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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계화의 시대 한국인의 지표
2.청년 유천 3.행동하는 한국 근대불교 지성 4.구국의 화신 : 만해의 민족독립운동 5.보살행 실천으로서의 문학 6.전인적 인간 만해 7.부록 : 조선독립에 대한 감상의 개요 8.주 9.연보 10.참고문헌 11.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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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는 만년에 왜 소설에 손을 대었을까? 1930년대 후반은 대륙으로 진출하면서 동양을 제패하려는 일제의 야욕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면서 민족에 대한 탄압이 가중되던 시기였다. 사상에 대한 검열이 강화되고 문단활동도 현저히 위축되던 시기였다. 따라서 당시의 문학은 내면화의 길을 걷거나 현실에 대한 발언의 수위가 한 풀 꺾여 풍자나 역사물과 같은 우회적인 방법을 취하게 된다.
이러한 시대에 만해는 시 장르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어떤 대사회적 발언의 필요성을 강렬하게 느꼈거나 아니면 어떤 외적 조건이나 상황에 의해 소설 집필로 나아간 것이 아닐까? 이런 의문들이 그가 시를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지 않고 방향을 선회한 사실을 앞에 두고 떠오르는 것들이다. 이에 대해 권영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해는 단순한 시인이 아니다. 그의 문학활동도 시라는 특정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의 수많은 저작물들은 글이라는 것과 그 글을 만드는 정신과 그 글의 가치를 구현하는 실천이 모두 한데 어우러져서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하나의 세계이다. 실제로 만해 자신이 시인이나 소설가로 행세하는 것을 스스러워하며 문단권 외에 머물러왔듯이 만해에게 문학행위는 하나의 문필행위의 개념으로 보는 게 온당할 것 같다. 따라서 불교의 선승이면서 민족지사였던 만해에게 시나 소설 또는 수필과 논설 같은 것은 그의 사상과 그 실천에 있어서 하나의 방편으로 기능했던 것이다. 신문학 초창기의 지식인들이 대개 그러했듯이 만해의 문학행위도 결국은 민중계몽의 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시인 신석정도 만해의 소설 『흑풍』『박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pp.249~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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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의지, 영원한 청년 만해
한국 근세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전인적(全人的) 풍모를 지니고 있는 만해 한용운. 그에 대한 기존의 평전들은 일화나 자료들을 연대기적으로 재구성하거나 주관적인 견문을 서술하고 있어 만해를 우상화하거나 풍문화할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만해에 관한 기존의 연구서류에서는 생애를 간략히 소개하고 특정의 관점, 이를테면 문학적 관점이라든가 불교적 관점, 혹은 독립투쟁사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어 그의 전모를 보여주기에는 미흡함이 있었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보다 객관적이면서도 종합적인 만해 소개서를 기다려왔다.
'위대한 한국인' 시리즈로 새롭게 출간된『나의 꽃밭에 님의 꽃이 피었습니다 : 민족의 청년 한용운』은 언제나 시대와 민족을 고민하며 참된 자아를 찾아가고자했던 만해의 전모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되 객관적이고 깊이 있게 접근하였고, 아울러 21세기 만해의 생애와 사상이 지니는 새로운 의미는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묻고 찾아나선다. 이 책은 기존의 연구를 가급적 폭넓게 종합하여 자연인으로서의 만해, 지식인으로서의 만해, 역사인으로서의 만해를 조명함으로써 인간 한용운의 전모가 하눈에 드러나도록 하였다. 특히 만해의 출생지인 홍성의 문화적 풍토에 대한 서술이나 조선 말기 승려입성금지령 해제 대한 기존의 잘못된 관점을 수정한 점, 3.1운동의 주도자로서 만해의 구체적 활동을 밝히고 그의 위상을 자리매김한 점,『님의 침묵』의 형성과정을 비롯하여 만해의 문학관과 그의 시조, 소설에 대한 새로운 접근 등은 객관적이면서도 풍부한 자료를 인용하여 새로운 이해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주목할만한 부분들이다. 저자는 인류문명이 총체적으로 위기에 처해있으며 한국문명 또한 질곡을 헤매고 있는 이 시점에서 만해는 분명 새롭게 부각되어야 할 인물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세계화 시대를 직면하고 있는 이 때 전통사상을 새로운 외래사상과 융합하여 창조적으로 지양해낼 줄 알았던 지성인 만해의 사례는 지적 식민지화의 위기에 처한 한국사회에 '창조학'을 실천함에 있어 좋은 선례가 되리라고 본다. 일제 강점기에 역사의 미래를 직시하지 못하고 몰주체적 전통단절론에 기대어 민족사에 씻을수 없는 오점을 남겼던 많은 친일변절자들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만해의 사상-민족자존론에 기반한 민족사상과 자유, 평화의 정신에 바탕을 둔 독립사상, 그리고 생명사상과 민중사상 등-은 오늘에도 빛이 바래지 않는 매우 독창적인 것으로 특히 그의 '민족자존론'은 이광수류의 '민족개조론'의 오류를 시정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다. 더 나아가 "어떤 후진국이나 낙후한 민족이라도 누구나 자기 삶을 자기 방식대로 누릴수 있는 권리를 지구 전체의 범위에서 실현하는것이 세계인의 과제"(조동일,『만해문학의 사상사적 의미』,1999)라는 말에 수긍이 간다면 만해는 세계사의 위기 극복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전개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기점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독자가 직접 만해와 만나는 하나의 창으로, 만해가 옥중에서 참고자료 하나 없이 써내린 <조선독립에 대한 감상의 개요>를 제시한다. 이 글은 만해의 상황인식과 조선 독립에 대한 비전이 잘 나타난 명문장으로, 일제 강점기에 나온 50여종의 독립선언서 가운데 그 어느것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유심』지를 발간하면서 세계 정세에 이미 정통했던 만해의 정확한 상황인식에 기반하고 있어 조선 독립 주장의 근거를 좀 더 현실적으로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공감대를 강하게 형성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일찍이 조지훈도 언급했듯이 논리 전개가 돋보이고 기개가 넘치는 명문장이다. 세계자본주의의 압력과 후기 산업사회의 풍요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가치관의 붕괴와 함께 정신적 역량의 빈곤화를 맞고 있는 오늘날, 그 엄혹한 시절에도 끝내 굴하지 않고 민족의 자존을 지키고 정의를 구현해나간 만해 한용운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영원한 청년의 모습으로 줄기차게 살아간 한 인간의 전례를 보여주는 좋은 모범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