구 속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발견되었습니다. --- 17쪽 금강산 신계사 휴전선을 넘어 금강산에서 신계사를 만났습니다. 절 앞으로 소나무 군락이 천만 병사처럼 도열해 있었고, 그 너머로 금강산 집선연봉이 병풍처럼 장대하게 둘러섰습니다. 이처럼 기막힌 구도를 만나는 기회가 펜화가의 일생에 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집선연봉과 여러 건물의 세밀한 묘사를 위하여 화폭을 넓게 잡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늘다는 펜촉을 사포에 갈아가며 연봉 하나하나와 기와 한 장까지 그렸습니다. 금강산에서 돌아와 한달을 넘게 그렸으니 다른 펜화보다 서너 배 공력이 든 셈입니다. 펜촉 60여 개를 갈아가며 대략 200만 번이 넘는 펜선을 긋는 동안 집선연봉의 기운이 함께하여 피곤을 잊었습니다. 불가에서 말하는 환희심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양화의 원근법대로 그리면 배경인 집선연봉이 작아집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펜화에서는 김영택 원근법을 적용하여 소나무 숲과 집선연봉을 확대하여 그렸더니 현장에서 본 감흥이 그림에서 느껴집니다. 카메라의 렌즈와 다른 인간의 시각에서 그림 원근법을 만든 것입니다. --- 19쪽 화서문과 서북공심돈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옮기고 ‘화성’ 공사를 시작합니다. 설계를 맡은 정약용은 중국과 서양 성의 좋은 점을 취해 화성을 당대 최고의 성으로 만듭니다. 성문 앞에 옹성을 둘러쌓아 문을 부수려는 적을 등 뒤에서 공격하도록 했고, 성벽을 오르는 적을 측면에서 무찌를 수 있도록 치성과 포루, 각루와 돈대를 튀어나오게 지었습니다. 노대와 공심돈을 높이 세워 감시 기능과 공격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화성을 보면 ‘전투를 위한 성곽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됩니다. 위엄이 가득한 중국과 일본의 성곽과는 다른 ‘선의 아름다움’으로 한국인의 미적 특성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이곳저곳 모두 멋진 그림이 됩니다만 ‘화서문(華西門)’과 ‘서북공심돈(西北空心墩)’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옛 사진을 바탕으로 그렸기 때문에 복원된 현재 건물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화서문 지붕 위에 본래 잡상이 있었는데 복원된 현재 건물에는 빠졌기에 살려놓았습니다. --- 26쪽 광화문 광화문(光化門)은 조선의 얼굴이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의 얼굴입니다. 임진왜란으로 불에 타버린 뒤 고종 때 재건되었으나 일제의 폭정으로 다시 헐려 옮겨졌습니다. 그것마저 6·25때 소실된 것을 콘크리트로 재건하였고, 다시 목재로 되살렸습니다. 새로 복원하면서 아쉽게도 문 앞 월대를 복원하지 못했습니다. 도로사정 때문입니다. 펜화는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오래 전에 찍은 여러 장의 사진에 왕이 다니던 어도 부분이 제대로 나온 것이 없었습니다. 없어진 어도 앞 석수를 찾아 월대를 되살려 그렸습니다. 현판이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어 문화재청의 협조를 받았습니다. 덕분에 온전한 광화문 모습을 보여주는 유일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펜화의 가치를 인정한 이건무 문화재청장이 이 그림을 연하장으로 사용했습니다. 인천공항 입국장 통로에 설치한 국가문화홍보부스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32쪽 화성 화홍문 수원화성의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총과 포를 이용하여 전투를 하는 성이라는 것입니다. 정조는 화성의 설계를 젊은 정약용에게 맡겼습니다. 이에 정약용은 중국 성은 물론 서양 성의 장단점까지 일일이 따져 이 성을 세웠습니다. 성문 앞 옹성(甕城), 성의 일부가 튀어나온 치성(雉城)과 포루(砲樓)는 적에게 상당히 위협적이었을 겁니다. 성벽을 오르는 적을 옆에서 공격할 수 있으니까요. 다연발 활인 쇠뇌를 쏘기 위한 노대(弩臺), 적을 살피기 위한 공심돈(空心墩) 등은 당시 혁신적인 전투 설비였습니다. 화성은 미학적으로도 탁월합니다. 곳곳에 ‘선(線)의 아름다움’이 배어 있습니다. 성 안을 흐르는 강에도 멋진 수문을 만들었습니다. 북수문과 남수문이 있는데 북수문을 화홍문(華虹門)이라 합니다. ‘아름다운 무지개 문’이란 뜻이죠. 옆 언덕 위 방화수류정과 함께 화성 최고의 볼거리로 손꼽습니다. 그림은 1920년대 화홍문 모습입니다. --- 56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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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기록 펜화작가’ 김영택 화백이 살려낸
우리나라의 위대한 건축문화재의 아름다움이 어린이들 곁으로. 대한민국을 비롯한 동양에서 수천 년간 붓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때, 유럽과 중동에서는 펜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펜화의 장점은 세밀한 표현 기능인데 이 때문에 ‘기록화’라는 특별한 장르가 발전할 수 있었다. 특히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한 가지 색으로 그리는 펜화는 엄청난 수요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카메라가 발명되고 사진기술이 발달하면서 빠르고 비용이 저렴한 사진이 ‘기록 펜화’를 대신하게 되었다. 이로써 유럽을 비롯한 세계의 기록 펜화는 19세기 중반을 기점으로 그 명맥이 끊어지게 되었다. 그러한 가운데 한국의 작가 김영택 선생이 기록 펜화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여 1990년대 초부터 펜화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 기록 펜화 장르를 새로이 개척하기 시작하였다. 주요 대상은 조상의 얼이 담겨 있고, 선조들의 우수한 건축 기술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우리나라의 건축문화재였다. 외세 침략이나 전쟁으로 불타 없어진 우리 건축문화재를 사진과 자료를 토대로 하여 펜화로 복원하여 그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300여 점이 넘는 작품을 완성하였다. 2013년에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 『멋진 세계 문화유산』이란 2권의 책을 통해 우리나라와 세계의 아름다운 건축문화재 25점을 각각 수록하여 소개한 바 있는 김영택 화백은, 2014년 『위대한 우리 문화유산』이라는 책을 통해 26점의 위대한 우리나라 건축문화재를 어린이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사람의 머릿속에 기록되는 이미지는 사진보다 ‘그림’이 훨씬 더 선명하고 빠르게 새겨지며, 잊혀지는 속도 또한 더디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세밀한 펜화는 그 어떤 이미지보다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이 선명하고 깨끗하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수없이 많은 미디어와 스마트폰을 통해 색상이 난잡하고 어지러운 동영상과 애니메이션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있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섬세한 터치의 흑백 그림’이 주는 마음의 평화와 안정감이 오롯이 깃들기를 저자는 기원한다. 한국의 건축문화재의 아름다움을 넘어 위대함을 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축문화재는 아무래도 궁궐이 아닐까 한다. 그 중에서도 경복궁은 가장 크고 화려하게 세워졌다. 그 가운데 조선왕조의 권위를 상징하는 ‘근정전’이 있다. 근정전이야말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표본적 건축물이라 하겠다. 헐려도 다시 서고, 옮겨도 제자리를 찾고야 마는 불멸의 문이라 불리는 ‘광화문’은 이름 그대로 -빛이 사방을 덮고 가르침이 만방에 미친다-는 세종대왕께서 지으신 이름 그대로 마음속 깊이 새롭게 느껴진다. 광화문은 우리의 얼굴이고, 광화문 거리는 우리 몸의 중심에 있는 옴파로스(배꼽)이다. (펜화는 옛 사진을 바탕으로 그렸다.) 북한의 국보 문화유물인 ‘금강산 신계사’는 절 앞의 소나무 군락으로도 유명한데, 천만 병사의 도열이라는 표현에 걸맞다. 보통 펜화 한 점을 그리는데 80만 번의 터치가 필요한데 신계사의 경우 200만 번의 터치로 완성되었다고 하니 그 모습이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조선시대 건축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수원화성의 ‘화서문과 서북공심돈’은 과학적인 기초를 토대로 한국인의 미적 감각까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책에는 ‘방화수류정’, ‘화성 화홍문’까지 총 3개의 그림을 수원화성에 할애하고 있다.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철감선사 부도’는 조각솜씨가 뛰어난데 엄지손톱 넓이의 수막새 기와에 새긴 여덟 개의 연잎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난다. 정조의 학구열을 짐작할 수 있는 창덕궁 후원의 ‘열고관과 개유와’, 우리나라 보물 1호인 ‘흥인지문’, 대한민국의 가장 아름다운 석탑이라 칭송되는 불국사 ‘석가탑’ 등 이 책에 실린 총 26점의 위대한 우리 건축문화재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마음을 빼앗기게 될 것이다. 이는 한국인이라면 당연한 것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