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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지 못했던 실력 없는 경주마, 이름을 남기다 _ 초롱이 엄마
드라마와 영화에 나오는 말들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갔을까 _ 김현 1장 경주마 아이오나로 태어나다 2장 경주마에서 승용마로 3장 아픈 다리로 12년 승용마의 삶을 견디다 4장 가족이 생기다 5장 초롱이 소중하게 돌보기 대작전 6장 아픈 초롱이를 돌보다 7장 22살의 삶을 마치다 8장 다시 만나다 한국 경주마의 현실과 변화의 방향 생존이 있어야 복지도 있다 _ 김정현(한국말행복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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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지 못했던 실력 없는 퇴역 경주마가 세상에 이름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1등 경주마의 이름이 아닌 실력 없는 경주마를 기억해 주다니 기적 같은 일이다.
--- p.9 뉴질랜드에서 온 아이오나는 우리나라에서 2년 동안 경주마로 일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아이오나가 벌어들인 돈은 약 595만 원. 이 돈의 80퍼센트 정도는 아이오나를 1년 동안 소유한 첫 번째 주인의 몫이다. 아이오나는 곧 다시 팔려서 두 번째 주인을 만나 경주에 출전했지만 벌어들인 돈이 거의 없었다. 계속 성적이 좋지 않자 한국에서 데뷔한 지 2년 만에 퇴역 경주마가 되었다. 빠른 퇴출이다. --- p.31 경주마의 삶을 벗어나고도 12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승용마로 이렇게 사람을 태웠고, 다리가 심하게 아픈데도 최선을 다해 살아왔겠구나. 너무 정직하고 성실해서 병이 난 초롱이. 초롱이를 보면서 착하고 성실하면 복이 온다는 말은 아프고 슬픈 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 p.56 초롱이는 하루에 평균적으로 손님 7~8명을 태웠다. 하루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태운다는 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막노동을 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10년 동안 승용마의 삶을 보낸 후 2010년쯤부터 초롱이의 다리가 급격하게 망가졌다. --- p.56 초롱이가 아픈 것은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니다. 경주마로 태어나 훈련을 하고 뛰었던 6년의 시간과 승용마로 무리한 운동을 했던 12년의 시간 동안 이미 상당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또 그 부상을 방치한 채 노화가 겹치면서 질병이 악화된 것이다. --- p.121 사람이라면 적어도 다리가 부러졌을 때 “다리를 붙게 만들어 드릴까요?”라고 환자에게 묻지 않을 것이다. 같은 생명인데 인간과 말이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놀라웠다. --- p.140 승마장 사장은 코드가 순해 보이고 가격이 싸서 샀다고 했다. ‘싸서 샀다’는 코드의 사연을 듣고 마음이 아파서 코드에게는 당근을 더 많이 챙겨 주었다. --- p.170 ‘경주마-부상-퇴역-운 좋게 승마용 말-다시 부상의 악화’라는 굴레 속에서 갑자기 안락사당하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었다. 온전히 늙어서 죽기를 바랐다. --- p.183 우리 남은 시간도 잘 보내자. 더 잘 먹고 더 잘 살자. 네가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게 내 행복이야. 따그닥따그닥. 우리 오래오래 함께 걷자.” 200 승마장에서 말은 ‘밥값’을 해야 한다. --- p.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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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퇴역 경주마는 어디로 갔을까?
‘생존’이 있어야 ‘복지’도 있다 한국의 말은 어떻게 살아갈까? 한국에서 승마는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렇다고 반려동물로 사는 말도 많지 않다. 반려동물과 사는 인구 1,500만 명 시대지만 말을 입양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있는 3만 마리가 넘는 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2022년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죽임을 당한 말 까미(마리아쥬) 사건으로 우리는 말의 삶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제작진은 낙마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 까미의 발목에 와이어를 묶어서 잡아당겼다. 까미와 보조 출연자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까미는 며칠 뒤 사망했다. 까미는 퇴역 경주마였다. 경주마는 인간에게 돈을 벌어줘야 한다. 빠르게 달리지 못해 주인에게 돈을 벌어주지 못하면 바로 퇴역 경주마가 된다. 이때부터 말의 삶은 통째로 흔들린다. 운이 좋으면 사람을 태우는 승용마가 되어서 삶을 이어가지만 나머지는 오락용이나 식용이 된다. 매년 약 1,300마리의 경주마가 퇴역하는데 대체로 반이 넘게 식용, 사료용으로 죽고, 소수가 승용마, 오락용 말로 쓰인다. 예전에 비해 관심은 늘었지만 말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1세기 한국에서는 동물복지를 이야기하지만 말은 생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초롱이는 여느 말과 마찬가지로 경주마로 태어났다. 인간을 위해 달리다가 병을 얻었고 바로 퇴역 경주마가 되었다. 다행히 초롱이는 운 좋게 승용마가 되어서 삶을 이어갔지만 나머지 퇴역 경주마는 어디로 갔을까? 초롱이는 입양이 되어서 행복한 노년을 보내면서도 경주마 때 얻은 다리 질병으로 평생 고통을 겪었다. 초롱이의 삶을 통해 말의 행복과 복지, 생존에 대해 알아본다. 말들의 생존과 복지의 문제는 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상의 어두운 면을 조금 더 밝 게 비추는 공동체 모두의 문제다. 말에게도 희망이 생기기를 바란다. _김정현(한국말행복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