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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세 가지 힘
1장. 의미의지, 인간을 관통하는 핵심 2장. 감정을 다루는 기술 3장. 왜 아트를 범하는가 4장. 본질로 승부하라 5장. 자잘하게 봐야 보이는 것들 6장. 세상에 태어나 처음 본 것처럼 7장. 삐딱하게 8장. 루키즘은 시대의 종교다 9장. 운명의 힘 10장. 재미즘의 나라 마치며. 내가 만난 아주 사소하지만, 특별한 사인Sign들에 대한 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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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어떤 관점에서 잊히지 않는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기이며,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만들기이며 어제까지 아무 관계도 없던 것들을 지금부터는 없어선 안 될 관계로 만드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인간 존재를 핵심적으로 관통하는 것은 권력의지도 아니고 쾌락의지도 아니고 바로 의미의지이다’라고 말한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의 통찰은 의미심장하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의미’를 산다는 것이다. _p.15
사실 단순화한다는 것은 본질을 보자는 얘기고 본질을 보다 보면 오히려 큰 길이 보인다. 광고를 하면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이 바로 이 단순화에 관한 문제다. 광고주들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자기 새끼인데 얼마나 예쁘겠는가. 그리고 광고란 것이 한두 푼 쓰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버릴 때 얻는 법이다. _p39 급기야 나는 아주 긴 카피의 광고를 만들었다. 카피라기보다는 팬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편지라고 해야 맞을 것 같은, 어떻게 보면 평범했다. 그냥 미안한 마음, 그리고 더 잘하겠다는 마음을 솔직하게 담고 싶었고, 거기엔 어떤 가식이나 치장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런데 광고의 반향은 의외로 뜨거웠다. 홈페이지에는 광고에 관한 댓글이 줄을 이었는데 대부분이 울컥했다는 내용, 위로받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내 마음도 찡해졌다. 마음과 마음이 통했다는 얘기다. _p51 드디어 정답보다는 오답을 만들 때가 된 것이리라. ‘생활이 예술이 된다는 것’ 편에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그러고는 우리 이웃들의 집에 TV가 있고 화장품이 있는 것이 뭐 그리 흥미롭겠냐며, 투덜댔다.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 있잖아. 그 사람들 부엌에 전자레인지 하나 놓지. 그게 훨씬 재미있잖아.” 광고의 기본적인 속성은 말도 안 되는 결합을 통해 말이 되게 만드는 것이다. 매일 보는 현실을 보고 흥미를 가질 사람은 없다.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_p61 우리의 상상력이 뿌리를 내려야 할 곳은 여전히 인간의 깊은 욕망 속이어야 한다. 인간의 오욕칠정五慾七情은 그대로이며 단지 시대마다 다른 옷을 입고 다른 스타일로 꿈틀댈 따름이다. 오늘 본 백화점 진열대의 모든 상품은 결국은 오늘 내 욕망의 분신들이다. _p96 그 길은 카메라는 카메라고, 본질은 기억의 저장고며,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산다였으니 청개구리도 이런 청개구리가 없었다. 차별화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사실 쉬운 말이다. 트렌드의 반대쪽을 보면 된다. “요즘엔 다들 하얀색 차를 몹니다”라고 누가 말하면 까만색 차를 몰면 된다. 그런데 이게 겁난다. 사람들은 무리에 속해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는 법이니까. 니체의 말대로 균질화는 대중사회의 선善이다. 하지만 그냥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가 아니라 그것이 본질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이때는 승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_p98 늘 그렇지만 무언가 애지중지 몰입해서 보면-마치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처럼-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불규칙하게 펼쳐져 있는 아무것도 아닌 직선들이 어느새 말을 걸기 시작했다. 잠자리 한 마리가 전선 사이를 지나가고 있는데, 어라, 가로 세로 뻗어 있는 전선이 잠자리의 모양과 비슷한 것이 마치 커다란 잠자리 같았다. 이리저리 고개가 아플 정도로 전선줄만 보다 보니 모든 전선줄이 다 그렇게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 보였다. _p139 사실 거의 모든 광고를 잘 보면 작든 크든 다 이런 부정이 들어 있다. 선택의 준거를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맥주의 맛은 보리가 아니라 물이 결정한다고 하거나,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소형차를 팔아야 할 땐 ‘Think small’이라고 말하며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옷을 팔 땐 은근슬쩍 이렇게 입는 게 트렌드라며 당신의 촌스러움을 꾸짖는 것이다. _p144 그러기 위해선 이기심을 건드려야 할 때도 있고 자존심을 건드려야 할 때도 있고 두려움을 건드려야 할 때도 있다. 눈물에 호소해야 할 때도 있고 웃음에 호소해야 할 때도 있고, 가슴에 편지를 써야 할 때도 있고 머리에 편지를 써야 할 때도 있다. 경쟁사를 열 받게 만들어 싸움의 판을 유리하게 만들어야 할 때도 있고, 프레임 싸움을 통해 판을 이동시켜야 할 때도 있다. 모든 것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정답은 없다. 오히려 최고의 논리는 상황 논리다. _p194 아이디어란 열린 마음에서 나온다. 내 가슴은 광장이어야 하고 내 머리는 놀이터여야 한다. (이건 사람 좋다는 소리하고는 다르다. 사람으로서는 오히려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수많은 생각과 이미지를 거침없이 받아들이고 그것들이 내 안에서 마음껏 뛰어 놀게 해야 한다. 하등의 관계없는 방법으로 융합했다 분열하기를 반복해야 하며, 이 생각과 저 생각이 연결되는 것을 즐기고, 그러다 그 생각들을 결혼시켜 그럴듯한 아이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일을 내 일로 생각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삼류는 베끼지만 일류는 훔친다고 말한 피카소는 아주 영리한 크리에이터임에 틀림없다. _p217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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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광고인의 25년 보고서
“은밀하고 특별한 사인Sign에 주목하라” “‘세상의 자잘한 소리에 귀 기울여라.’ 그것은 때론 가슴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소리일 때도 있고, 아무도 눈치체지 못한 몸짓일 때도 있고, 어떤 빛의 움직임일 때도, 새소리일 때도, 아이의 칭얼거림일 때도, 어머니의 퀭한 눈일 때도, 불 꺼진 창일 때도, 젖은 낙엽을 밟는 느낌일 때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다가오는 특별한 사인들. 누군가에게는 서너 장의 그림으로 정리되는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수백 장의 그림으로도 표현됩니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본 사람이야 유사 이래 얼마나 많았습니까? 하지만 그것이 위대한 사인이었음을 알아차린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광고인 이현종은 『心스틸러』서문에서 그의 상상력의 비밀을 이렇게 소개한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유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기까지 그가 습득한 남다른 ‘생각’의 비결을 아낌없이 풀어냈다. 기발한 생각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책은 “지난 25년간 광고를 통해 얻은 세상과 사람에 대한 통찰의 결정체이자 일상에서 만난 아주 사소하지만 특별한 사인들에 대한 보고서”이다. 오랜 기간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한길을 달려온 저자는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이 좋은 건 기발한 생각이란 결국 늘 내 곁에 있었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라는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 자신을 반성할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책도 없다. 책장을 덮으니 저자의 말처럼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그냥 스쳐가지 않는다. 무심코 집어 든 책 한 권이 세상을 보는 눈을 바꿀 수 있다는 어느 책의 한 구절이 문득 떠오르는 순간이다. 시장에는 이미 상상력이나 생각법에 관한 도서가 차고 넘친다. 그런 도서 대부분이 처음엔 ‘아 기발하다!’ 싶다가도 책을 덮은 후에는 ‘So What?'이란 공허함이 몰려온다. 반면 『心스틸러』는 독자가 원하는 이야기들이 명확하게 손에 잡힌다. 저자가 현장에서 온갖 고생과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과 소비자를 토대로 얻은 살아 있는 통찰이기 때문이다. 일상은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그 본질을 엿보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심 스틸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