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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4 1. 아버지의 영정 사진,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8 2. 전학생 강운영, ‘바람아 멈추어다오’ 18 3. 산골 마을의 자전거 산책,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37 4. 음악 담당 교생 선생님과 초등 동창회, ‘사랑할 거야’ 67 5. 운영과 여의도 광장 데이트, ‘희망사항’ 79 6.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사랑의 불시착’ 104 7. 아름다운 겨울 밤, ‘하얀 겨울’ 115 8. 얄개시대, ‘토요일은 밤이 좋아’ 127 9. 군복을 입고 찾아갔지만, ‘유리창엔 비’ 149 10. 멀리 떠나간 그대,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161 11. 스쳐 지나가듯 만난, ‘추억 속의 그대’ 177 12. 따사로운 햇살같은 일상들, ‘눈의 꽃’ 193 13. 차가운 물류창고 같은 마음, ‘잊었니’ 201 14. 가을날의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슈만의 피아노 소나타 1번’ 210 15. 인생 이모작, ‘고향의 봄’ 228 16. 은향리에서의 조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237 17. 망원동에서 목련차 한 잔, ‘사랑하기 때문에’ 250 작가의 말 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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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가가 있는 정암면 은향리 도자마을은 다른 이름으로 복숭아 마을로 불렸다. 도자(桃子)가 복숭아라는 뜻이기도 했다. 동민은 어 릴 적부터 자주 외가에 맡겨졌다.
--- p.9 동민은 서러울 때마다 소원을 빌었다. 달을 바라보며 무탈하게 지나가기만을 빌었다. 서울에 있는 엄마가 건강하기를 빌었다. 그리고 영정 사진 속 아버지도 저 하늘에서 건강하게 사시기를 빌었다. 할머니도 밉지만 잘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 p.20 동민은 그 순간 느꼈다. 외할머니는 자신을 이곳에서 떠나보내 운영과 멀어지게 할 심산이셨다. 엄마는 고개를 푹 숙이고 터져나온 눈물을 손수건으로 틀어막으면서 마루 아래 신발도 신지 않고 내려섰다. --- p.57 동민은 편지에 적은 날짜에 운영을 도자마을에서 만날 수 있었다. 시계탑에서 만나 운영의 자전거로 도자마을로 가서 예전에 다녔던 복숭아밭과 숲, 느티나무 아래를 거닐었다. 추억이 모락모락 떠올랐다. --- p.87 동민은 외할머니의 아주 깊은 속내도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떠 나면 외할머니는 행랑아범과 어멈이 있다 한들 가족 없이 홀로 살 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게 그렇게 썩 좋지만도 않았을 것이다. 마음 속 깊은 곳에는 홀로 남는다는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 p.105 뜨거웠던 여름 기운이 가시고 가을이 찾아왔다. 찬바람이 불면서 동민은 가을을 탔다. 20년 가까이 바친 사랑이 사라졌다. 그와 함께 복숭아 마을의 추억도 멀리 날아갔다. 남경과 순정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은 남았지만, 운영과 단둘이서 나누었던 마음과 사랑은 날아갔다. --- p.171 동민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은 받아들이는 사람이 얼마만큼 잘 받아내는지에 따라 그 아픔의 정도가 달라진다. 동민은 그렇게 가을로 향해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두었다 --- p.191 동민은 새삼 자신이 몸을 담고 있는 직업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지 느껴보았다. 스토리 마켓에서 피디들과 열띤 회의를 하면서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와 동향을 알아볼 수 있었고, 피디들에게 드라마로의 스토리 확장성을 들으면서 책이 영상이라는 커다란 날개를 달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의 재미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 p.227 책을 기획해 판매까지 이어지는 일들은 무척 즐겁고 새롭지만, 한편으로 스트레스도 받았다. 늘 새로운 기획이 대중에게 잘 받아들여질지 고민의 연속이었다. --- p.235 사랑이라는 감정, 그리워한다는 마음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가끔 밤하늘의 별무리를 바라보다가 운영을 떠올릴 때면, 운영도 자신을 아주 조금은 그리워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텔레파시라도 있다면 알 수 있겠지만, 동민으로서는 그저 짐작할 뿐이었다. --- p.2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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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리문학상 수상 작가, 첫사랑의 미스터리를 쓰다
추리 대신 기억을 좇는, 김재희의 첫 번째 로맨스 『신작로』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시대와 세대의 변화를 관통하는 성장 서사다. 도시와 시골, 자유와 억압, 꿈과 현실이 교차하던 1980~90년대의 향수를 담아, 한 소년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복숭아꽃, 리코더 소리, 여름비, 그리고 신작로, 그 모든 기억의 조각들이 세대의 추억과 감성을 깨운다. 『신작로』는 첫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정 위에 시대의 질감을 덧입혀, 개인의 서정과 사회적 배경을 동시에 아우른다. 작품 속에는 성장의 아픔과 청춘의 불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하고 싶은 인간의 본성이 섬세하게 녹아 있다. 김재희 작가는 ‘추리’에서 ‘로맨스’로 장르를 옮기면서도 특유의 사실적 서사 구조와 세밀한 관찰력을 그대로 유지한다. 사건 대신 감정을 추적하고, 단서 대신 기억의 파편을 따라가며, 결국 인간의 마음이 가진 미스터리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그의 작가적 정체성이 살아 있다. 이 소설의 진짜 힘은 ‘그리움’에 있다. 잃어버린 첫사랑을 향한 그리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사라져가는 세대의 정서에 대한 그리움이 층층이 쌓여 있다. 『신작로』는 독자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혹은 아직 닿지 못한 어떤 감정의 흔적을 마주하게 만든다. 책장을 덮는 순간, 우리는 모두 마음속에서 다시 한번 ‘복숭아꽃 핀 길’을 떠올리게 된다. 그것은 단지 소설 속 길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한때 걸어왔던 청춘의 길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