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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 모두 다윈주의자?
2. 원초의 시작 3. 인류의 생활양식 4. 문화의 진화 5. 종 가꾸기 6. 공통된 유산 7. 최초의 가족 8. 남성과 여성 9. 사회의 기원 10. 제2의 밀레니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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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특유의 생활양식의 윤곽은 대략 파악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류사회의 도래를 알린 획기적인 '근접으로부터의 도피'가 언제 이루어졌는지는 쉽게 알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결정적 변화는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 이후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는 듯하다. 그러한 변화는 해부학적 측면에서의 현생인류가 호모 사피엔스의 초기 변종들을 대체한 후에야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현대의 몇몇 인류학자들은 바로 그 시점에서 비로소 문화진화-혹은 문화변동-가 인류사에서 독립적이며 결정적 요소로 되었다고 주장한다. 시카고 대학의 클라인에 따르면, "인류의 체형과 행위는 현생인류가 출현하기 이전에는 서서히 진화했다. 나중에 체형의 근본적인 진화적 변화는 그친 대신, 행위(문화)의 진화에 극적인 가속도가 붙었다."고 한다. 호모 사피엔스(광의로 정의된) 중 가장 오랜 종들은 약 100만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이 종들은 호모 에렉투스와 비교하여 더 큰 두뇌용량이나 더 현대적인 두개골 모습을 특징으로 하지만, 양자의 차이는 크지 않다. 유형분류도 흔히 논쟁거리이다. 클라인의 결론에 따르면, "초기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가 특별히 중요한 사건이라고 주장할 근거는 없다. 앞으로 더 많은 발견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아무런 사건도 아니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지금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실상 별개의 지역에서, 별개의 궤적을 따라 진화한 여러 다른 종들의 혼합이라는 것이 밝혀질지도 모른다." ---pp.141~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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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길목에서 본 다윈주의의 공백
책의 원제가 'THe Chosen Primate'(선택된 영장류)인 것처럼 저자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다윈의 생각과 진화론으로 대표되는 다윈주의를 일단 승인한다. 인류의 기원이 해명되었다는 것은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많은 철학자들이 그토록 고심했던 인간에 대한 문제를 뜻밖에도 생물학자들이 개척해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사건이기도 했다. 그러나 유능한 다윈주의자라고 할지라도 이 엄청난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인간을 이해하고 규명했다면, 20세기의 재난들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인류가 스스로의 가장 무서운 적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쿠퍼는 현재의 지평에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더 큰 문제가 있음을 도전적으로 제기한다. 즉 인류의 기원에 대한 다윈의 생각은 옳았지만 인간성, 인간의 본질에 대한 다윈주의적 설명은 무엇인가? 다윈 이론이 오늘날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쿠퍼가 책 전체를 통해서 걸머지고 나아가는 이 문제의식의 초점은 인간성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에 있다. 이 문제를 고찰하기 위해 저자가 에둘러 가고 있는 반경에는 인간의 기원, 문화의 변천, 그리고 문화의 다양성에 관한 현대 인류학의 논쟁들이 포함되어 있다. 흥미진진한 이러한 논쟁들을 따라가 보자.『문화의 수수께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확신할 수 없는 합리화를 추구하는 기능주의자"로 비판받고, 문화인류학의 정치적 함의가 벗겨지며, 왜 신석기 혁명보다 구석기시대가 인류의 진화사에서 문화적 '루비콘'을 건넌 시기인가, 또는 인종주의와 자연선택의 관계가 우생학과 관련하여 논의된다. 그런가 하면 "문화는 인간 본능의 상부구조"라는 로렌츠의 명제를 통해서 인간의 문화의 진보가 갖는 의미를 생각하게 되며, 가족과 성 역할, 사회의 기원에 대한 인류학적 설명의 성과와 오류를 알 수 있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우리는 익숙한 개념과 이론, 그리고 이름들을 만난다. 그러나 언뜻 언뜻 고개를 주억거리는 순간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쿠퍼의 의도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우리에게 익숙해진 사고와 행위에 대한 재평가이자 자각의 순간이다. 저자가 결론적으로 새로운 천 년을 조망하면서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인류의 진화를 감안하건대 인간에게는 앞으로도 여러 문제들을 극복해나갈 수 있는 문화적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하지만, 우리는 인류의 진화와 문화의 변천에 대한 과학적인 논쟁들의 현재적 의미를 곰곰이 씹어보고 넘어갈 일이다. 등장하는 인류학자와 사회학자, 철학가와 사상가만 해도 적지 않아 인문과학의 지성사 연구자라는 저자의 이력이 무색하지 않다. 그러나 인간성의 본질에 대한 명료한 설명을 기대하지는 말자. 책을 끝까지 읽어도 요점과 급소식의 인간본질에 대한 설명은 없다. 저자의 의도는 인류의 기원, 인간성, 인류의 다양성에 관한 논쟁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간을 인간으로 되게 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지성사에 관한 폭넓은 식견과 대중을 향한 평이한 글쓰기 감각으로 친절하게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인간성의 본질을 규명하는 작업에 동참할 것인가? 책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방법론으로써 두 가지 관점, 즉 생물학적 이론과 문화론적 이론의 대화를 제시하고 있다. 소개되고 있는 문화인류학의 논쟁도 이 두 가지 관점을 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그러한 두 관점은 인간의 기원이나, 문화의 다양성과 변화, 그리고 인간성의 본질 등을 설명하면서 오늘날 인간에 대한 두 개의 모순적인 이미지를 낳았다. 그러나 인류학은 종합적인 인간과학을 지향해야 하는 학문이다. 왜냐하면 인류학은 인간을 둘러싼 여러 차원의 현상을 통일적으로 연구하는 '인간의 과학'이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쿠퍼는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생물적 조건과 문화적 요소들이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어떻게 상호 작용해왔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다윈주의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우생학과 지능검사 등의 방법들이 인류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생물학적 이론에 치중한 시각이며, 인간의 문화를 유전자의 작용으로 설명하려는 사회생물학의 시도 역시 그러하다. |