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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하루
언젠가 그리울 일상의 기록
하재욱 저
헤르츠나인 201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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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장 샐러리맨 | 달리거나 매달리거나
2장 가족 | 지붕까지 닿도록 사랑
3장 6호선 | 이번 역은 인생 환승역
4장 계절 | 하루만이라도 나의 계절
5장 마흔 | 비불혹, 하물며 미생
6장 술 | 허튼 밤 견디는 깊은 숨
7장 아내 | 고마워 당신

저자 소개 1

1975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모바일 게임회사에서 배경 콘셉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만화무크지 《보고》에 ‘하재욱의 하루’를 연재했고, 홍대 상상마당에서 일상 기록 강의인 ‘디어 라이프’를 진행했다. 현재 진보적 시사만화가 모임인 전국시사만화협회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 『안녕 하루』, 『고마워 하루』, 『어제 떠난 사람들이 간절히 원했던 오늘 하루』가 있다. 두 딸아이와 한 사내아이의 아빠, 그리고 한 여자의 남편으로 하재욱은 일을 하고 술을 마시고 그림을 그린다. 그의 일상은 생계 노동자로서 갖는 자의식과 예
1975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모바일 게임회사에서 배경 콘셉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만화무크지 《보고》에 ‘하재욱의 하루’를 연재했고, 홍대 상상마당에서 일상 기록 강의인 ‘디어 라이프’를 진행했다. 현재 진보적 시사만화가 모임인 전국시사만화협회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 『안녕 하루』, 『고마워 하루』, 『어제 떠난 사람들이 간절히 원했던 오늘 하루』가 있다. 두 딸아이와 한 사내아이의 아빠, 그리고 한 여자의 남편으로 하재욱은 일을 하고 술을 마시고 그림을 그린다. 그의 일상은 생계 노동자로서 갖는 자의식과 예술가로서의 자기연민 사이에서 늘 뜨겁게 길항하고 화해한다. 그는 생활과 예술 사이에 매여진 줄을 타는 불안한 광대와도 같다. 그 핍진한 피로와 허기를 작품으로 승화시킬 때, 그는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의 고유한 작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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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48g | 128*188*20mm
ISBN13
9788996547297

책 속으로

1장 샐러리맨 | 달리거나 매달리거나
…… 내가 회사에 다니는 것은 자기실현이나 사회적 성공 같은 거창한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오래도록 잘리지 않고 또박또박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면 그저 고맙다는 마음입니다. 아무리 고달프고 외롭고 무겁더라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웃을 수 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 사이에 지친 몸을 조용히 눕힐 때 너무도 기쁩니다. 그리곤 정말 자신이 원하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어보며 스스로를 위안합니다.
옆에 누운 아내가 말합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오래 다녀 달라고. 그런데 나는 왜 그 말이 ‘오래 달려 달라’라고 들리는 건지. 가끔은 ‘오래 매달려 달라’ 라고 들리기도 합니다. 최고속력으로 달리고 싶지만, 일단은 오래 달려 보기로 합니다. 시동이 안 걸린다면 매달리기라도 해야겠죠. 조금 바보 같은 모양새더라도요. ……
"그래도 나는 이곳이 고맙습니다. 내게 직장생활은 꿈을 지켜주는 방법이거든요"

3장 6호선 | 이번 역은 인생 환승역
…… 아침에 6호선 고대역에서 지하철에 올라 환승역인 동묘역에서 1호선을 갈아타고 가산디지털역에서 내립니다. 밤에는 그 반대고요. 간혹 홍대역에서 내릴 일이 있긴 한데 그야말로 간혹일 뿐입니다.
어쨌든 출퇴근에 두 시간 정도 걸리는데, 내겐 아주 소중한 시간입니다. 러시아워의 만원 지하철이라도 그 누구의 간섭 없이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유일하게 허락된 하루의 이 두 시간은 지하철에서 나만을 위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요행으로 자리에 앉게 되면 그림을 그리고,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미어터질 땐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어릴 적 만화영화 시간을 기다리듯 유일하게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말하자면 지하철은 나만의 골방, 다락방, 옥탑방 같은 곳입니다. ……
"버텨주는 삶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어깨 위의 하루’가 좀 가벼워지는 날이 있겠지요?"

6장 술 | 허튼 밤 견디는 깊은 숨
…… 해장국 도깨비를 이겨 볼 요량으로 연거푸 들이켰던 건지, 여지없이 오바이트를 합니다. 속에 담겨있던 쓰라림들 지질함들 나답지 않은 모습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속 시원하긴 한데 위장이 뒤틀립니다. 골목에서 시커먼 하늘을 한 번 쳐다봅니다.
이런 식으로 살다간 일 나지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무거운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역류성식도염입니다. 아주 심한 상태예요. 과식하지 마시고, 술, 담배 당장 끊으세요.”
과식은 바로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담배도 아무렇지 않게 끊었습니다. 그런데 술은? 어렵습니다. 술약속을 피하기 위해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와 카톡을 무시해 보기도 했지만. 그래 봤자, 술님이 나를 부르는데 거절할 방법이 없더군요. ……
"오늘처럼 허튼 밤이 찾아오면, 잠시라도 내 영혼이 깊게 숨을 쉬어야 해요. 바로 술이 필요한 순간인 거죠. 아, 췐다"

7장 아내 | 고마워 당신
…… 그에게도 꿈이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어느새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그 꿈이 무엇이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떠오르는 생각을 애써 지우고 있을 겁니다. 내 아내는 무용을 했습니다. 여전히 매력적인 몸매와 우아한 몸짓을 지닌 사람이지요. 혼자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몸이 여전히 아름답다는 생각에 우울해 했을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날렵한 자신의 동작을 보면서 잃어버린 꿈이 떠올랐을 겁니다. 남편을 원망하고 심지어 아이들에게까지 미운 마음이 살짝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는 게 다 그렇다는 말로 위로할 수 없습니다. 그런 위로는 남이 해주는 위로니까요.
나는 그냥 정말 정말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전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어째 고마움에 앞서 미안함이 앞을 가리네요.……

---본문 중에서

리뷰 총점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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