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한국어판 서문
출판사 서문 1장 미혼모, 그 오래된 이름 2장 존재론적 전환의 경계에 선 미혼모 3장 미혼 임산부, 주변 사람들, 태어나지 않은 아기 4장 결정할 수 없는 결정 5장 상실과 함께 살다 6장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내다 7장 도와주는 손길, 경청하는 귀 8장 서로 돕고, 서로의 구원이 되다 9장 멀고 먼 길을 돌아서 10장 과거를 재구성하고, 미래를 변혁하라 에필로그 변화하는 영국 사회와 입양 지형의 변화 도움이 되는 단체와 연락처 참고 문헌 찾아보기 |
David Howe
Phillida Sawbridge
Diana Hinings
권희정의 다른 상품
노혜련의 다른 상품
|
입양으로 아이를 잃은 여성에게 호칭을 부여하는 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되찾고 경험을 들여다보기 위한 우리 여정의 첫걸음일 뿐이다. 이들의 삶은 너무도 자주 익명적이며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이 책은 입양으로 아기를 잃은 어머니들에게 목소리를 주고, 그들의 경험과 처한 상황을 알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 p.17 친생 부모와 입양인은 서로 알아서도 안 되었고 연락하는 것도 금지되었다. 입양 과정은 은밀했다. 이와 같은 엄격한 입양 관행은 친생 부모와 입양인에게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근대 사회는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 안에서만 대부분의 정서적 욕구를 충족하고 영구적 관계를 맺도록 형성되었다. --- p.37 입양 부모는 가능한 한 친생 부모처럼 되려고 한다. 그리고 양육 과정에서 친생모의 존재를 배제하려고 한다. 이러한 관행은 수년에 걸쳐 광범위한 과학적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입양에 대한 이와 같은 절대적이고 배타적인 태도가 아동 발달에 반드시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들이 쌓이고 있다. --- p.40 미혼모가 아기를 키울 수 있는 능력은 한 사회가 만든 미혼모 지원에 관한 규정이 결정한다. 따라서 미혼모가 아기를 키우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입양을 결정하도록 하는 특징을 가진 사회에서 미혼모는 힘들고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일련의 경험을 하게 된다. --- p.41 미혼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입양은 달콤함과 순수함을 잃는다. 그리고 모든 문제를 간단히 해결하는 쉬운 해결책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누군가는 값을, 그것도 아주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일이 입양이었음을 알게 된다. --- p.57 수십 년 동안 친생모는 조용히 사라지고 침묵해야 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이런 사회적 통념은 도전받고 있다. 입양 보낸 아기에게 친생모는 실체가 있는 사람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입양 보낸 아기가 자라서 어른이 되듯, 그들 역시 나이가 듦에 따라 모습이 변화해 가는 사람으로서 존재해야 한다. 입양에 관련된 당사자 삼자 모두의 정서적 건강은 중요하다. 따라서 친생모를 입양 서사에서 추방해서는 안 된다. --- p.58 입양은 해결되지 않은 슬픔으로 남아 삶을 계속 방해하고 왜곡해 상실을 수용하는 단계에 도달하기 어렵게 한다. 아기를 입양으로 ‘상실했는데’ 아기는 어딘가에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도 애도 과정에 심리적 왜곡을 가져와 혼란스럽게 한다. --- p.112 자신의 잃어버린 정체성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 입양이 되었고 친생 부모가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정보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제 입양인이 자신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은 정상이며, 마땅히 그래야 하고, 장려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점차 정당성을 얻고 있다. --- p.154 최근에는 ‘입양 삼자 모델’ 중 소외되었던 미혼모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면서 입양 후 서비스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1986년 런던에 입양 사후 지원 센터가 처음으로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담당자도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어느 정도 수요가 있을지 거의 감을 잡지 못했다. 센터에 대한 홍보가 시작되자 곧 ‘입양 삼자 모델’을 구성하는 사람들로부터 문의가 들어왔다. 특히 아기를 포기하고 입양 보낸 미혼모 상담을 통해 점차 그들의 감정과 욕구가 분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아무한테도 얘기한 적이 없어요”라고 전화기 너머로 숨이 막히는 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 p.164 입양 사후 지원 센터는 입양으로 아기를 잃은 미혼모들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모임을 열기로 했다. 어떤 반응이 있을지, 혹시 온다면 어떤 기대를 갖고 올지 예측할 수는 없었다. 약간의 두려움과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큰 설렘도 있었다. 마침내 입양으로 아기를 잃은 경험이 있는 여성들을 위한 세 번의 만남이 열릴 것이라는 광고를 했다. 모임은 개방적이고, 실험적이며, 그들의 욕구 파악에 중점을 두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 p.179 개방 입양이라면 미혼모는 아기와 단절되지 않아도 된다. 아기가 어떻게 지내는지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의 등장은 입양 보낸 아동의 심리적 발달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 변화가 생겼음을 보여 준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미혼모가 비밀 속에 있거나 만나서는 안 되는 인물로 남는 것보다 개방적이고 명확하며 무엇보다도 실제 모습으로 아동에게 공개될 때 그 아동이 정서적으로 더 원만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렇게 될 때 미혼모가 느끼는 상실감과 죄책감 역시 완화된다. 그리고 입양은 트라우마적인 사건에서 조금은 덜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변할 것이다. --- p.217~218 |
|
‘홈 스위트 홈’ 이면에서 산산이 부서진 가족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결혼한 부부와 그 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이 건강하고 정상적인 가족의 표상으로 떠올랐다. 일명 ‘홈 스위트 홈’ 이데올로기 과잉의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미혼 여성의 임신은 금기였으며, 미혼의 출산은 사회적 사건이 되었다. 미혼 임신과 출산에 대해 낙인과 편견이 만연한 사회에서 입양은 미혼모의 아기를 중산층 핵가족으로 대거 이동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동했다. 전후 약 30년간 지속된 이 시기를 ‘아기 퍼가기 시대’ 또는 ‘강제 입양 시대’로 부른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소위 서구 선진 국가의 임신한 미혼 여성은 모두 이런 시대를 경험했다. 이들에게는 입양 외에 어떤 선택지도 주어지지 않았으며, 출산 직후 아기를 입양 보내는 집단적 아기 상실을 경험한다. 그 수가 나라마다 수십만 명에 이르니, 그 수를 합하면 홀로코스트로 인해 집단 희생된 사람들의 수와 족히 맞먹을 것이다. 우리에게 낯선 이 시대를 알리기 위해 도서출판 안토니아스는 ‘서구 미혼모 잔혹사’ 시리즈를 기획하고 2023년 첫 책으로 『아기 퍼가기 시대: 미국의 미혼모, 신생아 입양, 강요된 선택』을 출간했다. 이 책은 두 번째 책으로 영국 미혼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잊혀진 여성, 아기를 포기한 미혼모를 찾아 나선 영국 사회복지사들의 여정 영국의 사회복지 전문가인 세 명의 저자는 수십 년 전 영국의 ‘강제입양 시대’에 미혼모의 신분으로 아기를 입양 보낸 여성들을 만난다. 이제 중장년의 나이가 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이 여전히 아기 상실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고 있음을 발견한다. 아기도, 본인도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입양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 당시 사회복지 이론이자 대중의 통상적 믿음이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음을 목격한 후 저자들은 왜, 무엇이, 어떻게 이 여성들이 아기를 포기하는 고통스러운 선택을 하게 했는지 질문한다. 입양에 관해 많은 글이 있지만 아기를 포기한 미혼모의 관점을 다룬 글은 거의 없었다. 이 선구적인 책은 미혼 임신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낙인, 양육과 입양 사이에서 어느 것을 선택해도 고통이 따르는 딜레마, 부모와 사회, 그리고 아기 아버지로부터의 고립, 입양 선택 후 아기를 상실한 슬픔으로 보내는 긴 시간, 그리고 재회 가능성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 등 입양을 경험한 미혼모의 전 생애를 살펴본다. 이 책은 아기를 입양으로 상실한 친생모의 경험과 감정뿐 아니라 그들이 처했던 당시 사회적 태도가 어떠했는지, 법률, 의학, 심리학 등에서는 이들을 어떻게 규정했는지 파헤친다. 이 책에 실린 친생모의 이야기는 아기 상실이라는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평생 그 영향 아래 살았던 여성들이 자신들의 삶을 재단하고 규정한 당시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 고발이기도 하다. 보호출산제로 아기를 잃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기 임산부들 영국의 사례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우리 정부는 2024년 위기 임산부와 그 아기를 보호한다는 명목에서 보호출산제를 도입했다. 이 법에 따라 위기에 처한 임산부는 지정된 병원에서 익명으로 아기를 낳고 떠날 수 있다. “위기에 처한 산모를 보호”하고 “아기의 생명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실시된 법이지만 위기에 적극 개입하는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위기 임산부는 보호출산을 선택하고 아기를 유기할 수밖에 없다. 불행하게도 시행 첫 달 15명이던 보호출생 아동이 14개월 만에 133명으로 급증했다. 보호출산은 “보호”라는 말과 무색하게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다. 우선 아기를 포기한 여성은 입양이 완성된 후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 일시적 위기 상황 속에 내린 결정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 되는 것이다. 또한 보호출산으로 태어난 아기는 홀로 오롯이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라 아동보호시설이나 입양 가정으로 보내진다. 보호출산으로 유기된 아기라는 신분은 아동의 건강한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된다. 정부는 보호출산으로 아동의 생명을 구했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의 사례에서 보듯 아기를 잃는다는 것은 개인의 슬픔을 넘어 집단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난 공동체와 가족으로부터 분리되어 고아라는 신분을 얻어 시설로, 입양 가정으로 재배치되는 아동을 위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은 너무나 크다. 위기 임산부가 적절한 지원을 찾지 못해 아기를 포기하는 사회에서 사는 것은 전혀 자랑스럽지 않다. 우리 사회가 취약한 가정과 위기 임산부를 돕고, 미혼 임신, 출산, 양육에 대한 낙인을 없애고 지원을 강화하는 보다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
|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이 책이 출간된 1990년대까지 영국의 미혼모, 입양, 아동에 대한 복지 서비스의 변화를 보여 주는 사회복지사이면서, 관련된 인식과 제도의 변화를 보여 주는 사회문화사이다. 영국의 미혼모와 입양에 대한 관련 지식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복지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도 귀중한 참고가 될 것이다.” - 노혜련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