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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풀리지 않는 의학 미스터리 프롤로그_ 일주일에 7일 일하는 뉴욕 의사 오컴의 법칙 VS. 히컴의 명언 우리는 인간이고, 실수를 범한다 때론 직관이 진실을 말한다 무엇이 올바른 치료인가 2장 행복하게 죽을 권리 어떤 마지막 집배원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잃어버린 구슬 3장 현대의학의 불완전성과 우리의 선택 그 누구도 결코 완벽하지 않다 멈춰야 할 때는 언제인가 흐르는 강물처럼 에필로그_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 감사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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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속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날마다 직감에 의지한다. 의사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다. 초를 다투는 응급 상황에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특히 경험이 많은 의사는 해야 할 일을 반사적으로 안다. 그것은 아마도 동일한 임상 상황을 이미 수도 없이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지는 이러한 직감적 결정은 나쁜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기 때문에 노련한 의사는 의식적인 심사숙고와 본능적인 판단의 장점만을 취해 적절히 배합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p.27〈오컴의 법칙 VS. 히컴의 명언〉중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재력도 갖춘, 사리를 아는 똑똑한 남자가 세계 최고의 병원 중 한 군데도 아니고 여러 군데에서 암 치료에 실패해 놓고서도 어떻게 이런 상태에 있을 수 있을까?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어떻게 그 사실을 모를 수 있을까? 숱한 실패를 맛보고서도 어떻게 새로운 치료법이 끝없이 존재할 거라고 믿을 수 있을까? 간 이식 같은 극단적 수술은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 기나긴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동안, 항상 그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위해 고민하고, 그의 건강 상태와 기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가 필요로 하는 것과 원하는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눌, 그를 잘 알고 있는 단 한 명의 의사를 만나지 못했을까? 미국 최고의 병원에서 어떻게 이런 소통의 결핍이 생겨나고 있을까? ---pp.68~69〈우리는 인간이고, 실수를 범한다〉중에서 그날의 일을 떠올리는 지금, 법률 사무소에서 좀 더 시간을 보냈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아니라 부모님이 생각하시는 ‘무의미한 치료’의 범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했어야 했다. 아버지, 치료할 수 없는 암에 걸리시면 어떻게 할까요? 치매에 걸리시면요? 어머니는요? 네, 알겠어요. 인공호흡기 사용이나 심폐 소생술은 안 할게요. 그럼 집중 치료실은요? 수혈은요? 영양 공급 튜브는요? 심박 조율기가 필요하면 어떻게 할까요? 나는 두 분이 어떤 대답을 하셨을지 짐작은 할 수 있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좀 더 시간을 갖고 대화를 나눴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정말 도움이 됐을까? ---pp.466~467〈흐르는 강물처럼〉중에서 그는 두 가지 약속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첫째, 만약 가슴을 여는 수술을 하게 된다면 그다음 계획을 분명히 해 두고 싶습니다. 내가 만약 암에 걸렸다면, 나쁜 종류의 암, 그러니까 고칠 수 없는 암에 걸렸다면, 모든 것을 중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 목숨을 몇 주 더 연장해 줄 처치는 원치 않습니다. 그냥 죽겠어요. 그렇게 해 주실 수 있죠? 모든 치료를 중단하고, 그냥 고통만 없게, 평화롭게 죽게 해 주실 수 있죠? 약속해 주실 수 있죠?” 나는 내 아버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네, 프린시포. 약속하겠습니다.” 프린시포는 내 속마음을 읽으려는 듯 아무 말 없이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잠시 후 그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수술 중에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어야겠죠?” “네.” “수술 뒤에 인공호흡기를 뗄 수 없다면 그냥 죽겠습니다. 전처가 그랬던 것처럼 기계에 의존해 살고 싶지는 않아요. 무슨 얘기인지 아시겠죠? 내 가슴 속에서 찾은 게 치료 가능하고, 어쩌면 완치 가능한 거라고 해도 기계에 매달려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 뜻을 따라 주실 수 있죠? 내가 혼자 힘으로 살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면 기계를 멈춰 주실 수 있죠?” “네, 모두가 동의한다면요. 네, 그럴 수 있습니다.” 나는 그의 아내를 바라보았다. 프린시포 부인은 남편을 바라본 뒤 내게로 시선을 옮겼다. “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 “닉이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 동의합니다.” ---pp.411~412〈멈춰야 할 때는 언제인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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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올바른 치료인가?”
삶의 마지막 순간, 의사의 개입은 어디까지여야 하는가? 현대의학의 한계와 불완전성에 대한 한 내과 의사의 성찰적 고백 사람을 살리는 사람, 의사. 하지만 환자를 살리는 것이 결코 최선이 아닌 상황이라면, 과연 의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최첨단 의학의 집결지이자 미국 최고의 종합병원, 뉴욕-프레즈버티어리언 병원의 내과 의사, 브렌던 라일리 박사는 치매에 걸린 노모 앞에서 그리고 자신의 부모와 같이 늙고 병들어 죽음을 목전에 둔 수많은 환자들 앞에서 번민한다. 과연 무엇이, 어디까지가 올바른 치료인가? 일단 책을 펼치면 마치 메디컬 드라마를 보는 듯 구구절절한 사연을 가진 환자들의 이야기가 흡인력 있게 펼쳐진다. 자신의 상황에 대해 깊이 있게 의사소통할 주치의도 없이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돌며 수술만 받으면 완쾌하리라 믿는 말기암 환자, 언뜻 매우 건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심각한 섬망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치매 환자, 의식적 자해로 의료진을 감쪽같이 속여온 정신질환 환자, 그리고 아무런 사전 징후나 조짐 없이 어느 날 문득 갑작스런 자살로 생을 마감한 환자 등……. 하지만 저자의 시선은 단순한 이야깃거리에 머무르지 않는다. 병원 밖에 있는 사람들, 환자로서는 결코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없는 의료 시스템, 현대의학의 불편한 진실과 선뜻 드러낼 수 없는 속사정 그리고 한계를 이야기한다. 생명을 다루기에 그 무엇보다도 가장 고귀한 기술이어야 할 의학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많은 오류와 허점으로 얼룩져 있는지, 시장 논리와 의사소통의 부재, 불합리한 시스템으로 인한 실수를 가감없이 들춰낸다. 결국 그 모든 폐해는 내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그 분들과 다를 바 없는 환자들, 특히 생의 황혼기에 죽음을 목전에 둔 중증 질환자들에게 가장 크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생자필멸(mortality)의 운명을 가진 우리 모두는 언젠가 늙고 병들어 마지막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바로 그 순간을 과연 우리는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인공호흡기와 심폐소생술, 심박조율기 등 무의미한 연명 치료로 수많은 기계에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마지막이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저자 브렌던 라일리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이러한 질문을 남긴다. 인공호흡, 심폐소생술, 심박조율기… 삶의 황혼기,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들 생과 사의 갈림길, 현대의학은 과연 축복인가? 진정한 의사 정신이 사라진 시대, 현대의학의 현주소를 말하다 미국 최고의 종합병원, 뉴욕-프레즈버티어리언 병원의 내과 의사 브렌던 라일리는 지난 세월 급변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의사들의 정신 또한 변화되는 것을 지켜보아 왔다. 고백하건데 그는 멸종 위기에 처한 공룡과도 같다. 환자가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때와 장소를 마다않고 달려가는 의사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그는 그러한 헌신적인 의사의 마지막 세대다. 의학 기술은 발전했을지 모르나 온전한 의학 정신은 희미해져 가고 있다. 의료 자원은 시장의 논리에 지배를 받으며 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그 결과 늙고 병들어 고통의 시간이 찾아왔을 때 온전한 의료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거나 불필요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이에 저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의료계의 현실과 문제점들을 낱낱이 고백한다. 무의미한 생명 연장술 vs. 평화롭게 죽을 자유 이 책은 죽음을 앞둔 시니어 환자들 특히 그들이 죽음을 목전에 두고 받는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대해 아주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워너’라는 이름의 노인 환자는 준중환자실에서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고 이에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마치 손발이 가득 달린 하나의 생명체처럼 거대한 팀을 이루어 그를 살리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기 위한 약물을 투입하고, 기관내관에 인공호흡기를 연결하며, 레지던트의 진두지휘에 따라 심장박동기를 삽입하며, 심장이 멈출 때에는 제세동기를 가동한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워너의 상태는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절망적이다. 심지어 그는 수많은 처치들이 몹시도 고통스러운 듯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악령에 씌기라도 한 듯 거칠게 몸을 일으키고 침대가 흔들릴 정도로 몸을 떨다가 커다랗게 눈을 뜨기까지 한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가족은 과연 저것이 워너가 원했던 치료인지 반문하며 눈물 흘리고 결국 환자의 심장은 고통 속에서 정지한다. 저자는 이러한 비극적인 상황을 통해 의료 시스템과 의료 자원의 할당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시한다. 그리고 자연 수명을 다 산 환자들에게 값비싼 치료법을 시행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불합리한 일인지 역설한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실화, 의학 미스터리 이처럼 묵직하고 중요한 질문을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처음부터 끝가지 책을 손에서 놓을 없게 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다. 예를 들어 수술만 받으면 완치할 것이라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끝도 없이 떠도는 말기암 환자, 언뜻 매우 건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심각한 섬망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치매 환자, 의식적 자해로 의료진을 감쪽같이 속여온 정신질환 환자, 그리고 아무런 사전 징후나 조짐 없이 어느 날 문득 갑작스런 자살로 생을 마감한 환자 등……. 저자는 이러한 수수께끼 같은 의학 미스터리 앞에서 노련한 의사가 어떻게 자신의 직관을 발휘하며 문제에 대처하는지 그 일련의 과정을 아주 세밀하고도 긴장감 넘치게 표현한다. 실제로 저자 브렌던 라일리는 미국의 인기 메디컬 드라마 〈ER〉에 영감을 주었으며,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 《블링크》에도 자세히 소개된 바 있다. 가슴 뛰는 감동 실화. 생명을 살리는 기쁨, 환자를 잃는 슬픔 그 이상의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