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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가을이 오면
가을밤 . 014 기도 . 015 풀피리 .016 행복·1 . 017 수연이 . 018 가을이 가네 .020 감꽃이 피면 . 021 꽃이 아프다 . 022 죽비 . 024 빈집 . 025 나루터에서 . 026 가을날 . 028 행복 2 . 029 따뜻한 시인 . 030 세월이 . 032 가을사랑 . 034 봄비 . 035 가방을 들며 . 036 아침운동 . 038 제비꽃 . 039 제2부 가을 언덕에 서서 착각 . 042 미안해 . 043 실수 . 044 들꽃에게 . 046 대청호 3 . 047 가을 해바라기 048 망초꽃 . 049 또 한 해를 보내며 . 050 호수 2 . 051 딸아이 . 052 달맞이꽃 . 054 첫눈 . 056 별동별 . 057 서시 . 058 가을편지 . 060 겨울비 6 . 061 배롱나무를 심으며 . 062 겨울 금강 . 063 꽃잎 지다 . 066 겨울 수채화 . 067 불빛 . 047 북극성 . 068 오늘 . 069 감사합니다 . 070 제3부 가을아 가을아 대청호 35 . 074 대청호 36 . 076 내 사랑은 . 077 겨울 사랑 . 078 눈길을 가며 . 079 12월, 그리고 첫 눈 . 080 겨울속으로 . 082 12월 . 083 다시 겨울 . 084 그리움 3 . 086 가을바람이 . 087 마량리 연가 . 088 눈 내리는 날 . 089 장계에서 . 090 가슴앓이 . 092 봄손님 . 093 하피첩 . 094 광천장날 . 096 제4부 가을을 보내며 가을을 싣고 가는 기적소리는 . 100 잘 될거야 . 102 당신의 소리 .104 내가 사랑할 사람은 105 푸른 하늘 . 106 나무가 되어 . 108 달항아리 1 . 110 그리움 4 . 112 억새밭 . 113 이별 그 반칙에 대하여 . 114 노랑 장미를 위하여 116 눈꽃 .117 별 . 118 북소리 . 120 가을 엽서 . 121 산길 .122 누룽지를 끓이며 .123 달팽이처럼 .124 봄빛 . 126 겨울사랑 .128 벚꽃이 날리는 날 . 130 빈 하늘 .132 호수에서 보낸 편지 133 잡초를 뽑으며 .134 겨울 금강 .136 강아지풀 .138 루치아네 가는 길 .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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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교실에 오면
교탁 앞에 놓인 빨간 사과 한 알 과수원집 입양아 수연이의 침묵이 있었다 어느 땐 파란 사과 또 어느 날은 상처 난 파과破果다 한참 후에 알았다 사과 색깔 모양이 수연이의 그날 마음이었다는 것을 그가 입양아였다는 것도 그 큰 눈 안에 호수를 가득 담았고 언제나 눈물이 그렁 그렁 했던 아이 꼭 다문 입술 밖으로 사과 한 알이 말하고 있었다 오후 내내 상담을 마친 날 처음 수연이의 미소를 보았다 아픈 가지가 날아가는 듯했고 답답함이 풀어지는 듯하다고 했다 그리고 찬 바람이 불던 어느 날 책상 앞에 빨간 사과 한 알 그리고 곱게 접은 쪽지 한 장 선생님 고마웠어요 저 내일 캐나다로 가요 그날 오후 수연의 빈자리에 비행기 소리가 내려 앉았다 밖에는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 「수연이」 중에서 아침마다 창밖으로 문안 인사 온 따스한 햇살을 꼬옥 안아줄 수 있다는 것 저녁 나절 살며시 품안으로 들어 온 바람을 토닥토닥 재워 줄 수 있다는 것 오늘처럼 호수에서 피고 있는 물꽃을 보면서 향긋한 커피 한 잔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작은 내 분홍빛 수채화를 그대에게 보낼 수 있다는 것 아카시아꽃 같았다 --- 「행복 2」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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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해가 갈수록 문학을 한다는 것이 시를 쓴다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그동안 좀 더 좋은 시를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앞선다. 골프도 못 하고 춤도 못 추고 특별히 즐기는 게 없어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한다는 것이 겨우 책상에 앉아 책이나 읽고 시를 쓴다고 하고 무릎이 아프면 잡초를 뽑으러 나간다. 그러다가 바위에 앉아 풀밭에 누워 하늘을 보고 주변에 꽃을 보고 나무를 보고 시 한 편 옮겨 적는다. 그게 나의 즐거움이고 보람이다. 두보杜甫의 말처럼 나이가 들수록 격조 높은 시를 서야 되는데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오십여 년 동안 시를 써 오면서 언제나 그랬듯 좋은 시 한 편 오기를 갈망하는 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기 위해선 더 열심히 써야지, 끝까지 써야지, 쉬지 않고 써야지 하고 되뇌어 본다 좋은 기회를 주신 당진문화재단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이를 적극 추천해 주신 당진 문협의 이종수 회장과 홍윤표 시인에게도 거듭 감사를 드린다. 실망하지 않도록 더욱 좋은 시를 쓰는 것으로 빚을 갚겠다하고 다짐한다 2025년 가을 입구에서 “평생 시를 벗 삼아 걸어온 이의 고백 - 끝까지 쓰고 싶은 마음의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